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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퇴근길 인문학] "은퇴남편증후군 벗어나려면 마인드 리셋하세요."

강학중 가정경영연구소장

'100세 시대의 사고' 주제로 독자와 만나

"가족의 개념 바뀌는 시대, 상호존중 되새겨야"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편(한빛비즈 펴냄)





“부부가 서로 존중하며 노년을 살아가는 모습이 자녀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유산 중에서 가장 으뜸이지요.”

최근 출간한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한빛비즈 펴냄)’의 공동필자로 참가한 강학중(사진) 가정경영연구소장은 최근 본지와 만나 “중년에 접어들면서 부부관계를 재정립하면 가족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단행본 ‘퇴근길 인문학 수업’ 연작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2013년부터 8년간 운영해 온 인문학 강연 사업을 바탕으로 개발한 교양서로 총 5권의 누적 판매 20만 권을 기록,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에 2020년 6월 ‘퇴근길인문학수업-뉴노멀’편을 여섯 번째로 출간했다. ‘뉴노멀’편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나가기 위해 갖춰야 할 인문 교양과 지식으로 구성했다. 인간의 실존을 되돌아보고 모든 사람이 행복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데 필요한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기 위해서다. 우주와 지구, 디지털과 아날로그 사회, 노동과 인권 그리고 노령화 등 사회 전반에 드러난 현상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조망해보자는 취지다.

㈜대교 대표이사를 거쳐 한국사이버대학교 부총장을 지낸 강 소장은 사회적 사건의 주요 원인이 가족에서 비롯된다고 진단하고, 가족 문제를 예방하는 데 힘쓰고 있다. ‘100세 시대의 사고’라는 주제로 원고를 쓴 그는 “우리 사회의 중년 남성을 기준으로 볼 때, 정년퇴직할 시점이 되면 부부의 개념을 다시 정립해야 한다”면서 “경제적인 부문이나, 건강에 대한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아지지만 정작 두 사람의 관계는 소홀히 여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밀착되어 있어야 끈끈한 가족애를 발휘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히기 쉽다”면서 “이는 지나친 가족주의가 원인인데, 이것은 사랑이 아니라 자칫 사생활에 개입한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년 부부의 행복한 노년생활을 위해서는 있는 그대로 상호 존중할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게 강 소장의 지론이다. 이를 위해 그는 정서적 ‘거리 두기’를 권한다.

“거리 두기는 ‘존중’의 의미가 담겨있습니다. 서로 모든 것을 다 알고 있을 것 같은 부부 사이라도 각자의 정서적인 영역에 경계를 유지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중년 남성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기도 하지요. 회사 다니면서 잘 해주지 못했다는 판단에 아내에게 물어보지도 않고 혼자서 이것 저것 계획을 세우죠. 여행, 쇼핑, 공연관람 등등 매일 이벤트를 하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내의 생각입니다. 사소한 일이라도 아내와 상의하고 결론에 이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일방적인 지시를 해 왔던 사람이라면 은퇴 후에 부부관계를 다시 공부하는 것은 필수입니다. 공부하면서 부부관계를 리셋하지 않으면, 은퇴 남편 증후군을 호소할 수도 있습니다.” ‘은퇴 남편 증후군(Retired Husband Syndrome)’이란 정년퇴직을 한 남편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아내와 불화를 겪거나 이로 인해 이혼에 이르는 현상을 말한다.



가족의 개념이 바뀌고 있는 요즈음 상호 존중은 더욱 중요해진다고 강 소장은 말한다. 그는 “과거 가족의 정의는 남녀가 초혼으로 한 지붕 아래에 같이 살면서 두 사람 사이에 출산을 통해 태어나는 자녀를 구성원으로 두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제는 자발적 무자녀 가족, 기러기 아빠로 상징되는 분거 가족, 입양 가족, 다문화 가족 등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사회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거와 달리 이제는 가족구성원이 생각하는 가족에 대한 정의 마저도 제각각”이라면서 “다양한 정보에 의한 각자의 판단 그리고 세대차이까지 덧붙여 과거와 전혀 다른 가족에 대한 개념이 나올 것이다. 가족 구성원 간 소통이 절실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경영학을 전공하고 경영자로 사회생활을 했던 강 소장은 은퇴 후 경희대학교 대학원에서 가족학으로 박사학위를 마치고 가톨릭상담심리대학원에서 경영학과 심리학을 공부했다. 서울가정법원 조정위원으로 활동하는 그는 기회가 되면 가족을 주제로 한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게 꿈이다.

정년퇴직 후 가족학으로 다시 학업에 매진한 이유를 묻자 그는 사람 공부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가족관계를 중요하게 여겼던 선친의 영향이 컸어요. 사람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이지요. 요즈음 우리 사회에 가족 문제는 의외로 심각합니다. 자녀를 일류 대학에 보내고, 좋은 배우자 만나기를 강력히 권하는 일련의 과정에서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는 물려줄 재산의 양으로 저울질하는 계산이 작동하게 되죠. 그러다 보니 존중의 가치 보다 경쟁이라는 가치가 우선이겠지요. 결국 가족은 마음을 터 놓을 수 있는 상대가 아니라 불안만 공유하는 관계로 발전하게 됩니다. 서로가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상태가 되기 쉬워요.”

변화하는 가족 관계에서 부모의 역할을 묻자 그는 “부부관계가 평온하지 못하면 무슨 일을 하든 집중하기 어렵다”면서 “기업이 지속가능경영을 하려면 구성원의 가족이 평온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모가 부부로서 올바른 관계를 자녀들에게 보여줘야 한다”면서 “부부가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인간관계를 공부해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생생한 교과서”라고 말했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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