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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강연회4]'누구에게나 필요한 인문학을 찾아서'

지난 5일 4차 퇴근길인문학수업 저자 릴레이 강연회

박일호 인문낭독극연구소장과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여행인문학, 경제경영 속 인문학 등 주제로 강의 및 북토크

박일호(사진 위) 인문낭독극연구소장이 지난 5일 한빛리더스홀에서 열린 ‘퇴근길인문학수업’ 제 4차 저자릴레이 강연회에서‘여행인문학’을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박정호(아래) 명지대 특임교수가 ‘우리가 다시 인문학에 주목해야 할 이유’에 대해서 강의하고 있다. 강의가 끝난 후 독자들과 소통하는 북토크쇼가 이어졌다./사진=한빛비즈




“왜 현대인들은 여행을 떠나려고 하는 걸까요. ‘혼행(나홀로 여행)’에 이어 요즈음은 ‘한 달 살기’가 여행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 이유를 한번 들어보는 시간 여러분과 함께 나눠보고자 합니다.”

지난 5일 홍대역 인근에 위치한 한빛리더스홀에서 열린 ‘퇴근길인문학수업’ 릴레이 강연회 네번째 시간, 박일호(사진 위) 인문낭독극연구소장이 ‘현대인을 위한 여행인문학’을 주제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박 소장은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 3000만 시대에 돌입하면서 이제는 여행이 버킷리스트의 압도적인 1위 자리에 올랐다”면서 “100세 시대가 되면서 많이 ‘참고’ 사는 노인 대신 많이 ‘하고’사는 노년층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예전엔 꿈도 꾸지 못했던 해외여행을 할아버지들이 떠났던 ‘꽃보다 할배’가 인기를 끈 배경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여행의 인간의 본능”이라면서 “호모사피엔스는 같은 시대를 살았던 네안데르탈인, 호모 에렉투스, 호모 플로레시엔시스 등과 달리 새로운 환경에 적극 대응하며 낯선 땅을 마다하지 않고 이동해 왔기 때문에 현생 인류의 조상으로 생존할 수 있었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호기심을 가지고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박 소장은 명예퇴직을 하고 2라운드 인생을 준비했던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중년 남성에게 여행은 어떤 의미인지를 설명했다. “정년퇴직을 한 선배들을 봐도 행복해 보이지 않아 더 늦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사표를 던지고 짐을 싸 훌쩍 인도로 떠났죠. 한 달 여 간의 인도여행은 내 인생에서 가장 긴 여정이었어요. 근사한 호텔 조식과 관광지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쇼핑 코스는 없었지만 인간의 본질과 삶의 현장으로 들어가 나와 만나는 기회가 됐지요.”

그는 사진촬영과 유명한 곳을 들러 지나가는 관광의 반복 대신 자신과 만날 수 있는 여행을 할 것을 권하면서 책을 들고가서 읽고 여행을 기록해 보라고 권했다. 그는 일본의 경영구루 오마에 겐이치의 말을 빌려 “인간을 바꾸는 방법은 오직 세 가지 뿐”이라면서 “시간을 다르게 쓰기, 사는 곳을 바꾸기, 그리고 새로운 사람을 사귀기 등인데 이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여행”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읽고 쓰기 위해 떠난다면 여행의 유통기한을 늘릴 수 있는 묘수가 될 것”이라면서 “길을 떠나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읽거나 쓰는 과정 자체가 생활 인문학이자 ‘나’ 자신과 만나는 소중한 시간”이라고 덧붙였다.

두번째 강의를 맡은 박정호(사진 아래) 명지대 특임교수는 개인의 일상생활은 물론 기업에서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를 강의로 풀어나갔다. 기술이 상품으로 바뀌어 세상에 퍼지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는 단적인 사례를 1900년대 뉴욕 5번가의 사진 한 장으로 설명해 나갔다. “1900년까지만 해도 뉴욕 맨해튼 5번가에는 자동차가 한대뿐이었고, 마차가 도로에 가득찼었죠. 1913년 같은 장소에는 마차가 한대뿐이었고 자동차가 도로를 가득메웠답니다. 기술혁신이 가시화 되는데 걸린 시간은 단 13년이었답니다. 인공지능 알파고의 등장 이후 사회적 변화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실제 여러 분야의 상품이 우리 사회 깊숙이 파고드는 데 얼마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을 이해해야 합니다.”



박 교수는 일본의 인구감소로 지역이 소멸되는 사례를 설명하면서 한국에도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측하면서 정부는 더 이상 탁상공론 혹은 전시행정으로 정책을 펼쳐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프랑스의 코트 다쥐르 지역의 사례를 통해 “해외도 지역 공동화 문제는 심각하다”면서 “하지만 프랑스는 인구가 감소하고 공동화한다는 것은 그 지역이 잘 보존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대규모 관광단지를 육성하였더니 글로벌 기업이 이곳을 찾아 오는 성공사례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공간이 인간에게 주는 의미를 설명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이 프랑스의 지방도시에 진출하자 코트 다쥐르는 옛날 모습을 보존하면서 전체적인 도시 미학을 유지하기 위해 자산가 그리고 시민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면서 “정부가 지자체와 대기업을 자매결연 맺어주듯 하는 강제적인 방식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바르셀로나 산타 카테리나와 런던 스피탈필즈 등을 예로들면서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난 재래시장의 성공사례도 소개했다. 그는 “도시재생을 정책적으로 실현할 때 인간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면서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문학을 바탕으로 한 연구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강조한다

강의가 끝난 후 열린 북토크 시간에는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인문학을 배우려면 제일 먼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온오프라인 마케팅 시대에 오프라인 매장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여행에서 느끼는 두려움은 어떻게 극복했는지 궁금합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가자들은 적극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해 나갔다.

이날 참가한 40대 한 남성은 “여행을 인문학과 연결한 박일호 소장의 강의가 상당히 매력적이고, 경제와 인문을 연결해서 소개한 박정호 교수에게도 많이 배웠다”면서 “책 내용이 궁금해서 오늘 구입해 사인도 받았다”면서 활짝 웃었다.

한편, ‘퇴근길인문학수업’ 릴레이 강연회는 오는 12월 12일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 7시 한빛리더스홀에서 열린다. 12일 마지막 강연으로는 ‘예술가와 세상을 잇는 다리’라는 제목 아래 박원주 조각가와 백지희 갤러리스트 겸 강사 가 미술과 창의성 그리고 미술시장을 주제로 독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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