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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무생이 예견한 '부부의 세계' 성공, 그리고 김윤기의 진심

사진=양문숙 기자




“대본을 받아보고 잘 될 거라는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이 정도일줄은….”

역대급 신드롬을 낳은 JTBC ‘부부의 세계’의 마침표를 찍은 배우 이무생은 작품의 성공을 이미 예상했다. 처음 6부 분량의 대본을 받은 그는 한 시간도 안 돼 모두 읽었다. 스토리의 흡입력부터 어마어마했다.

작품의 성공과 더불어 그가 연기한 김윤기도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로망남’으로 등극했다. 김윤기는 매회 감정이 폭발하는 인물들 속에서 홀로 고요한 호숫가 같은 캐릭터로, 지선우(김희애)의 곁을 묵묵히 지키는 키다리 아저씨처럼 늘 다정했고 포근했다.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범접할 수 없는 ‘이성 갑’이자 ‘기다림의 제왕’이고, 지선우를 향한 마음은 일편단심이에요. 아마 지선우를 첫눈에 마음에 뒀을 거라고 생각해요. 또 정신과 의사이다 보니까 사람의 마음을 읽고, 이성적으로 대하고, 화내지 않는 것 같아요. 지선우가 모진 풍파에 놓여 있잖아요. 그래서 저까지 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평온해질 때까지 기다려 준 것 같아요.”

극한의 상황에 놓인 지선우의 옆에는 항상 김윤기가 있었고, 그런 김윤기는 시청자들 사이에서 ‘고산의 CCTV’라는 별명까지 얻게 됐다. 김윤기가 지선우를 그만큼 생각하고, 마음에 두고 있다는 방증이었다. 어쩌면 우연이 아니라 순간에 텔레파시였을 수도 있을 만큼 김윤기의 마음은 컸다. 이런 지선우와 이어지지 않고 다시 동료로 남게 된 김윤기는 아쉽지 않았을까.

“지선우에게 김윤기는 한 줄기 빛이자 유일한 아군이었을거에요. 하지만 자신의 상황 때문에 다가가지 못했을 거예요. 그래도 열린 결말로 평온하게 끝났으니까 앞으로 두 사람도 좋은 진전이 있지 않았을까요? 그건 시청자들의 상상에 맡기고 싶어요. 그런 결말 때문에 시즌2를 많이 기대해 주시기도 하는데 전 당연히 하고 싶어요. 지선우와 김윤기는 현재진행형이잖아요. 저는 끈을 놓지 않고 있어요.”(웃음)

배우 이무생이 19일 서울 청담동 한 카페에서 진행된 서울경제스타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양문숙 기자


원작인 영국 드라마 ‘닥터 포스터’에는 그와 비슷한 인물이 있긴 하지만 ‘부부의 세계’에서 새롭게 창조된 인물이다. 이 때문에 굳이 원작을 찾아보지는 않았다. 대신 4회 말미부터 등장하면서 극 중 인물과는 다른 분위기로 무게감을 줘야 했다. 연출을 맡은 모완일 PD는 그런 부분에 대해 부담을 갖지 말라고 조언했고, 그 또한 부담은 걷어내고 작품에 임했다.

“원작은 따로 보지 않았어요. 제가 원작에 있는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볼 필요가 있을까 싶었어요. 원작에서 비슷한 캐릭터도 저와는 결이 달라서 대본에 충실하자고 생각했어요. 후반에 등장했기 때문에 더 편안하기도 했고요. 오히려 부담을 가지면 극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더라고요.”



“김희애 선배님을 보고 나서는 특별한 것을 나누지 않아도 ‘김윤기로 다가가기만 해도 되겠구나, 나만 잘 하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어요. 지선우로 앉아 계신 모습을 보고 대배우라는 걸 느꼈죠. 김희애 선배님의 오랜 팬이었는데 이번 작품에서 상대역을 하게 돼서 영광이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 또한 김희애와 함께한 신이다. 바다에 몸을 던진 지선우를 구하기 위해 망설임 없이 뛰어들고, 모든 걸 내려놓고 울음을 토해내는 지선우를 토닥였다. 이무생은 시청자도 이 장면에서 함께 울컥한 것 같다고 느꼈다.

“시청자 여러분들께서 제일 많이 사랑해 주시는 장면인 것 같아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김윤기는 극한의 상황에서 감정을 추스르는 것보다 지선우를 구해야 한다는 감정이 컸던 것 같아요. 신체적으로 반응하는 느낌이 주를 이뤘고, 지선우가 울음을 터트리려는 것을 보면서 ‘내가 느끼는 것보다 많이 힘들었구나. 내가 아는 것은 빙산의 일각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특히 ‘울어요. 울어’라는 대사가 와 닿았어요.”

이무생은 ‘부부의 세계’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게 되면서 특별한 애칭도 얻었다. 브랜드 입생로랑과 이무생을 합친 ‘이무생로랑’이다. 자신의 이름을 딴 애칭이 신기하기도 하고 감회가 남다르다. 데뷔 15년 차에 비로소 대중에게 ‘이무생’ 세 글자를 확실하게 각인시킨 만큼 배우로서의 목표도 더 선명해졌다.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해요. 제 이름을 따서 만들어 주신 별명이라 뜻깊고, 또 어떤 별명으로 여러분께 다가가야 할지 고민도 돼요.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목표는 제가 하는 연기와 작품으로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에요. 제 연기를 보고 인생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사람이 저렇지. 나도 느꼈던 거야’라고 시청자분들께서 느껴주시면 저는 더 이상 여한이 없을 것 같아요.”

사진=양문숙 기자


/추승현기자 chu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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