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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급 위반’ 엄단, 한진·효성·대보건설 원청 갑질에 법원 "18억 배상" 거액 선고

삼평토건, 18억원 공사대금·손해배상청구소송 승소
착공지연으로 인한 손해, 원청이 책임
공사 도중 자재 변경으로 증가한 비용
법원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해당 금액 보전해줘야"

  • 백주연 기자
  • 2019-08-08 11:59:16
  • 사회일반
‘하도급 위반’ 엄단, 한진·효성·대보건설 원청 갑질에 법원 '18억 배상' 거액 선고

건설업계에 관행처럼 굳어진 원청업체의 단가 낮추기와 하청업체로 손해 떠넘기기 등에 대해 법원이 이례적으로 원청업체의 배상책임을 무겁게 인정했다. 하청업체가 계약서에 서명을 했더라도 원청업체로부터 공사를 따내야 하는 입장이라 어쩔 수 없이 동의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하도급법을 적극 인용한 판결로 법원이 원청 갑질에 단호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7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제27민사부(임정엽 부장판사)는 삼평토건이 대보건설·한진중공업(097230)·효성(004800)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및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피고들이 총 1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대보건설 등은 지난 2014년 국군재정관리단으로부터 평택 주한미군기지 이전 관련 신축공사를 수주했고 이 중 가설·철근콘크리트 공사 등을 삼평토건에 맡겼다. 하지만 지하층 방수공사 등이 지연되면서 착공이 늦어졌고 삼평토건은 결국 이듬해에 자금부족으로 공사를 중단했다. 이로 인해 대보건설 등이 하도급계약을 해지하자 삼평토건은 원청업체 측에 공사중단 귀책사유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먼저 삼평토건은 계약서상 토공사(땅 고르기·잔토 처분 등)를 2014년 3월에 시작하기로 했으나 원청업체 측의 귀책사유로 착공이 지연돼 실제 공사가 같은 해 6월에 시작됐으므로 착공준비를 위해 투입한 돈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대보 등은 해당 계약이 가계약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법원은 삼평토건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계약서에 추후 본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내용이 없으므로 가계약이라고 할 수 없다”며 “착공 지연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이 대보 등 원청업체에 있다”고 판단했다. 또 “하도급계약 중 하청업체에 귀책사유가 없는 공사기간 연장 시 하청업체가 계약금액 조정을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지 않은 것은 하도급법 제3조가 규정하는 부당한 특약”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재판부는 대보 등에 “공사 도중 자재 변경으로 인해 증가한 공사비를 삼평토건에 모두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당시 자재가 바뀌자 대보 등은 삼평토건과 변경계약을 체결하면서 새로 투입하게 된 자재의 단가를 1만7,000원에서 8,800원으로 감액했다.

하도급법 제4조는 정당한 사유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단가를 인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하는 행위를 원도급자의 부당한 행위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증가한 공사비용을 삼평토건이 보전받아야 함에도 대보 등은 이러한 고려 없이 자재 단가를 인하했으므로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행위에 해당돼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삼평토건이 계약 당시 자재 단가 인하 요구를 수용하고 이의 없이 계약서를 체결했기 때문에 공사대금의 세 배를 물어주게 돼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는 적용되지 않았다. 대형로펌 소속의 한 변호사는 “계약 내용이 부당하다고 해도 계약서에 이미 명시돼 있고 서로 동의하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하청업체가 원청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배상받는 일은 그동안 거의 없었다”며 “특히 건설업계에서 자주 벌어지는 사안인데다가 배상액도 커서 이번 판례가 앞으로 자주 인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주연기자 nic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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