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부상에도 방역임무 소홀히 할 순 없죠"

40차례 대구방역 참가 이경빈 일병

40차례 작전에 참가한 이경빈 일병이 대구의료원에서 방역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2작전사

“할아버지의 마지막 길을 배웅해드리는 것이 마땅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전선을 지키는 일을 소홀히 할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19의 최대 피해지역인 대구 방역작전에 지난 2월 말부터 투입된 이경빈(21) 일병은 임무수행에 따른 노고와 희생을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일병이 복무 중인 육군 제2작전사령부(2작전사)가 대구 방역작전에 투입한 장병만 1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5일 2작전사에 따르면 대구 지역 코로나19 확산이 최고조에 달했던 2월27일부터 이달 4일까지 방역작전에 누적인원 9,029명, 제독차 306대가 투입됐다. 그중 이 일병과 201특공여단 백지훈(28) 중사가 방역작전에 각각 40회를 참가했다.



이 일병은 2월29일 동대구역 복합환승센터 방역작전에 투입된 후 지금까지 신천지 대구교회, 대구 파티마홈요양병원, 영남대병원 등에서 방역작전을 지원했다. 이 일병의 중대장인 김진홍 대위는 “다른 병사들보다 많은 임무를 수행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번의 불평을 나타내지 않았다”며 “묵묵히 임무를 수행해주고 있는 이 일병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일병은 방역작전을 지원하는 동안 아픔도 겪었다. 지난달 17일 경북 예천에 있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한 것이다. 당시 이 일병의 아버지가 “장례식장에 오는 것보다 부대에서 임무수행을 계속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하자 이 일병은 할아버지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키는 것을 대신해 방역작전에 참여했다. 이 일병은 “방역작전을 하는 동안 지역주민들이 음료와 간식도 지원해주고 무거운 장비를 들어야 할 때 도움을 줬던 것들이 기억에 남는다”며 “이번 방역작전을 통해 대학 재학시절 전공인 화학공업학을 공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백 중사는 대구 달성군 구지면에 위치한 버스차고지에서 생활밀착형 방역작전에 힘쓰고 있다. 하루 평균 6시간, 40여대의 버스를 방역하고 있다. 백 중사는 “방역작전을 하는 동안 버스 기사들과 식당 아주머니가 ‘고생한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와 제공해주는 맛있는 간식, 집밥 같은 식사에 피곤함도 잊고 방역작전을 할 수 있었다”며 “일상생활로 돌아가는 그 날까지 책임감을 가지고 임무를 완수하겠다”고 전했다.
/김정욱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