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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제·마켓
[글로벌체크] 텅 비어가는 뉴욕에 무슨 일이…백화점·레스토랑·옷가게까지 떠난다

코로나19 확산세 급감했지만

사라진 관광객·지역주민에 충격 여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타격을 받은 뉴욕의 모습이 바뀌고 있습니다. 천문학적인 임대료 등 엄청난 비용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관광객과 통근자들로 인해 뉴욕에는 많은 플래그십 스토어와 유명 브랜드 체인점, 유명 레스토랑 등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하지만 관광객들이 사라지고 오피스 건물의 공실도 점점 늘어나면서, 유명 식당과 옷가게, 백화점 등 소매점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뉴욕시가 코로나19 억제에 비교적 성공했음에도 이들이 뉴욕을 버리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이들은 왜 뉴욕을 떠나려는 걸까요? 앞으로 뉴욕의 모습은 우리가 알던 것과 많이 달라질까요?

5번가부터 매디슨가까지…뉴욕 떠나는 유명 매장들
11일(현지시간) NYT는 ‘소매점들이 맨해튼을 버리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뉴욕에서 나타나고 있는 소매점 폐쇄 현상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뉴욕 소호~5번가와 소호~매디슨가는 원래 관광객들이 쇼핑할 만한 매장으로 가득했으나, 지금은 거의 비어있는 상태입니다. 현재 5번가에서 문을 연 매장은 H&M 정도로, 다른 상점들은 여전히 영업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전국 80개 백화점에서 귀금속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티아고 휴브 창립자 역시 매디슨가에 자리했던 대표 매장을 폐쇄하기로 했습니다. 그는 “상점들은 매출의 절반은 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나머지 절반은 현지 관광객과 지역 주민에 의존한다”며 “이 길은 더 이상 예전과 같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도, 현지 관광객도, 지역 주민도 사라진 상황에서 높은 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맨해튼에 머물 이유가 없다는 설명이죠.

미국 뉴욕 42번가에 자리한 가게들이 여전히 굳게 닫혀 있다./ AFP연합뉴스




이 밖에도 맨해튼 헤럴드 스퀘어에 자리한 빅토리아 시크릿의 플래그십 스토어는 4개월째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간 임대료만도 93만7,000달러에 이르는데 이 임대료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록펠러 센터 인근에 자리한 갭 스토어도 26만4,000달러의 월세를 내지 못한 채 문을 닫았습니다. 빅토리아 시크릿과 갭의 경우 다른 주의 매장은 영업을 재개했지만, 맨해튼 매장은 여전히 운영을 하지 않고 있죠.

관광객에 직장인까지 없어…문 닫는 식당
식당의 상황도 좋지 않습니다. 지난 몇 년 간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브라이언트 파크 그릴&카페의 매출은 코로나19 이전보다 85%나 감소했습니다. 아크 레스토랑은 맨해튼에서만 5곳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2곳만이 영업을 하고 있죠. 주목할 만한 점은 현재 코로나19가 훨씬 더 심각한 플로리다의 경우 주차장도 야외 좌석으로 활용하면서, 실내만큼 많은 손님을 받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에서만 20개의 레스토랑을 소유하고 있는 아크 레스토랑의 마이클 웨인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뉴욕에서 사업을 할 이유가 없다”며 “앞으로 절대 뉴욕에서 다른 레스토랑을 열지 않겠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가 이렇게까지 뉴욕을 외면하는 이유는 비용 때문입니다. 플로리다에서는 더 적은 비용으로 같은 규모의 레스토랑을 열 수 있다는 거죠. 특히 과거에는 레스토랑의 브랜딩이나 마케팅 차원에서라도 뉴욕에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그 비용이 지나치게 높아졌다는 겁니다.



미귝 뉴욕의 랜드마크로 꼽혔던 로드앤테일러 5번가 매장이 파산신청으로 인해 닫혀 있다. /AP연합뉴스


록펠러 센터와 타임스퀘어 인근에 자리한 T.G.I. 프라이데이 매장 2곳도 여전히 영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레스토랑 컨설턴트인 빈 맥캔은 “요식업과 외식업에 종사하는 누구나 지금 굉장히 고통 받고 있다”며 “많은 고통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서브웨이 역시 최근 뉴욕에서 매장 수십 곳이 문을 닫았고, 르 팽 코티디앵은 뉴욕 내 매장 27곳 중 몇 곳을 영구 폐쇄했습니다. 뉴욕에서 탄생해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쉑쉑은 2·4분기 수익이 40% 감소했는데, 이는 뉴욕과 같은 대도시에 있는 매장이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지난해 12월 뉴욕에 매장을 낸 베지 그릴의 제이 젠틸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뉴욕에서는 점심 장사가 거의 없다”며 “코네티컷에서도 아무도 오지 않고, 뉴저지에서도 아무도 오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관광객마저도 없다며 “최근 들어 1년 전만큼 장사를 하고 있는 (캘리포니아와 같은) 서부 해안지역의 레스토랑과는 다르다”고 덧붙였습니다.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베지그릴은 35개 매장을 갖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개업한 지 석 달 만에 그는 결국 뉴욕 매장의 직원 70명을 모두 해고했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완화되면서 지난 5월 24명을 다시 채용했으나, 현재는 16명의 직원만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 중 풀타임으로 일하는 직원은 2명에 불과합니다.

명품 마케팅 안 통하나…위상 달라진 5번가?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코로나19 이전부터 서서히 나타나고 있었다고 말합니다. 명품거리로 여겨지는 5번가에 비교적 저렴한 브랜드가 매장을 여는 것부터가 과거의 위상과는 달라졌다는 설명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이전에는 명품에 대한 선호도 높았고, 이 때문에 매장들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해 매디슨가에 매장을 내는 것이 필수적으로 여겨졌다면 실업 등으로 인해 더 이상 명품보다는 가치 소비에 중점을 두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뉴욕을 떠나는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죠. 5번가 등의 임대료가 하락해온 것도 이 같은 현상과 관련이 있다고 CNBC는 전합니다.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의 나벤 재기 대표는 5번가를 마케팅으로 사용하는 것은 90년대와 2000년대의 낡은 철학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가 알던 뉴욕의 모습을 완전히 바꿔 놓을까요?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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