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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경제를 작전 치르듯…'시장의 역습' 감당하겠나
정부가 31일 긴급 국무회의를 열어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공포안을 의결하고 곧바로 시행에 들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국회 본회의를 열어 이 법안을 통과시켰다. 전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이 법안의 상임위 상정 이틀 만에 시행된 것은 초유의 사태다. 마치 ‘군사작전’처럼 진행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실제 시장의 상황은 정반대다. 1,000채 넘는 아파트 대단지에도 전세매물의 씨가 말랐고 가격은 부르는 것이 값일 정도로 급등하고 있다. 전세계약 연장을 둘러싼 집주인과 세입자 간 싸움은 아귀다툼을 방불케 할 정도다. 세입자들을 위해 꺼낸 정부 정책이 도리어 전세난민을 양산하고 고통을 키우는 전형적인 ‘선의(善意)의 역설’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정책 시행 과정보다 더욱 두려운 것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여권 인사들의 인식이다. 소병훈 민주당 의원은 29일 국회 국토교통위 전체회의에서 다주택자를 ‘도둑들’이라고 표현하면서 “세금으로만 하지 말고 형사범으로 (다뤄야 한다)”라고 말했다. 입법기관이 헌법의 가치인 사유재산권을 대놓고 무시하는 발언을 서슴없이 꺼내고 있다. 오죽하면 범여권에서조차 우려를 표명하고 나서겠는가. 민주당 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한 노웅래 의원은 “소수의 물리적 폭력도 문제지만 다수의 다수결 폭력도 문제”라고 쓴소리를 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군사독재 시절 행정부가 원하는 법안만 통과시키던 국회에 빗대 “전형적인 ‘통법부’의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범여권의 강경파인 주진형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조차 “공직자가 1주택 이상 가진 데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왜 받는지 모르겠다”며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자 엉뚱한 데서 희생양을 찾고 있다”고 일갈했다.

국민의 주거 행복은 국가 정책에서 반드시 구현해야 할 소중한 목표다. 하지만 목적이 옳다고 과정의 오류가 모두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은 헌법에 규정된 사유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 헌법정신인 시장경제를 무력화하면서까지 권력자들이 칼날을 휘두르도록 허락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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