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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남편은 '해외여행', 이낙연은 '성묘'…"이런 위선 지긋지긋" 성난 민심(종합)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5일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 들어서고 있다(왼쪽), 오른쪽은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토끼똥공부방에서 열린 코로나19 돌봄 취약 관련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연합뉴스




정부가 추석연휴 기간 동안 일반 국민들에게 고향 방문 자제, 벌초 대행 등을 권고하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었지만, 정작 여권에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남편이 해외여행에 나서는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은 사례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야권은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며, 자신들은 이율배반적인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라며 거센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추석에 귀성길을 포기하고 방역수칙을 지킨 국민들 역시 ‘내로남불 방역’이라며 반발하는 모양새다.

앞서 지난 3일 강 장관의 남편인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우려 속에 외교부가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음에도 ‘요트’ 구입을 목적으로 미국으로 여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교수의 이번 미국행이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은 외교부가 지난 3월23일부터 전 세계를 대상으로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별여행주의보는 해외여행 자체를 금지하지 않지만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권고한다. 여행자 개인뿐 아니라 국가 전체 방역을 위한 조치다.

특히 강 장관의 남편은 지난 2월에도 정부가 ‘베트남 여행 최소화’ 권고를 내놓은 가운데 호찌민 지역을 관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교수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여러 사람이 몰리는 대표 관광 코스인 전쟁박물관과 호찌민시 박물관 등도 찾았다고 적었다.

이 대표와 김경수 경남지사 등은 추석연휴 기간이었던 지난 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했다. 정부의 방역 지침으로 국립현충원을 비롯한 전국 국립묘지들이 문을 닫아 일반 국민은 부모 성묘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여권 지도부가 정부의 방역 기조에 반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더욱이 이 대표는 여당의 대표로서 추석 전 방역을 위해 고향 방문을 자제해줄 것을 국민에게 직접 당부했었다는 점에서, 강 장관은 국민들에게 해외여행 자제를 권고했던 외교부의 수장이라는 점에서 야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 노무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제공




황규환 국민의힘 부대변인은 “고통과 희생을 감내하며 참고 견뎠던 국민들 입장에서는 참담하고 허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라며 대통령은 100명이 넘는 질병관리청 직원들을 모아둔 채 임명장을 수여했고, 국민들은 추석에 고향에도 가지 말라하고서 여당대표는 김해에 내려가 시민들과 셀카를 찍었다”며 “국민들에게만 희생을 강요하고 자신들은 이율배반적 내로남불을 일삼는 문재인 정권의 민낯”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당과 정의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은 5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코로나19 확산을 막는다며 국민의 귀성, 성묘길을 막아놓고 집권당 대표는 천릿길 봉하마을을 찾아 정치 성묘를 했다”며 “전형적 이중잣대, 표리부당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또 “자신들이 만든 코로나19 대책을 스스로 깔아뭉개면 광화문 집회는 무슨 명분으로 막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강 장관의 남편을 겨냥해 “모두의 안전을 위해 극도의 절제와 인내로 코로나19를 견뎌오신 국민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맹폭했다. 심 대표는 이날 오전 서면으로 진행한 상무위원회에서 “국민들의 추석 민심은 코로나 불평등과 국민의 삶과 동떨어진 정치에 대한 분노”라며 “코로나 방역을 위해 귀성길조차 포기한 국민들은 허탈함만 느끼셨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온라인상의 여론도 분위기가 좋지 않다. 강 장관과 이 대표 관련 기사 댓글에서 네티즌들은 “자기가 했던 말은 전혀 기억을 못하는 치매정권”, “당신들은 할 거 다하면서 국민은 막고 있으니 코로나는 일반 국민한테만 오고 여권 인사들은 비켜가나 보다”, “돈 많고 힘이 있으니 남들 다 찔리는 코로나 시국에도 요트도 사고 욜로(YOLO·인생은 한번 뿐)도 가능하다”, “나는 올해 성묘 패스했다. 너무 억울하다”, “돌아다니지 말라고 고속도로 통행료까지 유료로 했던 놈들이 국민을 너무 우습게 안다”, “이런 위선, 이중잣대 지긋지긋하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지난 3일 이일병 연세대 명예교수가 미국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대화하고 있는 모습. /KBS 캡처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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