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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개미의 눈물…“ETN에 쏟아부은 9억 2주만에 날려”

투자지식 낮은 개인투자자 상대 판매로 손실 불러

뉴욕증권거래소 전경 /AFP연합뉴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장지수증권(ETN)에 전 재산을 투자했다가 파산 상태에 이른 60대 미국 남성의 사연을 보도했다.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했던 이 남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부분의 투자금을 잃었다.

67세의 배관 엔지니어인 윌리엄 마크는 연간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내는 것을 목표로 80만달러(약 9억7,000만원)를 ETN에 투자했다. 연평균 18%의 배당금을 지급하던 이 상품은 코로나19 사태를 버티지 못했고 휴짓조각으로 전락했다. 마크는 “67세의 나이에, 2주 만에 파산한 상태”라고 말했다. 마크는 UBS AG가 발행한 레버리지 ETN에 투자했다. 이는 모기지 시장에 투자하는 기업들로 구성된 상품이었다. WSJ는 ETN이나 옵션을 기반으로 하는 구조화 상품에 대한 투자금이 약 7조달러에 달했다며, 마크와 같은 투자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UBS는 성명을 통해 “다른 복잡한 금융상품과 마찬가지로 레버리지 ETN에 투자하는 것은 위험을 수반한다”며 “투자자들이 정보에 기반해 투자 결정을 내리도록 ETN의 위험과 특징에 관해 공개한다”고 밝혔다.

미국 뉴욕의 월스트리트 표지판 /로이터연합뉴스




은행과 증권사들은 이런 상품이 채권이나 인덱스펀드보다 훨씬 안정적이며 수익성이 높다고 광고했다. 하지만 정작 기관 투자가는 이런 상품에 투자하지 않았다. WSJ는 대형 운용사들은 이들 상품의 복잡성과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로 인해 정작 이 상품을 거의 구매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은행과 증권사들의 광고와 달리 안전하면서 높은 수익성을 내는 투자라는 것은 없다는 것을 보여주듯 마크와 다른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보았다. 실제로 소시에테제네랄과 BNP파리바, 나틱시스 등은 구조화상품 사업에서 각각 2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냈다. 자산 관리 회사인 버킹엄 웰스 파트너스의 최고연구담당자(CRO)인 래리 스웨도르는 “기관들이 이 상품들을 사지 않는다면 개인 투자자들도 구매해서는 안 된다”며 “만약 상품이 너무 복잡해서 파트너에게 설명할 수 없다면, 투자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씨티그룹과 UBS 등 ETN 상품을 출시했던 곳들은 상품의 대부분을 상장폐지한 상태다. WSJ는 ETN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겉으로 보면 ETN은 일반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사실 ETN은 채무상품이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한다는 설명이다.

WSJ는 은퇴한 대학교수 겸 엔지니어인 제임스 주와 그의 부인인 안젤라 주도 비슷한 이유로 큰 손실을 입었다고 전했다. 그들이 올 초 주당 13.35달러에 매입했던 UBS의 레버리지 ETN은 25센트 이하로 폭락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UBS는 지난 3월 17일 1주당 0.201달러를 지급하는 식으로 만회에 나섰지만, 결국 주 부부는 총 70만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그는 “우리에게는 (이 상품이) 너무 어렵다”며 “우리는 단지 기본소득을 찾고 있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온라인 중개를 담당했던 TD 아메리트레이드가 충분한 공시 없이 ETN을 개인 투자자에게 제공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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