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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파파가 세상을 바꾼다] 노르웨이, 男육아휴직 15주..."노사 화합의 결실"

노동력부족·출산율문제 공감대
소득대체율 97.9% OECD 최고
할당제 10주로 줄였다 다시 늘려

  • 박진용 기자
  • 2019-12-02 17:09:41
  • 사회일반 29면
“남성 육아휴직이 성공적으로 뿌리내린 것은 경영자단체와 노조가 한목소리를 낸 결과입니다. 특히 지난해 남성육아휴직을 10주에서 15주로 늘린 것 역시 경영자단체의 노력이 컸습니다.”

노르웨이에서 만난 경영자협회와 노동조합 관계자들은 남성 육아휴직 문화는 노조의 투쟁이 아닌 노사 화합의 산물이라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노동력 부족이라는 현실적 문제와 출산율 상승이라는 사회적 난제에 대한 공감대를 이룬 결과라는 것이다.

안네 루이스 아툰 바이 노르웨이경영자총협회(NHO) 고용노동부 국장은 “1977년 부모 육아휴직이 처음 도입된 이래 경영자단체는 일관되게 육아휴직 확대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여왔다”며 “노동조합과 경영자단체들은 백년에 가까운 경험을 통해 상호 협의해 공동으로 결정하는 시스템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가장 첨예한 이슈인 근로시간은 물론 육아휴직 등도 합의를 통해 확대해나가는 배경”이라고 소개했다.

노르웨이 최대 노동조합인 노르웨이노동조합총연맹(LO) 줄리 로드럽 상임집행위원은 “남성 육아휴직 활성화는 직장 내 양성평등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정부 측에 강하게 의견을 개진해왔다”며 “사측 역시 노동력 부족에 대한 위기감이 강했고 유능한 여성 인재가 필요하다 보니 상호 간에 공감대가 쉽게 형성된 것 같다”고 평가했다.

[라떼파파가 세상을 바꾼다] 노르웨이, 男육아휴직 15주...'노사 화합의 결실'
안네 루이스 아툰 바이 노르웨이경영자총협회(NHO) 고용노동부 국장 /오슬로=박진용기자

[라떼파파가 세상을 바꾼다] 노르웨이, 男육아휴직 15주...'노사 화합의 결실'
노르웨이 최대 노동조합인 노르웨이노동조합총연맹(LO) 줄리 로드럽 상임집행위원 /오슬로=박진용기자

100% 소득이 보전되는 49주의 육아휴직 중 아빠들만 쓸 수 있는 할당제가 도입되기까지 당사자인 남성 노동자들의 투쟁이 뒷받침됐음은 물론이다. 1986년 이후 남자들만으로 구성된 ‘남자들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는 위원회’가 출범해 육아와 가사에 대한 권리를 요구한 게 대표적이다. 이처럼 노사간의 합의를 통해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전통이 노르웨이를 ‘여성과 아동이 가장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든 원동력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노르웨이는 주요 국가 중에서도 가장 선진적인 육아휴직 제도를 갖춘 곳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2016년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남성 육아휴직자의 소득대체율은 노르웨이가 97.9%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오스트리아(80%), 스웨덴(77.6&), 독일(65%) 순이었다. 노르웨이 남성은 여성과 동일하게 15주의 육아휴직이 별도로 부여된다. 이 기간 정부에서는 기존 직장의 임금 100%를 지원한다. 나머지 16주는 남성과 여성이 나눠서 사용 가능하다. 헤게 키테뢰 소셜리서치 연구원은 “할당제 도입 이전까지만 해도 4%에 불과했던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율은 제도 도입 이후 90%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라떼파파가 세상을 바꾼다] 노르웨이, 男육아휴직 15주...'노사 화합의 결실'
0315A29 아빠육아휴직소득대체율



부모할당제는 2000년대 중반 이후 노동당·사회당·중앙당의 적녹연정 연합 주도로 4주에서 6주, 10주, 12주, 14주까지 확대일로를 걸었다. 아빠 할당제 기간이 늘어나면서 남녀가 나눠서 쓸 수 있는 육아휴직(16주)에 참여하는 남성 역시 점차 늘어났다. 남성할당제 기간이 14주까지 늘어난 2011년 이후 2014년 남성들의 평균 육아휴직일수는 29일로 2013년 46일보다 소폭 증가했다.

변화에는 적잖은 진통도 뒤따랐다. 당시 야당이었던 보수당과 진보당의 반발이 컸다. 특히 두 야당이 소수 연정을 구성한 2013년 총선 이후에는 14주였던 할당제 기간이 10주로 다시 축소되는 부침을 겪었다. 헤게 키테뢰 연구원은 “보수당은 지나치게 긴 남성 할당제는 가족의 자율적인 의사결정 사항에 대한 개입이라는 이유를 들어 10주로 대폭 줄였다”며 “10주로 줄어드니 남성들과 14주씩 휴가를 썼던 남성들도 10주 이상 쓰는데 주저하면서 평균 육아휴직 일수 역시 1년 만에 47일로 소폭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이러한 결정도 노사의 합치된 목소리를 이겨내지 못했다. 특히 NHO의 공이 컸다. 헤게 키테뢰 연구원은 “NHO 회장부터 적극 나서 남성 육아휴직 확대하자는 목소리를 냈다”며 “이러한 주장이 힘을 얻으면서 지난해부터 다시 남성 육아휴직이 15주로 늘어났다”고 소개했다.

노르웨이 역시 고민은 있다. 외벌이 가정의 경우 육아휴직 급여를 못 받는 점, 남녀가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부모 육아휴직 기간(16주)의 여성 편중 현상 등은 난제로 남아 있다. 노르웨이 4대 노조 중 하나인 YS의 헤게 헤로 특별 자문관은 “아이가 급히 아픈 경우가 발생하면 연차를 쓰고 병원으로 가는 것은 여전히 아빠가 아니라 엄마가 대부분”이라며 “육아는 기본적으로 엄마의 임무라는 생각이 강해 아빠에게 할당된 기간(15주) 이상 육아휴직을 쓰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는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내가 일하지 않으면 남성이 쉬어도 육아휴직 급여를 정부로부터 받지 못하는 점 등은 남겨진 숙제”라고 지적했다. /오슬로=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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