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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볼만한 극장 영화]현대사·코믹·가족애…스크린의 화려한 '설'계

■격동 현대사 '남산의 부장들'

정치색 없이 묵직하게 10·26 그려

■액션+코믹 버무린 '히트맨'

작가 된 국정원 요원, 그리고 허당

■동물과의 소통 '미스터 주'

동물 말이 들려…좌충우돌 가족극

■인기 웹툰 원작 '해치지 않아'

폐업 직전 동물원 심폐소생 대작전

다소 짧은 설 연휴가 아쉽지만, 영화 팬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기회다. 올해는 가족 단위 관객들이 볼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설 극장가의 라인업을 장식했기 때문이다. 격동의 한국사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역사물 ‘남산의 부장들’부터 코믹 액션에 가족애 우정까지 솜씨 좋게 버무린 ‘히트맨’, 국가정보요원이 동물들과 소통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 주 : 사라진 VIP’,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해치지 않아’ 등이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격동의 현대사 다룬 ‘남산의 부장들=이병헌,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 등 ‘믿고 보는 배우’들이 대거 출연하고 ‘내부자들’(2015)의 우민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남산의 부장들’은 개봉 3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하며 설 극장 대전에서 승기를 잡았다. 동명의 베스트셀러 원작 소설이 주는 힘도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였다. 영화는 1979년 10월 26일 종로구 궁정동중앙정보부 안가에서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대통령 박정희를 살해한 ‘10.26 사태’를 모티브로 한다. 10.26 사태 발생 40일 간을 다루면서 영화가 가장 집중한 것은 ‘박통’(이성민), 김규평(이병헌) 현 중앙정보부 부장, 전 중앙정보부 부장 박용각(곽도원),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의 심리 묘사다. 권력의 끝을 직감한 듯 불안하고 히스테리컬한 대통령과 그에게 충성을 다하면서도 다른 꿈을 꾸는 김 부장, 박통의 눈 밖에 난 후 호시탐탐 복귀를 노리는 박 부장, 단순 무식하게 충정을 다하는 곽 실장 등 권력의 구심점과 그를 둘러 싼 인물 간의 심리전은 숨이 막힐 듯 치밀하다.

우민호 감독은 “영화는 전혀 정치색을 띄지 않는다”며 “‘마약왕’을 뜨겁게 연출했다면 이번 영화는 좀 차갑게, 객관적으로 들뜨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그의 말대로 영화는 원작 소설가가 기자 시절 취재한 내용을 담았기에 팩트가 주는 건조함과 담백함을 담아냈다. 얇은 피부 안에서 움직이는 뼈까지 섬세하게 움직여 규평의 복잡한 심리를 뛰어나게 묘사한 이병헌의 연기력과 역사물이 주는 묵직함, 흑백 느낌이 강한 영상 톤은 1979년 당시 상황으로 관객들이 몰입하는 데 효과적으로 작용한다. 15세 관람가.



◇액션, 코믹, 가족애 버무린 맛깔 나는 가족 영화 ‘히트맨’=권상우, 정준호 주연의 ‘히트맨’은 언론 배급 시사회 이후 설 극장가의 ‘다크 호스’로 떠올랐다. 코믹 액션 배우로 독보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권상우가 이번 작품에서 물 만난 듯 장기를 모두 보여줬고, 정준호는 진지하면서 코믹한 ‘허당 아재’로 스크린을 누빈다. 영화는 국정원의 비밀요원 준(권상우)이 웹툰 작가가 되고 싶어 기관을 탈출한 이후의 이야기를 그렸다. 신분을 세탁하고 웹툰 작가로 평범한 가정을 꾸리는 준은 어느 날 술김에 국정원 시절 이야기를 웹툰으로 그리고 잠이 든다. 일어나 보니 아내가 웹툰을 전송해버린 상태. 국정원 시절 이야기를 담은 웹툰이 인기를 끌자 준과 가족은 위험에 처한다. 권상우는 몸을 사리지 않은 액션에 더해, 무능하지만 친근한 아빠이자 주눅 든 남편으로서의 코믹한 모습을 마치 ‘생활연기’처럼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극 중 딸 가영이 부르는 랩 ‘효미더 머니’는 ‘짠내 나는’ 가족애를 담아 웃기면서도 뭉클한 감동을 자아냈다. ‘탐정 시리즈’ ‘신의 한수 : 귀수편’ 등으로 괜찮은 성적을 올려 온 권상우가 이번에는 진정한 ‘히트맨’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5세 관람가.





◇동물과의 소통 그린 따뜻한 가족영화 ‘미스터 주’=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닥터 두리틀’을 연상케 하는 ‘미스터 주 : 사라진 VIP’도 가족 관객을 겨냥했다. 국가정보국 에이스 요원 태주(이성민)가 특사로 파견된 VIP 경호 임무를 수행하던 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VIP가 사라지고 그 순간부터 태주의 귀에 온갖 동물들의 말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다. 동물의 말을 알아 듣는 태주는 자신을 의심하는 민국장(김서형)과 만식(배정남)을 뒤로 하고 군견 알리와 함께 VIP를 찾아 나선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설정이 식상할 수도 있지만 ‘로봇, 소리’에서 로봇과도 호흡을 맞췄던 이성민의 연기는 빛을 발한다. 비중 있는 조연이 아닌 주연 배우로 입지를 굳힌 ‘공작’ ‘보안관’ 등에서 보여준 그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군견과의 의외의 ‘케미’를 선보여 웃음을 자아낸다. 여기에 신하균, 김수미, 유인나, 이선균, 이정은, 이순재 등 동물을 연기한 배우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과연 누가 어떤 동물을 연기했는지가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영화는 동물과 사람 간의 소통을 통해 생명에 대한 애틋함을 이야기하는데, ‘또 하나의 약속’ ‘재심’ 등을 통해 따뜻한 연출을 인정받았던 김태윤 감독의 솜씨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인기 웹툰 원작 ‘해치지 않아’, 원작 해치지 않는 재미=HUN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 ‘해치지 않아’도 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으로 설 연휴보다 일주일 전에 일찌감치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개봉 첫 날인 16일에만 10만 여명을 동원하며 ‘닥터 두리틀’을 밀어내고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설 개봉작들에 비해 캐스팅이 약하지만, 원작의 힘과 배우들의 호연으로 인해 관객평은 좋은 편이다. 영화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렸다. 동물을 소재로 한 작품의 경우 동물 분장의 리얼리티가 관건인데 다행히도 ‘해치지 않아’는 리얼리티를 해치지 않는다. 또 황당한 설정들이 잇달아 등장해 끊임 없이 웃음을 유발한다. 15㎏에 육박하는 동물 수트를 입은 채 이리 뛰고 저리 뛴 노고가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수습 변호사 태수 역은 ‘응답하라 1988’에서 정봉 역을 맡아 인기를 얻은 안재홍, 어릴 때 동산파크에서 만난 북극곰 ‘까만코’에 반해 수의사가 된 소원 역은 강소라가 각각 맡았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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