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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기업
지리·볼보 합병추진...中, 전기·자율주행차 '글로벌 공룡' 나오나

지리 '판매망' 볼보 '기술력'

화학적 결합...시너지 극대화

中 첫 글로벌 車그룹 기대감

연내 홍콩·스톡홀름에 상장

"성사 땐 기업가치 300억弗"





중국 1위의 민영 자동차 기업인 지리자동차가 10년 전 인수한 스웨덴 볼보와 공식 합병하기로 했다. 볼보의 기술력과 지리의 판매망을 화학적으로 결합하겠다는 것이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등 글로벌 신기술 경쟁을 위해서이기도 하다. 중국의 첫 글로벌 자동차그룹에 대한 기대가 크다.

1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리차는 전날 저녁 내놓은 ‘내부소식’ 공고에서 볼보와 합병을 위한 공식 협상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그동안 많은 외국 업체와 합작했지만 세계적인 브랜드와 합병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지리차도 앞서 18억달러에 볼보를 인수한 후 별도회사로 운영해왔으며 두 회사는 전기자동차 업체 폴스타(Polestar), 스타트업 자동차 업체 링크&코(Link&Co) 등을 운영해왔다.

지리차 경영진은 올해 말까지 두 회사를 합병해 홍콩과 스톡홀름 주식시장에 상장할 계획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의 대부’로 불리는 리수푸 회장은 “개별 브랜드를 유지하며 그룹 안에서 시너지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하칸 사무엘손 볼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더 많은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리차와 볼보가 합병작업을 완료하면 기업가치는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된 지리차는 시가총액이 160억달러(약 18조9,000억원)로 평가된다. 볼보는 160억~320억달러를 목표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다 지난 2018년 금융위기 등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이를 보류한 바 있다. 현재 볼보의 기업가치가 120억~180억달러로 추산되는 가운데 두 회사가 합병되면 기업가치는 300억달러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예측했다.



지리차와 볼보 간 합병은 어느 정도 예고된 움직임이었다. 10년 전 볼보를 사들인 리 회장은 이후 폭스바겐의 멀티브랜드(한 회사, 복수의 브랜드) 전략을 벤치마킹해 중국 최초의 글로벌 자동차그룹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리 회장은 양사 합병 시 전기차와 자동주행 등 신기술 개발에 효율적이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리차와 볼보는 지난해 10월 엔진 공동 개발을 위한 합작회사를 설립하며 부품과 기술 통합도 추진했다. 지리차는 또 볼보와 합작법인 링크&코를 설립하고 볼보 산하 브랜드 폴스타를 통해 전기차를 생산해왔다. 하지만 그가 추구하는 멀티브랜드 전략에 따라 양사 합병 이후에도 볼보와 지리차 등 산하 브랜드의 개별 정체성은 유지될 방침이다.

지리차가 이처럼 거대 글로벌 그룹으로서 도약을 꿈꿀 정도로 성장한 데는 리 회장의 성공적인 인수합병(M&A) 전략과 투자가 뒷받침됐다. 2010년 당시 해외에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지리차는 볼보 지분 100%를 인수하며 글로벌 시장에 이름을 알렸다. 당시 시장에서는 ‘뱀(지리)이 코끼리(볼보)를 삼켰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하지만 지리차는 볼보 기술을 도입하며 2015년부터 자동차 판매량이 급증했다. 2017년 상반기 판매대수는 전년 대비 89%나 늘어난 53만627대를 기록했으며 지난해에는 136만대까지 늘어 올해 판매량 140만대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 이밖에 지리차 모기업인 지리지주그룹은 2018년 독일의 다임러 지분 9.7%와 2017년 프로톤 지분 49.9%를 획득했으며 영국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차의 최대주주로 올라설 만큼 성장했다.

이번 합병 논의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새로운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가 탄생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콩 투자은행 스탠퍼드 C 번스타인 애널리스트인 로빈 주는 “지리와 볼보가 한 회사로 상장되면 이 상장사는 중국의 첫 번째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된다”며 “리 회장이 자신의 자동차 왕국을 공고히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양사 합병으로 지리는 영업이익이 2배, 연 매출은 3배나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양사 합병의 최대 관건은 현재 불분명한 볼보의 기업가치 평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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