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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팀24/7] 관할서·112·순찰대 일사불란 단속 "교통 사망사고 절반 줄인다"

■서울지방경찰청 '트래픽원팀'

운영체제 바꿔 단속 효율성 제고

빅데이터 분석으로 시간대 세분

사고다발구역 위주 일선署 협업

가동 첫해 작년부터 가시적 효과

교통사고사망 26% 감소 역대최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대원들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버스전용도로 위반 차량을 단속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오승현기자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앞.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경찰관 네 명이 BMW 오토바이를 타고 둔중한 배기음을 내며 줄지어 나타나자 길 가던 시민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집중했다. 인근에서는 서대문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순찰차 두 대를 세워놓고 도로에서 대형 레미콘 트럭들을 손짓 하나로 멈춰 세우고 있었다. 어두운 창문 넘어 보이는 트럭 기사들은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교통법규 위반으로 단속에 걸린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한 번만 봐줄 수 없느냐”며 읍소했지만 검은 선글라스를 낀 경찰관들은 단호한 표정으로 운전면허증을 확인할 뿐이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해 2월부터 교통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112종합상황실과 교통순찰대, 일선 경찰서 교통과 경찰들을 총동원해 순찰·합동단속에 나서는 ‘트래픽원팀(Traffic One Team)’ 제도를 도입·운영하고 있다. 정부 국정과제인 ‘국민생명 지키기 3대 프로젝트’ 중 하나인 ‘교통 사망사고 절반 줄이기’를 위해서는 교통·생활안전·112 등 기능을 불문하고 동원 가능한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일선 경찰서별로 단속장소와 시간이 분산돼 있던 운영체제를 개편해 권역별 및 주요 사고 다발지역별로 단속인력을 집중 투입한다. 해당 경찰서의 교통안전계와 관할 지방경찰청에서 교통순찰대·교통범죄수사팀 등을 일시로 지원하는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원래 일선 경찰서별로 두세 명씩 교차로 중심의 단속을 벌였지만 트래픽원팀 구성으로 한 번에 교통사고 다발구역 여러 곳을 맡을 수 있어 다른 소속 경찰관들이 협업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최근 5년간 교통사고 및 교통법 위반 빅데이터를 분석해 주간(오후2~5시)·야간(오후22~오전1시)·새벽(오전4~6시) 사고가 빈번한 시간대에 교통 혼잡구역을 집중 단속한다. 서대문구 연세로 등 사고다발 구역 외에 서울경찰청은 종로~왕산로, 강남대로, 양화로, 남부순환로 등지에 트래픽원팀을 투입하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교통순찰대 대원들이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버스전용도로를 위반한 오토바이 운전자를 대상으로 운전면허증을 확인하고 있다./오승현기자


이날 오전에는 서대문서와 교통순찰대가 힘을 합쳐 서대문구 내의 가장 복잡한 도로 중 하나인 연세대 신촌캠퍼스 앞을 찾았다. 일반시민들에게는 교통순찰대의 ‘사이드카’가 주로 대통령이 육로로 이동할 때 동서남북을 경호하며 함께하는 것으로 각인돼 있지만 단속도 교통순찰대의 주요 업무다.

교통순찰대 경찰관들은 사이드카를 세워두고 대중교통 버스가 아닌 일반승용차나 오토바이 등이 지날 수 없는 연세로 입구를 주로 지켰다. 연세로 550m 구간은 좁은 골목에 보행자의 무단횡단도 자주 발생하는 교통사고 다발구역이다. 연세로에 교통 폐쇄회로(CC)TV도 설치돼 있지만 버스 뒤에 붙어 이동하는 차량은 번호판을 인식하지 못해 이를 악용하는 일부 운전자들을 막으려는 것이다. 이날 단속에 나선 김용현 경위는 단속한 지 5분도 안 돼 곧바로 위반 오토바이를 적발했다. 연세로에서 나와 우회전하려던 버스 뒤에 배달 오토바이를 탄 운전자가 나타난 것이다. 당황한 표정의 운전자는 과태료를 내야 한다는 안내문을 받고 낙담한 표정으로 서명한 뒤 현장을 떠났다. 김 경위는 “오전11시가 조금 넘어서부터 배달 주문이 많이 들어와 교통법규를 위반하는 배달업체 오토바이들이 많이 단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경찰들이 지난 1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통행제한 위반 차량을 단속하고 있다./오승현기자


서대문서 교통안전계 경찰관들은 덤프트럭 단속에 집중했다. 수도권에서 서울로 진입하는 레미콘트럭들이 많이 이용하는 연희IC 교차로 인근에서 통행증을 확인하는 것이다. 레미콘트럭 등 대형 건설기계 차량들은 교통혼잡 방지와 안전사고 예방 등을 위해 도심이 통행제한 구역으로 확대돼 통행증을 발급받아야만 이동할 수 있다. 특히 서대문구에서 덤프트럭으로 인한 교통 사망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지역 경찰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박성훈 서대문경찰서 교통안전계 팀장은 “지난해에도 홍은사거리 인근에서 덤프트럭에 치여 두 명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며 “덤프트럭은 차체가 높고 오르막길에서는 시야가 더욱 제한되기 때문에 운전자는 보행자가 지나는지도 모른 채 주행할 수 있어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10시30분부터 1시간 만에 8건의 덤프트럭 단속이 이뤄졌다. 경찰은 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실어 위험한 오토바이들도 불러 세웠다. 김진규 서대문경찰서 교통안전계장은 “트래픽원팀이 함께 출동해 1시간30분에서 2시간가량 단속하면 평균 30여건이 적발된다”며 “규격에 맞는 헬멧을 착용하지 않는 운전자가 여전히 많다”고 설명했다. 오토바이가 주요 단속 대상이 되는 것은 그만큼 오토바이 운전자의 사망률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까지 서울 지역 오토바이 교통사고는 6,404건, 사망자는 40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26.5%를 차지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 경찰관이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로에서 법규 위반 오토바이를 단속하고 있다./오승현기자


2925A12 서울지역 교통사망사고 25판


이처럼 트래픽원팀이 덤프트럭과 오토바이 등 교통사고가 가장 빈번한 유형과 이동차량이 많은 사고다발 구역을 집중 단속한 결과 가시적인 사고예방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게 경찰의 평가다. 서울지방경찰청에 따르면 트래픽원팀이 처음 가동된 지난해 2월부터 같은 해 4월까지 3개월간 교통사고는 전년동기 대비 5.8% 감소한 1만1,712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7월 교통사고로 사망한 사람은 132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178명이 사망한 데 비하면 25.8% 줄었다. 이는 1970년 교통사고 집계를 시작한 후 역대 최저치에 해당한다.

경찰 관계자는 “그동안 일선 경찰서에서 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교통법규 위반 운전자들을 놓쳤다면 트래픽원팀을 통해 볼 수 없었던 곳들까지 모두 관리할 수 있게 돼 시민들의 안전을 더욱 잘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손구민기자 kmso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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