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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퇴근길인문학수업 시즌2-연결]르네상스서 AI시대까지...인문학, 결국 사람을 향하다

■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

산업·문화 전반에 스며든 인문정신

내일의 변화로 이어지는 과정 고찰

시즌2 '관계'편 이어 '연결'로 완간

'인문학, 어떻게 삶이 되는가' 주제

리더의 교양 등 12개 강의로 구성





‘타인의 시선을 느끼고 욕망하라.’

내가 어떤 것을 갖고 싶을 때 내가 그것을 욕망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타인의 시선과 욕망에 근거하고 있다. 굳이 타인이 욕망하지 않는 대상을 애써 가지려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다. 이것이 명품의 조건이다.

거울에 비친 형상이 내 모습이지만 실상은 진정한 내가 아닌 ‘타인이 보는 나’다. 동화 ‘백설공주’에서 계모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미모를 자랑하지만 늘 거울에게 확인한다. 이 또한 타자를 통해 자신의 아름다움을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된다.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사람은 백설공주입니다”라고 거울이 말하는 순간 자신감 넘치던 계모의 내면이 뒤틀리는 것도 그래서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즌 2 ‘연결’편에 실린 ‘시간이 만든 명품의 비밀’ 중의 일부다. 이 같은 욕망이 명품을 만들고 예술을 낳았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권력자들이 자신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 도시의 미관을 꾸미고 거장의 작품을 소유하기 시작하면서 예술도 발전했다는 것. 예술과 명품은 ‘타인의 욕망’이라는 한 배에서 태어난 형제인 셈이다. 16세기 프랑스의 르네상스형 군주로 평가받는 프랑수아 1세는 이탈리아 전쟁 당시 밀라노에서 만난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프랑스로 초청해 저택을 내주고 아낌없이 후원했다. ‘모나리자’ ‘세례자 성 요한’ ‘암굴의 성모’ 등 다빈치의 걸작들이 루브르 박물관 벽면을 장식하게 된 이유다. 아울러 나를 확인하고 존재를 인정받기 위해 ‘타인의 존재’가 필요해지면서 사회적 관계도 형성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퇴근길 인문학 수업’ 시즌 2가 완간됐다. 지난해 9월 출간된 시즌1(총 3권, 멈춤/전환/전진)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시즌 2(총 2권)로 독자들과 만나게 됐다. 지난 5월 출간된 ‘관계’ 편에 이어 ‘연결’편으로 시즌 2를 갈무리한 것. 12명의 저자가 참가한 옴니버스 형식의 ‘퇴근길 인문학 수업’ 은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문학·역사· 철학 등 인문학의 다양한 주제를 강의 형식으로 구성했다. 하루 30분씩 한 주일에 한 강의를 끝낼 수 있도록 설계해 독자들의 성원이 뜨거웠다. 시즌 2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문학, 어떻게 삶이 되는가’로 인문학이 어렵고 추상적인 학문이 아니라 모든 이의 삶에 필요한 학문이라는 것. ‘연결’이라는 부제에는 오늘의 지식을 내일의 변화로 이어가는 데 필요한 인문학적 교양을 전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

‘연결’편은 ‘인문코드’ ‘리더의 교양’‘시장과 문화’라는 커리큘럼 아래 총 12개의 강의로 구성했다. 특히 산업과 문화 전반에 알게 모르게 녹아든 인문정신과 인문학과의 연결성을 찾아 나간다.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과 기술의 관계를 고민한 ‘인간의 삶과 미래 기술’ 기업의 스토리텔링 활용법을 소개하는 ‘이야기가 어떻게 산업이 되었나’, 디자인과 경제 그리고 마케팅으로 혁신을 유도하는 ‘성공하는 마케팅에 숨은 인문학’에 담아냈다. 또 러시아의 문학이 스토리 산업의 원천으로 작용하는 비밀을 소개하는 ‘러시아 문학의 생명력’, 국가와 기업 경영에 세종의 통치법이 여전히 통하는 이유를 담은 ‘세종의 원칙’ 21세기 영화계를 빛낸 감독의 작품 세계를 ‘다섯 명의 영화감독, 다섯 개의 세계’로 풀어냈다. 중국을 주제로 한 원고도 실었다. ‘인물로 이해하는 춘추전국 시대’ ‘키워드로 보는 중국 비즈니스 문화’, 그리고 동양의학의 과학적 발전과정을 ‘명의열전’에 담았다. 미술 관련 주제로는 미술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알고 보면 재미있는 미술시장’, ‘르네상스 미술의 한 장면’ 등이 있다.

철학자, 경제학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문학자, 심리학자, 연극연출가, 인류학자, 한의사, 갤러리스트, 미술사학자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해 인문학과 삶의 고민을 풀어낸 ‘퇴근길인문학수업’ 시즌 2는 인문학이란 결국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한다./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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