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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기회야, 끝까지 고민해" 혼인신고 취소 정말 안되나요? [생활의 참견]

  • 조예리 기자
  • 2020-01-21 17:01:56
  • 사회일반
'마지막 기회야, 끝까지 고민해' 혼인신고 취소 정말 안되나요? [생활의 참견]
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 공식 홈페이지 /MBC

2016년 MBC에서 방송된 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 첫회에서는 주인공 장나라와 정경호가 뜻하지 않게 부부가 된 사연이 빠르게 전개돼 한동안 화제가 된 바 있다.

서로 얽히고설킨 인생사를 털어놓으며 낮술을 먹던 이들이 눈맞아 키스하게 되면서…, 깨어보니 어제 술김에 혼인신고까지 해버린 상황. 다행히 다음 회차에 권율이 끝까지 막아서는 바람에 접수는 막았다지만, 실제로 이런 경우가 발생한다면…. 취소할 수 있을까?

우리 결혼했다는 인증을 받기 위해 구청을 방문하는 신혼부부들이 창구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거나 듣는 말은 ‘혼인신고 후 취소 불가’다. 혼인신고 가능한 전국 대부분의 관청에는 서류가 접수되면 취소할 수 없으니 신중하게 결정하라는 경고가 ‘빨간색’으로 적혀있다. 그리고 이 말은 공무원들이 귀찮아서 써놓은 말이 아니고 ‘진짜’다.

법조계 관계자에 따르면 혼인신고는 수리 즉시 효력이 발생한다. 두 사람이 합의하에 혼인신고 서류를 작성한 뒤 접수를 마쳤다면, 가족관계등록부에 기재됐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혼인을 취소할 수 없다.

'마지막 기회야, 끝까지 고민해' 혼인신고 취소 정말 안되나요? [생활의 참견]
드라마 ‘한번 더 해피엔딩’ 공식 홈페이지 /MBC

▲ 도장 찍으면 끝? ‘이혼’ 외에는 대안 없을까?

민법 제815조와 제816조는 혼인무효, 취소의 사유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혼’ 절차를 밟지 않고 혼인 자체를 되돌리고 싶다면 법원에서 ‘혼인무효 소송’ 혹은 ‘혼인취소 소송’을 해야 한다. 혼인신고 서류를 접수한 공무원은 혼인을 취소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다만 법에서 규정하는 조건을 만족하면 혼인 무효나 취소도 가능하긴 하다. 무효 사유는 ① 당사자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는 때 ② 당사자가 8촌 이내 혈족일 때 ③ 당사자간에 직계인척관계가 있거나 있었던 때 ④ 당사자간에 양부모계의 직계혈족관계가 있었던 때 등 4가지다.

취소 사유는 조금 더 폭넓다. ① 만 18세가 되지 않은 미성년자가 부모님이나 성년후견인의 동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을 때 ② 두 당사자가 6촌 이내 가족일 때 ③ 상대방이 중혼일 때 ④ 사기나 강박으로 인해 혼인의 의사표시를 한 때 ⑤ 그 외 혼인당시 당사자 일방에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악질 기타 중대 사유 있음을 알지 못한 때 등이다.

▲ 내 배우자는 악질? 조울증은 되고, 성기능 장애는 안된다.

법원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와 관련해서는 엄격하게 제한해 해석하고 있다.

서울가정법원은 결혼 전 극심한 조울증에 걸린 사실을 이야기하지 않고, 신혼 여행지에서부터 매일 술을 마시고 부인이 유산한 뒤 몸조리를 하는 동안 대출받아 고급 외제차를 구입한 남편에 대한 혼인취소 청구를 받아들였다. 판례의 당사자는 혼인기간 동안 욕설과, 룸살롱 기물파손, 병원에서 난동 등으로 경찰서에 6회 연행된 바 있다.

다른 사례로 부산지방법원은 결혼 전 채팅을 통해 성매매를 한 뒤 상대 남성을 성폭행 등으로 허위 신고하고 피해자를 공갈한 혐의로 수사받던 부인에 대해 남편이 제기한 혼인취소 신고를 받아들였다. 부인은 구속수감 중에 아이를 출산했으나 유전자검사 결과 남편의 아이가 아니었다.

법원은 혼인 당사자가 성기능 문제가 있더라도 이 부분을 혼인취소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다. 대법원 판례에는 아내가 남편과의 성생활이 원만하지 못하고, 검사결과 무정자증과 성염색체 이상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뒤 제기한 혼인취소에 대해 “생리적 반응검사에서 정상범위의 결과가 나타나는 등 약물치료와 전문가의 도움 등으로 개선 가능하고, 성염색체 이상과 불임 등의 문제가 부부생활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혼인취소를 받아들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

'마지막 기회야, 끝까지 고민해' 혼인신고 취소 정말 안되나요? [생활의 참견]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 혼인취소 언제든 되는 것 아냐, 3~6개월 이후엔 ‘이혼소송’

법에서 정한 혼인취소의 조건을 만족하더라도 언제든지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일정 기간을 넘기면 이혼절차로 넘어간다.

민법은 각 조건마다 취소 기간을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사기나 강박에 의해 혼인 관계를 맺은 경우에는 사기 사실을 알게 되거나 강요당한 날로부터 3개월 안에 취소 신청이 가능하다. 악질 기타 중대한 사유와 관련해서는 중대한 사유가 있음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까지 취소할 수 있다.

이밖에 미성년자가 부모의 동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면 만 18세가 된 이후 성년후견종효 심판이 있었던 날로부터 3개월까지 취소 가능하다. 다만 이미 임신을 했다면 취소할 수 없다. 근친혼의 경우에도 임신중이라면 있다면 취소를 청구하지 못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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