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호주판 조두순'이 마을 돌아온다…11살 소녀, 보석 허가에 삶 마감

호주 퍼스 어린이병원. /병원 페이스북 캡처




호주의 11살 소녀가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이 보석으로 풀려난 날 심리적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내린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다.

22일(현지 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퍼스 남서쪽의 한 시골 마을에 사는 안네리에세 우글(11)은 지난 20일 퍼스 어린이 병원에서 사망했다.

우글은 전날 자신을 포함해 13세 이하 어린이들을 10여차례에 걸쳐 성폭행하는 등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는 66세 남성이 보석 허가로 풀려나 마을로 돌아온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이 남성은 우글과 같은 마을에 살기 때문에 그의 출소는 어린 소녀에게 심리적으로 큰 부담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우글의 어머니는 딸이 2014년부터 올해까지 무려 6년 이상 성범죄 피해를 보았으며, 그 남자가 사는 이 지역에서 벗어나길 간절하게 원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딸과 같은 피해자들이 더 발생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며 아동 성범죄자들이 재판을 기다리는 동안 보석으로 풀려나서 거리를 활보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국가에 호소했다. 어머니는 우글이 “영리하고 밝은 성격의 아이였다”며 “딸은 아름다운 작은 영혼이었고, 모든 사람이 좋아했다”고 회상했다.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도 우글의 성폭행범을 풀어준 조치가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지적했다. 조 매케이브 웨스턴오스트레일리아주 경찰 치안감은 “사건의 경위와 심각성을 고려할 때 피혐의자에 대한 보석은 고려되지 않았어야 했다”며 “경찰은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글의 극단적 선택은 주 하원의원들 사이에서도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자유당 의원들은 아동 성범죄로 기소된 사람은 보석 신청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족과 이웃 100여명은 지난 20일 우글과 작별 인사를 하려고 병원에 모였다. 경찰은 병원을 찾은 우글의 가족들이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민혁기자 minegi@sedaily.com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으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 자살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 전화하면 24시간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