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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 공주는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경혜공주 시선으로 그려낸 계유정난

■정원찬 지음, 월인 펴냄

  • 연승 기자
  • 2019-08-23 17:28:27
  • 문화
[책꽂이 - 공주는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경혜공주 시선으로 그려낸 계유정난

“내가 왕이 될 상인가?” 영화 ‘관상’의 명대사로, 왕의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수양대군(이정재 분)의 욕망과 의지가 담겼다. 수양대군이 어린 조카 단종을 없애고 왕이 되는 사건인 계유정난은 ‘관상’뿐만 아니라 드라마와 이광수의 ‘단종애사’, 김동인의 ‘대수양’ 등 많은 문학작품의 소재가 됐다. 그만큼 권력의 속성과 권력을 좇는 인간의 들끓는 욕망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역사 속 드라마’이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 ‘공주는 소리 내어 울지 않았다’ 역시 계유정난을 모티브로 했다. 그러나 ‘단종애사’와 ‘대수양’과 달리 계유정난에 얽힌 가장 중요한 인물이 아닌 중간적 인물인 경혜공주의 시선으로 그려냈다. 경혜공주는 계유정난으로 인해 왕족에서 노비로 추락한 비운의 인물이다. 여섯 살에 동생 단종이 태어난 다음 날 어머니를 잃었고 안평대군에게 그림을 배우며 자랐다. 세종의 막내인 영응대군 부인의 친정 동생인 정종(영양위)과 결혼하지만 신혼의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아버지 문종이 39세에 세상을 떠나고 어린 동생인 단종이 즉위하자 수양대군은 종친의 어른이라는 명분으로 권력의 전면에 나서고 김종서와 맞선다. 경혜공주는 문종을 따랐던 금성대군과 손잡고 수양대군에 맞서지만, 결국 귀양을 가고 이후 단종도 사사된다. 남편 영양위 역시 능지처참 당하자 경혜공주는 어린 아들 미수와 둘째를 가진 채로 순천의 관노로 쫓겨간다. 공주를 학대한다는 소문이 돌자 세조(수양대군)는 공주를 도성으로 불러들인다. 죽음을 앞둔 세조는 ‘내가 너무 미안했다’며 공주에게 마지막 말을 남겼다. 경혜공주는 이후 자식을 지키기 위해 비구니가 돼 속세를 떠난다. 세조의 마지막과 경혜공주의 속세를 떠나는 선택에서 인생무상이 느껴진다. 그토록 인륜을 저버리면서까지 권력을 탐한 자 역시 죽음을 앞둔 시점에서는 모든 게 회한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소설은 300쪽이 넘는 상당한 분량이지만 널리 알려진 소재에 속도감 있는 전개와 생생한 문체로 인해 단숨에 읽힌다. 1만4,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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