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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美 국가정보국(DNI)




2001년 9월 11일, 세계 최강대국인 미국에서 테러로 9,0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자 미국인들은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당시 16개 정보기관 간에 신속·정확한 정보 교류가 이뤄지지 않아 참사를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대두됐다. 9·11테러 국가진상조사위원회는 정보기관을 총괄할 국가정보국과 국가대테러센터 신설을 골자로 하는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했다.

2004년 12월 정보 개혁 법안이 미연방 하원을 통과한 후 창설된 국가정보국(DNI·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은 미국의 최고 정보기관이다. 해외 정보 담당 중앙정보국(CIA), 국내 정보 담당 연방수사국(FBI), 국가안전보장국(NSA), 국방정보국(DIA), 국가정찰국(NRO) 등 16개 정보기관을 총괄한다. 반세기 넘게 최고의 정보기관으로 군림하던 CIA는 대통령 직속 기관이지만 DNI는 독립기관이다. 국가정보국장이 장관급 예우를 받지만 내각의 장관이 되지 않는 행정 체계를 갖추고 있다. DNI는 1년에 400억 달러가 넘는 정보 예산도 주무른다. 국가정보국장이 ‘정보 차르’로 불리는 이유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CIA 사상 최고위직에 오른 여성으로 화제를 모은 애브릴 헤인스 전 CIA 부국장을 최근 DNI 국장으로 지명했다. 바이든은 이어 ‘대통령 일일 정보 브리핑(PDB·President’s Daily Brief)’을 받기 시작했다. PDB는 DNI가 16개 정보기관으로부터 취합한 정보를 바탕으로 작성하는 기밀 문건이다.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대통령과 부통령, 국가안보 담당 최고위급 참모에게만 제공돼 ‘세계에서 가장 발행 부수가 적은 신문’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바이든이 경험과 실력을 겸비한 안보 라인을 갖추고 여러 기관을 통해 국가 안보를 챙기기 시작하는 것에 반해 우리는 되레 거꾸로 가는 모양새다. 국정원 대공 수사권의 경찰 이양을 골자로 하는 국정원법 개정안을 밀어붙여 안보에 틈새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리는 미국과 정상을 비정상으로 만들어가는 듯한 한국이 묘하게 대비된다.

/정민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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