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시세보기

서울경제

HOME  >  문화 · 스포츠  >  문화

[책꽂이-대전환] 경제 쇠퇴·군사력 약화..2030년, 미국은 몰락한다

■앨프리드 맥코이 지음, 사계절 펴냄
군사력 앞세워 패권 유지했지만
9·11테러 직후 몰락 징후 곳곳에
새 강대국 등장·사이버 3차대전 등
5가지 종말 예견 시나리오 제시
트럼프 일방적 정책도 쇠퇴 부추겨

  • 최성욱 기자
  • 2019-11-15 15:56:03
  • 문화
[책꽂이-대전환] 경제 쇠퇴·군사력 약화..2030년, 미국은 몰락한다

“전쟁으로 인해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가 수년간 누적되면서 미국 달러는 마침내 기축통화 지위를 상실한다. 이는 2차 세계대전 후 대영제국의 종말을 앞당겼던 파운드화의 기축통화 지위 상실과 맞먹는 수준이다. 중기채를 발행하는 것으로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미국은 마침내 국방 예산을 삭감한다. 미국이 수백 개의 해외 기지를 폐쇄하자 중국은 인공위성과 위성 요격 미사일로, 러시아는 잠수함대로 각각 우주와 북대서양에서 미국에 도전장을 내민다. 역대 최악의 경기 침체를 맞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후임자는 백인 노동자들을 선동해 일자리를 빼앗은 중국에 군사적 응징이나 경제 보복을 선포한다. 하지만 일본, 영국 등 미국의 우방국들은 이런 미국의 움직임에 동조하지 않는다.”

영원히 이어질 것만 같은 ‘초강대국’ 미국의 시대의 종말을 예견한 가상의 시나리오다. 진보성향의 역사학자 앨프리드 맥코이는 미국의 충격적 몰락을 확신하고 이미 지난 2010년 무렵부터 칼럼 등을 통해 이러한 주장을 공개적으로 펴 왔다. 당시에는 그의 주장이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미·중 무역분쟁으로 패권 다툼이 가속화하면서 그의 주장이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과연 부동의 1위 경제대국인 미국이 패권전쟁에서 밀려나고 새로운 세기의 주인공이 탄생할까?

신간 ‘대전환’은 오는 2030년이면 ‘팍스 아메리카’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전제하에 미 제국의 몰락 시나리오를 보여준다. 저자는 “제국은 매우 섬세한 힘의 생태계를 바탕으로 하기에 어떤 문제가 임계점을 넘는 순간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무너진다”며 포루투갈은 1년, 옛 소련은 2년, 프랑스는 8년, 오스만제국은 11년, 영국은 17년 만에 제국이 완전히 해체됐음을 상기시킨다. 미국 역시 2003년을 기점으로 27년 만에 같은 운명을 맞이할 것이라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그의 예견대로라면 미국의 몰락은 이미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저자가 미국 몰락의 시발점으로 지목한 2003년은 미국이 이라크 침공을 단행한 해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패권을 장악한 미국은 압도적 군사력을 바탕으로 베트남, 아프가니스탄 등에서의 끊임없는 전쟁과 연방수사국(FBI), 중앙정보국(CIA)을 이용한 선거개입, 첨단 과학기술의 군사화를 제국으로의 생존전략으로 택했다. ‘식민지 엘리트를 통한 대리 통치’ ‘해외 군사기지 확대’ ‘안보기구의 감시와 사찰’ 등은 그동안 미국의 세기를 지탱하는 기둥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맛본 실패는 미국이 세계에서 통제력을 잃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패권을 상실해가고 있다는 지표라고 저자는 설명한다.

세기의 종말을 향해 달려가는 미국이 맞이할 재난은 비단 경제악화 뿐만이 아니다. 미국을 대체할 새로운 초강대국의 등장으로 인한 ‘세계질서 변화’와 군사작전 확대가 가져올 ‘군사적 재난’, 사이버 상에서 벌어지는 미중간 ‘3차 세계대전’, 물과 식량 부족에 따른 각국의 갈등을 몰고 올 기후변화 문제까지 미국 패권역사의 종말을 예견하는 시나리오는 크게 5가지다. 이런 상황들이 전개되지 않더라도 현재 미국을 대변하는 모든 상황은 미국 패권의 몰락을 시사하고 있다고 책은 주장한다. 미국의 우방국이 중국이라는 신흥 강국의 등장에 적응해나가는 가운데 미국이 800여 개에 달하는 해외 군사기지를 유지하는 것은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한국을 향한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역시 이러한 흐름의 일환이다.

백악관이 이처럼 심각한 상황을 인지하더라도 미국의 몰락을 막기는 역부족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미 정치 지도자들이 지난 70년간 미국의 패권을 지탱해온 힘이 균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내부지향적인 시각을 고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클린턴 정부에서 국가정보위원회 의장을 지낸 정치학자 조지프 나이는 ‘그 어떤 내부의 문제나 외부 세력도 미국을 위협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의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는 인식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방적 행동과 군사적 해결을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쇠퇴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이 몰락하는 전환기는 거의 모든 미국인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고통스러운 과정일 것이다. 다가올 시대에 우리는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정치·경제·안보 등 여러 면에서 미국에 의존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 같은 경고를 마냥 무시할 수만은 없다. 2만5,000원.
/최성욱기자 secret@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XC
이 기사를 공유하세요.

이메일 보내기

보내는 사람

수신 메일 주소

※ 여러명에게 보낼 경우 ‘,’로 구분하세요

메일 제목

전송 취소

메일이 정상적으로 발송되었습니다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