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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워치] 마스크에 숨겨진 '불안의 사회학'

코로나 공포에 생존도구 맹신

사재기대란이어 마스크계급론까지

못 산 사람은 "거지·난민" 비하

공동체 흔드는 편가르기 안돼





“지하철에서 대놓고 기침을 하다니 민폐라는 생각은 못하나.” (아이디 cra****)

“안일한 생각 때문에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모르나.” (아이디 ****eu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마스크’는 생활필수품이 됐다.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무례하거나 민폐를 끼치는 사람으로 낙인찍히는 상황에 이르렀다. 급기야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마스크 판매량이 불과 일주일 만에 70배나 폭등하는 등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다. 전염병 확산의 장기화를 우려한 ‘3월 마스크 대란설’이 돌면서 사재기하는 개인들과 웃돈을 얹어 판매하려는 중간판매상의 매점매석이 대란을 가중시켰다. 여기에 중국 등의 외국인들이 온오프라인으로 대량구매에 나서면서 매대에서는 이제 마스크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품귀로 60장에 5만9,000원이던 마스크 값은 3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지난 6일부터 일주일간 정부가 시행한 중국 보따리상의 마스크 밀반출 집중단속에서는 총 73만장, 시가 14억6,000만원 상당의 해외 불법반출 마스크가 적발됐다. 동네에서 남이 주문한 마스크 택배를 가로채는 ‘마스크 도둑’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마스크가 뭐길래. 불과 몇 년 전까지 마스크를 쓴 사람은 ‘환자’로 인식됐다. 하지만 극심한 미세먼지와 잦은 호흡기질환 유행 이후 마스크는 ‘자기 관리’의 수단이 됐고, 연예인들의 검은 마스크가 눈길을 끌면서는 ‘멋내기’ 용도로 역할과 이미지를 달리했다. 최근에는 구멍 뚫린 방역망과 배려 없는 타인에 대한 불안·불신으로 마스크를 ‘생존도구’로 맹신하는 기이한 사회상이 펼쳐지고 있다. 마스크를 확보하지 못한 사람들을 칭하는 ‘마스크 거지’ ‘마스크 난민’ 등의 표현은 이른바 ‘마스크 계급론’을 형성해 공동체의 와해를 자극한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초미세먼지를 차단하는 기능성 마스크, 고가의 패션 마스크 등 마스크에서도 우리 사회의 격차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소비자의 건강과 안전을 담보로 불안과 약점을 노린 마스크 마케팅은 악덕 영업”이라고 비판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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