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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택의 세상보기] '코세페'를 아시나요

정석인하학원 이사장
좋은 상품 늘리고 적극 할인나서
블프·광군제처럼 큰 호응 유도
답답한 경제에 숨통 역할 했으면

[현정택의 세상보기] '코세페'를 아시나요

다음달 1일부터 ‘코리아세일페스타(Korea Sale Festa, 이하 코세페)’가 시작된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Black Friday)’와 중국의 ‘광군제(光棍節)’를 본떠 쇼핑붐을 일으키기 위해 만든 코세페는 올해로 다섯 번째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에게 생소하다. 미국처럼 백화점 문을 열기 전날 밤부터 텐트를 치고 기다리는 사람도 없고 점찍은 상품을 먼저 사기 위해 우르르 몰려가다 넘어지거나 진열장을 뒤엎는 광경도 없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크리스마스 시즌 출발점인 추수감사절 주말, 백화점들이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 치열한 할인 경쟁을 벌여 생긴 것이다. 중국의 광군제는 알리바바에서 11월11일 싱글들의 축제를 겸한 상품을 판촉하기 위해 시작한 것으로서 온라인 매출이 중심이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15년 메르스 사태로 위축된 내수를 회복하고자 정부 주최로 행사를 시작했다.

수익을 좇는 민간의 경쟁에서 탄생한 쇼핑 축제와 정부 결정에 민간이 등 떠밀려 참석한 행사의 효과는 큰 차이가 났다. 코세페 기간 중 하루 평균 매출액이 3,000억원에서 4,000억원대로 미국이나 중국의 10분의1에도 미치지 못한다. 소비시장 규모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매우 미흡한 수준이다.

올해는 민간인 코세페 추진위원회에서 행사를 주도하도록 했지만 시작 전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백화점에 할인행사 비용의 50% 이상을 부담하게 하도록 지침을 개정하려고 해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다행히 내년으로 시행을 연기했지만 이 과정에서 백화점의 코세페 준비에 큰 차질을 빚었다.

우여곡절 끝에 출발하는 올해 코세페의 효과를 늘리기 위해서는 대책이 필요하다. 코세페가 소비자들로부터 별로 호응받지 못하는 원인은 인기 상품에 대한 큰 폭의 할인이 없기 때문이다. 한 달 후인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홈페이지에는 TV·컴퓨터 등의 대형 세일 품목이 많이 나와 있는데, 코앞에 다가온 코세페의 품목은 빈약하고 할인 정도도 미미하다. 이는 우리 유통체제가 직영이 아니라 판매수수료에 기반을 둔 특징 때문인데, 제조업체 특히 수요가 많은 고가 가전제품을 만드는 삼성·LG 등에서 코세페 기간 중 직접이든 간접이든 적극적 할인 판매에 나서야 한다.

올해 코세페는 온라인 판매업체 수가 135개로 지난해에 비해 3배 늘어났다. 중국 광군제 및 미국 블랙프라이데이와 기간도 경합해 사실상 온라인 판매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이베이츠코리아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광군제와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중 10명 중 6명이 50만원 이상 쓰겠다고 대답했다. 수요는 충분하다는 의미다. 좋은 상품을 선정해 큰 폭으로 할인하고 특히 상품의 공급량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 지난해 한 업체는 소비자들이 청와대에 허위광고 조사청원까지 했는데 미끼 상품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한국이 지닌 강점인 한류를 쇼핑 축제에도 활용해야 한다. 지난해 코세페 개최 전날에 엑소·슈퍼주니어 등이 공연했는데 예산 때문인지 올해는 전야제 공연이 없다. 민간 주도 속에서도 한류의 국내외 공연과 코세페를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노력이 필요하며, 나아가 성형 관광 등으로 확산하는 조치를 해야 한다.

쇼핑이 늘어나려면 궁극적으로는 소비자가 호응해야만 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성장률은 위기 이후 최저라고 한다. 그중 민간소비의 기여도는 더 낮아 3·4분기 0%였다. 이참에 옷가지나 벼르던 물건을 장만하거나, 여행을 떠나 전통시장에 들러보기를 권하고 싶다.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매출이 늘어 적자가 흑자로 바뀌는 날이라는 뜻이 있는데, 코리아세일페스타도 답답한 경제에 작은 숨통을 열어주는 말뜻대로의 축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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