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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체크] 석유 회사가 바라보는 석유의 미래는?

유가하락·기후변화에 석유 미래 회의적

유럽, 재생에너지 베팅하지만

미국, 현 사업모델 고수

/로이터연합뉴스




올봄 국제금융시장은 바닥을 모르고 폭락하는 원유 가격에 마음을 졸였습니다. 유가의 하락이 계속되면서 이제 석유의 시대는 끝이 났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죠. 유가가 다시 배럴당 40달러선을 오가며 회복세에 접어든 지금, 이번에는 미국 서부지역의 산불 사태와 같은 기후변화를 겪으면서 다시 석유의 시대에 대한 회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석유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대형 석유회사가 바라보는 석유의 미래를 소개합니다.

재생에너지 전환하는 유럽·석유 고수하는 미국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유가 폭락과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BP와 로얄더치셸 등 유럽의 에너지 기업들이 유전을 매각하며 재생에너지에 수십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석유회사인 셰브론과 엑슨모빌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는데요. 이들은 석유와 천연가스를 오히려 더 늘리면서, 공기 중 탄소를 빨아들이는 장치 등에는 소액만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럽과 미국의 석유회사들의 전략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다른 접근방식 때문입니다. 유럽은 정부가 나서 기후변화 대응을 최우선과제로 삼는 반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를 ‘거짓말’이라고 부르며 화석연료의 개발을 장려하고 환경 규제를 없앴죠. 거대 석유회사들은 기후 변화가 위협이며, 이들도 에너지 전환에 있어서 특정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데는 동의합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에너지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골드윈은 “배출량 증가와 기후변화에 대한 사회적 변화 요구에도, 미국의 석유 기업들은 장기적으로 석유와 가스에 베팅하고 있으며 유럽 회사들은 전기 공급자로서 미래를 걸고 있다”며 “시장이 이들의 전략에 어떻게 반응할지와 올해 대선 결과에 따라 어떤 전략이 효과를 보일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석유 생산량 줄이는 유럽·친환경 투자 나선 미국
유럽의 석유회사들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BP는 앞으로 10년간 저배출 사업에 대한 투자를 연간 50억달러로 늘리는 반면 석유와 가스 생산량은 40%까지 줄이겠다고 발표했습니다. 로얄더치셸과 이탈리아의 에너지기업 애니(ENI), 프랑스의 토탈(Total), 스페인의 렙솔(Repsol), 노르웨이의 에퀴노르(Equinor) 등도 비슷한 목표를 세운 상태입니다. 심지어 일부 기업들은 신생에너지에 투자하기 위해 배당금까지 삭감했습니다.



미국 석유회사는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며, 이 같은 움직임에 반대합니다. 특히 팬데믹이 가라앉으면 원유와 가스 가격이 회복되는 것은 그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때문에 셰브론은 소규모 석유회사인 노블에너지의 인수를 결정, 현재 인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셰브론의 대니얼 드룩 에너지 전환 담당 부사장은 “우리의 전략은 유럽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의 전략은 기존 자산을 가장 비용 효율적인 방식으로 탄소를 제거하고 ,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형태의 에너지를 지속해서 도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셰브론은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젝트에 1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기도 했습니다. 벤처캐피털인 셰브론테크놀로지벤처스는 신생에너지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으며, 석유와 가스 산업의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10억달러 규모의 투자 컨소시엄을 지원하기 위해 1억달러 규모의 펀드도 갖고 있습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의 석유회사들이 사업모델 자체를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을 추구한다면, 미국의 석유회사들은 현재의 사업모델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량 등을 줄이는 방식을 추구하는 겁니다. 이들은 현재 석유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잠시 흔들리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수요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립니다. IHS마킷의 라울 르블랑 부사장은 전기차의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10억대 이상의 자동차를 교체하려면 수십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석유는 당분간 견고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반면 옥스포트대학의 디터 헬름 교수는 그의 저서 ‘번아웃’을 통해 배터리와 3D 프린팅, 로봇공학 등으로 인해 석유회사들이 결국 어두운 미래를 맞이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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