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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표심 의식한 정치 논리로 또 연장된 공매도 금지

금융위원회가 3일 임시 회의에서 당초 3월 15일까지 예정됐던 공매도 금지 기간을 또다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금융위는 공매도 금지 조치를 지난해 가을 6개월 연장한 데 이어 5월 2일까지 45일간 추가로 늦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주요국 증시 가운데 공매도를 금지하는 나라는 한국과 인도네시아만 남게 됐다.

이번 조치는 공매도 기능의 득실 평가를 떠나 정치권의 압력에 밀려 기존 입장을 번복했다는 점에서 금융 정책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줬다. 금융위는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공매도를 예정대로 3월 재개하겠다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주식시장의 과열을 식히기 위해서라도 제도를 환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 의원들이 제도적 보완 등을 내세워 공매도 금지 연장을 주장하자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박용진·양향자 의원 등은 공매도 재개에 공개적으로 반대했고 정세균 총리도 거들고 나섰다. ‘동학 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공매도를 영원히 금지해 달라”는 청와대 청원까지 올리기도 했다. 결국 글로벌 스탠더드에 따른 시장 논리가 아니라 4월 서울·부산시장 보선을 앞두고 표심 이탈 가능성에 부담을 느낀 여권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주요 정책 방향이 뒤집히고 말았다.

공매도는 일부 논란에도 불구하고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을 높이고 불법 공매도 처벌을 강화하는 등 선제적 제도 개선을 통해 정상적인 재개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 이런 식으로 여론을 의식한 정치 논리로 정책이 휘둘리는 좋지 않은 선례를 남긴다면 시장 왜곡과 투자자의 불신만 초래할 뿐이다. 지금처럼 실물 경제와 괴리가 큰 주식시장의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은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정책 기조가 일관되고 시장이 예측 가능해야 투자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금융 당국은 공매도 번복에 대해 분명히 사과하고 조속한 제도 정비를 통해 공매도가 순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시장 정상화 작업에 나서야 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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