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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젠 OLED까지 중국에 내줄건가

중국이 한국 기업의 독무대였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저가공세로 침식한 데 이어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에까지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모습이다. LCD 시장 1위인 BOE가 465억위안(7조7,400억원)을 들여 충칭에 6세대 OLED 공장 건설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비전옥스·티안마·HKC 등도 줄줄이 조 단위의 OLED 생산 라인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에 맞춰 중국 정부도 OLED 분야에 대규모 보조금을 투입하는 등 ‘한국 타도’를 위한 전방위 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이 우선 노리는 것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중소형 OLED다. 이미 화웨이가 BOE 제품을 쓰고 있고 애플도 아이폰 패널 공급업체에 삼성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외에 BOE를 추가하는 것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3년 후에는 OLED마저 중국에 뺏길 가능성이 농후하다.

휴대폰에서 보듯이 대부분의 우리 전통 주력 산업은 중국산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기차 등 미래형 산업도 중국에 추월당했다. 문제는 이런 공세를 이겨내려면 대규모 투자를 통한 초격차 전략이 필요한데 이익이 급감하면서 투자 여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데이터 서비스 업체 인포빅스와 기업평가 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의 3·4분기 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75%나 급감했고 투자액은 올 들어 3·4분기까지 16.6%나 쪼그라들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업종 일부는 투자가 30%나 줄었다.



상황이 이런데도 정부의 인식에서는 절박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지난 6월 내놓은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제조업 4강을 만들겠다고 했지만 산업전쟁을 벌이고 있는 기업들의 비명은 도리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은 규제 완화와 세제 혜택 등 제조업을 살리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목이 터져라 외치는데 정부는 화려한 비전만 찾으면서 주 52시간제를 비롯해 기업들을 사지로 모는 일만 거듭하고 있으니 답답할 뿐이다. 우리 주력 업체들이 중국에 밀려 줄줄이 쓰러져야 정신을 차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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