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향해 비상경제권법 발동까지 거론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해 중국의 진정성을 확인했다며 협상을 다시 시작한다고 밝혔다. 최근 대중국과 감세정책을 두고 매일 말을 바꾸며 갈지자 걸음을 보였던 트럼프 대통령이 벼랑 끝에서 말머리를 돌린 셈이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양자회담 전 기자들에게 “중국 관리들이 전날 밤 미국 측에 전화를 걸어 협상테이블로 돌아가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조만간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중국과 매우 진지하게 대화를 시작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이 협상을 정말로 원하는 것을 보기는 처음”이라며 “매우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뒤이어 개최된 G7 정상회의 폐막 기자회견에서도 “나는 그들(중국)이 몹시 합의하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측 협상 대표인 류허) 부총리가 합의가 이뤄지길 보고 싶다고 말했다”고 재차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것이 차분한 상황에서 이뤄지길 원한다. 그는 차분한이란 단어를 썼는데 나도 동의한다”며 “나는 중국이 최근 몇 달 간 매우 큰 타격을 받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을 ‘적(enemy)’으로 표현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멋진 사람”이라고 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문제에 대해 당장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금 시점은 아니다”라며 “그것(추가 관세)은 내가 원한다면 나중에 할 수 있는 뭔가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들여다보고 있지 않다”고 했다. 미국은 지난 5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일본과 유럽연합(EU)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와 부품 관세를 25%로 인상할지를 결정할 예정이었지만 결정 시기를 11월로 6개월 연기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한 추가 관세 역시 무역 협상의 진전 여부에 따라 부과하지 않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일본과 큰 합의를 했고, EU와도 합의에 매우 근접해 있다. 그들은 자동차에 세금 부과를 원하지 않는다”며 “메르세데스 벤츠, BMW는 20%나 25%의 세금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EU와 그런 경로(자동차 관세 부과)를 갈 필요 없이 합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경로를 가야할지도 모르고 그러지 않을지도 모른다”며 “우리는 오랫동안 연간 1,800억달러를 잃어 왔다. 돼지저금통에서 얼마나 많은 돈을 꺼낼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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