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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마그니츠키법
2007년 6월 러시아 내무부 관리들이 외국인 투자회사인 허미티지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모스크바 사무소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회사 서류 등을 불법으로 압수했고 이후 세금 사기 혐의로 허미티지를 기소했다. 허미티지에서 일하던 러시아인 세르게이 마그니츠키는 러시아 고위관리와 범죄자들이 공모해 허미티지를 사기죄로 모함했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이를 폭로했다. 하지만 러시아 사법당국이 정작 잡아들인 사람은 마그니츠키였다. 허미티지와 공모한 혐의로 체포된 마그니츠키는 이후 재판도 받지 못한 채 옥살이를 하다 2009년 11월 세상을 떠났다. 교도소 측이 심장마비가 사인이라고 주장했지만 고문 의혹은 갈수록 커져 인권 및 외교 문제로까지 확대됐다. 결국 크렘린 특별조사위원회가 조사에 나서 마그니츠키가 간수들의 구타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마그니츠키가 인권을 보호받지 못한 채 사망하자 국제사회가 들고일어났다. 미국은 2012년 12월 마그니츠키 피살 사건과 관련된 러시아 인사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한다는 제재 내용을 담은 마그니츠키법을 채택했다. 2016년 12월에는 글로벌 마그니츠키법으로 바꿔 제재 범위를 전 세계로 확대했다. 이 법이 발효된 뒤 러시아는 물론 니카라과·미얀마·사우디아라비아 등의 관리들이 잇따라 제재 대상에 올랐다. 2013년 7월 러시아 법원은 마그니츠키에 대한 사후 재판을 열어 국제사회의 빈축을 사기도 했다. 러시아 법원은 그의 탈세 혐의를 인정해 유죄를 확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국가보안법을 추진하는 중국에 대해 강력한 대응 방안을 구상 중인 가운데 미국 하원의원들이 마그니츠키법을 중국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그니츠키법이 적용되면 중국의 많은 관리들이 제재 대상에 포함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과 중국은 무역전쟁을 넘어 정치와 외교를 넘나드는 무한 갈등 단계로 접어들 것이다. 우리의 아픔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두 강대국의 싸움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원칙을 세우되 살얼음판을 걷는 조심조심 전략으로 헤쳐나가는 수밖에 없다. /한기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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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05 17:21:09시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