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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전기차가 일상에 안착하려면

허남용 한국자동차연구원장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뜨겁다. 이제는 서울 시내에서 파란색 번호판을 단 차량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전기차 대세론이 맞는다면 우리 일상에서 전기차를 접하는 것은 훨씬 쉬워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최근 글로벌 전기차의 보급 속도는 예년에 비해 둔화되고 있다. ‘혁신의 확산(Diffusion of Innovation)’을 설명한 미국 사회학자 에버렛 로저스에 따르면 전기차는 일부 선도적 소비자의 관심을 모으는 데 성공했지만 아직 주류 소비자를 설득하지는 못한 상태인 셈이다.

그렇다면 대중은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전기차를 선택할까. 충전 인프라나 차량 성능 등 소비자마다 중요성이 다르겠지만 경제성의 가치는 빼놓을 수 없다. 현재 전기차는 각국 정부의 보조금 및 세금 감면 등을 고려해도 비슷한 등급의 내연기관차에 비해 비싸다. 물론 저렴한 충전 비용과 세금 혜택에 많은 거리를 주행하는 사람에게는 전기차가 더 경제적인 경우도 있다. 그러나 운전자 대부분은 많은 거리를 주행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승용차의 연평균 주행거리는 약 1만2,000㎞ 정도다. 더욱이 장기적으로 충전 비용이 높아지고 세제 혜택이 축소되면 전기차의 경제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전기차가 자생적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배터리의 가격을 낮추는 것이 급선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해 전기차 제조원가 중 배터리가 30% 내외의 비중을 차지했다. 완성차 업체들에 납품된 배터리 가격은 kwh당 평균 157달러 정도인데 주요 전문기관들은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에 도달하려면 배터리가 kwh당 100달러는 돼야 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만약 배터리 단가를 빠르게 낮출 수 있다면 전기차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지배력을 확대하거나 높은 수익률을 바탕으로 투자 여력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경영 전략을 구사할 수 있을 것이다.



배터리 비용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국내외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테슬라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를 대량 소비할 뿐만 아니라 자체적인 배터리 개발·생산능력까지 갖춰나가면서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단가로 배터리를 조달하고 있다. 여기에 오는 22일 개최하는 테슬라의 ‘배터리데이’에서 100만마일 배터리나 탈코발트 배터리 등 혁신 기술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다수의 소비자로 확산되고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정부의 구매 보조금 없이도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가 나와야 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에서 3,000만원대의 매력적인 전기차를 조기에 출시하게 되기를 바란다. 전기차 시대는 그때부터 활짝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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