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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정치]우리는 '베네수엘라行 특급열차'를 탔을까

한국당 "베네수엘라·독재行 열차탔다" 경고
전문가들 "실제 독재와 달라..독재보다는 독선"
일각선 "독선 심해지면 독재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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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행 급행열차를 탔다. 문재인 정권의 정책이나 정치가 ‘차베스·마두로’ 정권과 소름 끼칠 정도로 유사하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20일 당 정책위원회가 정책투쟁 차원에서 준비한 베네수엘라 리포트 발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베네수엘라 리포트를 총괄한 정용기 정책위의장 역시 “문화적 배경·역사 그 모든 것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이 정권이 베네수엘라 케이스를 철저하게 스터디하고 우리 정치에 적용하고 접목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베네수엘라로 가는 패스트트랙에서 빨리 내리지 않으면 정말 큰일난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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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현 베네수엘라 대통령./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는 베네수엘라행 열차가 독재행 열차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대한민국은 신독재국가로 간다는 말씀을 드렸다”며 “베네수엘라로 가는 것이 신독재 국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규정한 3대 악법(선거법 개정·공수처 설치·검경수사권 조정)을 어떻게 잘 막아내느냐가 앞으로 제도로서 완성된 베네수엘라행 특급열차를 막을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국당의 경고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20년 집권론’ 혹은 지난 2월의 ‘100년 발언’으로 불거진 ‘100년 집권론’ 등과도 맞닿아 있다. 지난 4월 국회 패스트트랙 사태 직전에도 ‘국회 의석 260석 발언’으로 빈축을 샀던 이 대표는 최근 창당 64주년 기념식에서도 “저희가 국민의정부·참여정부 10년을 했지만 정권을 뺏기고 나서 우리가 만들었던 정책과 노선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보고 정권을 뺏기면 절대 안 되겠다고 새삼 각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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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당 64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하는 이해찬./연합뉴스

◇한국당 ‘베네수엘라·독재行 열차’ 근거는

한국당이 베네수엘라행 혹은 독재행 특급열차를 거론하는 근거는 정부가 △사법권력 장악 △입법권력 장악 △언론 장악 △현금살포 포퓰리즘 등을 시도한다는 것이다. 베네수엘라 리포트 위원회가 제시한 몇 가지 예에 따르면 차베스 정부는 총 20명인 사법부 6개분과의 정원을 32명으로 늘려 자기 사람으로 심고, 6인의 사법위원회를 통해 임시 기간제 판사 지명·해고함으로써 하급법원을 장악했다.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이 전체 판사 중 20%를 차지함에도 대법관 14명 중 5명, 헌법재판관 9명 중 5명이 두 연구회 출신일 만큼 주류세력으로 급부상한 우리나라의 경우와 닮았다는 것이다.

[뒷북정치]우리는 '베네수엘라行 특급열차'를 탔을까
청와대 전경./연합뉴스

또한 선관위를 헌법기관으로 격상하고 자기 사람을 심은 차베스 정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뒤 꼭두각시 정당을 다수 만들어 의회를 장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에 문재인 후보 캠프 출신의 조해주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도 거치지 않고 임명되는 점이나 여당이 다수논리로 선거법개정안을 합의 없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는 점과 닮았다고 위원회는 설명한다.

아울러 차베스 정부는 2002년 일어난 쿠데타를 보수언론의 반동행위로 규정하고 2004년 ‘라디오와 TV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법률(RESORTE)’ 통과시켰다. 이어 차베스 정부는 ‘정부 비판은 국가에의 음모’ 등 법의 모호한 정의를 이용해 광범위한 규제를 적용하고 공영방송을 장악하는 등 언론사 길들이기에 들어갔다고 위원회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우리나라의 경우로 KBS·MBC 등 공영·준공영 방송사가 좌파인사 중심으로 돌아가고 보수언론에 대한 검찰수사가 진행되는 점 등을 꼽았다. 한국당은 방송통신위원장에 이효성 위원장이 돌연 사퇴하고 ‘좌편향 논란’의 한상혁 위원장이 대신 임명된 것도 언론장악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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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베네수엘라 리포트위원회 활동 보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전문가들 “독재보다는 독선..” “독선 심해지면 독재되기도”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한국이 베네수엘라행·독재행 열차를 탔다는 주장에 조심스러운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독재행 특급열차’에 대해 “독재를 실제 경험한 사람들 입장에선 아니다”라며 “시민 의식이 높아져 독재 정권에 편승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이 교수는 “야권성향 중도성향 유권자가 정부·여당에 대해 선거에서 경제가 안 좋다는 것을 바탕으로 정권을 바꿀 수도 있고, 그럼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베네수엘라와 비교하기엔 각종 지표가 나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제가 볼 때는 정부가 독재보다는 독선에 빠진 것 같다”며 “독선과 독재는 다르다”고 했다. 신 교수는 “조국 임명 같은 것들이 전형적 사례”라면서도 “포퓰리즘은 스페인의 포퓰리즘이나 아르헨티나의 페로니즘 등 다양한 양태가 있어서 획일적으로 비교하긴 어렵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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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마두로 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지지하는 친정부 시위대가 지난 5월 1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카라카스=AP연합뉴스

조금 다른 시각도 있었다. 이진곤 경희대 전 정치외교학과 객원교수는 “문재인 정권이 권위주의적인 정권 같다”며 “권위주의적인 건 독재와 맞닿아 있는데 종전만 하더라도 문재인 정부가 표방하는 건 국민 내세우는 것”이라며 “독선이 심해졌고 물러설 여지가 없게 됐다”고 했다. 그는 “포퓰리즘에서는 정부의 힘이 더 커져야 한다”며 “모든 게 중앙 집권화 돼야 하는 것이고 정부의 힘을 강화하고 강제동원해 국민에게 무엇을 줘야 하니 독재 성격이 농후해졌다”고 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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