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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회일반
"구체적 정황 기억 못해"…'22명 사상' 안인득 무기징역 감형 받은 이유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혐의로 구속된 안인득(42). /연합뉴스




자신의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비하는 이웃들을 향해 흉기를 휘둘러 모두 22명의 사상자를 낸 방화살인범 안인득(43)이 29일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으로 형이 확정됐다.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안인득이 무기징역으로 감형되면서 법원의 양형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안인득은 지난 2019년 4월17일 80여세대가 살고 있는 경남 진주의 자신의 아파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이후 대피하는 이웃들을 향해 미리 준비한 칼을 휘둘렀고, 3층에서 한 여성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2층에서 기다렸다가 공격하는 등 치밀한 모습도 보였다. 이에 5명이 죽고 17명이 다쳤으며 피해자들은 모두 여성이나 노약자였다.

살아남은 피해자들은 사건 이후 줄곧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공황장애, 대인기피증 등에 시달려야 했다. 또 부상자 중 일부는 영구적 성대마비, 신경 장애, 원인 불명의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조차 이어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1심 재판에서 검찰은 “안인득은 불과 11분 사이에 11명을 흉기로 공격해 5명을 살해했고, 자신과 갈등 관계에 있던 아파트 주민만 공격하는 등 철저한 계획 하에 범행을 저질렀다”며 “안인득이 저지른 행위보다 반인륜적인 범죄는 쉽게 떠올리기 힘들다. 피해자들은 얼굴과 목, 가슴 등 급소를 찔려 살해당했다. 그를 사형에 처해 잔혹 범죄는 용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 역시 “무기징역형은 개인의 생명과 사회 안전의 방어라는 점에서 사형을 온전히 대체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안인득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안인득에게 조현병과 피해망상 등의 정신장애가 있는 점은 인정했지만,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지 못한 정도의 ‘심신미약’ 상태는 아니었다고 봤다. 재판에 참여한 시민 배심원 9명 역시 안인득을 유죄로 보고 8명이 사형, 1명이 무기징역의 의견을 냈다.

사형 선고 당시 안인득은 여러 차례 돌출 발언을 하며 “황당해서 말이 안나온다. 불이익을 많이 당했는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깡그리 무시당했다”, “조작이 왜 이렇게 심하냐”며 고함을 지르며 항의를 하기도 했다. 국민참여재판을 거쳐 사형이 선고된 것은 2014년 7월 ‘인천 모자 살인 사건’ 이후 두 번째였다.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한 경남 진주시 한 아파트 방화 현장. /연합뉴스


1심 선고에 불복한 안인득은 항소해 올해 6월 2심 재판에서 무기징역으로 형을 감경 받았다. 당시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김진석 부장판사)는 “정신감정 결과 등을 미뤄볼 때 피해망상과 관계망상이 심각해 정상적 사고를 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사물 변별능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기 때문에 형을 감경해 무기징역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안인득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심신미약 판단의 근거는 전문가의 정신감정과 안인득의 진술 등이었다. 2심 재판부는 “안씨가 화가 치밀어 공격한 기억은 있으나 구체적 정황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아 검찰의 계획범행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고, 안인득이 스스로 “조현병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도 심신미약의 근거로 봤다. 자신의 유불리를 떠나 생각나는 대로 진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인득은 1심 선고 때와는 달리 무기징역으로 감형을 받은 뒤에는 항의 없이 조용히 퇴정했다. 반면 피해 유족들은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깊은 한숨을 쉬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재판이 끝난 뒤에도 유족들은 20분이 넘도록 고개를 숙인 채 흐느끼며 재판정 의자에 앉아 법원 밖을 빠져나오지 못했다.

이후 안인득은 형이 감경됐음에도 불구하고 무기징역이라는 형량이 무겁다며 대법원에 다시 상고했고, 검찰도 안인득이 심신미약에 따라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데는 법리 오해가 있다며 상고했다.

결국 29일 대법원은 안인득의 심신미약을 인정한 2심 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여 무기징역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안씨가 이 사건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보아 감경을 한 후 무기징역을 선고한 원심이 심신미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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