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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추경효과 극대화하려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효율적 운영으로 재정낭비 줄이고
실업수당보단 일자리 창출에 써야
日 수출규제 충격 완화에도 배분을

  • 2019-08-04 17:27:02
  • 사외칼럼
[시론] 추경효과 극대화하려면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제출한 지 100일 만인 2일 5조8,300억원 규모의 추경이 국회를 통과했다. 일본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 외부 충격으로 경기의 경착륙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비록 늦었지만 추경이 통과된 것은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추경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와 함께 이뤄져 확대통화 및 재정정책의 공조로 경기 경착륙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추경이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보완해야 할 정책과제 또한 많다. 먼저 추경을 효율적으로 운용해 재정의 낭비를 줄여야 한다. 추경의 경기부양 효과는 사용할 수 있는 기간과 연관이 있다. 3개월 이상 지체된 추경으로 올해 연말까지 예산을 쓸 수 있는 기간은 이제 5개월도 남지 않았다. 짧은 기간에 급하게 예산을 사용하다 보면 불필요한 곳에 낭비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또한 복지예산이나 실업수당의 경우 과도하게 신청되면서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는 경우가 과거에도 많았다. 재정지출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 재정적자와 국가부채가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대외적으로 국가신뢰도가 하락할 수 있다. 비록 짧은 집행기간이지만 정책당국은 재정운용의 효율성을 높여 재정적자를 줄이면서 동시에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다음으로 실업수당보다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노약자나 병약자에게 복지지출을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일할 수 있는 사람에게는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복지다. 일시적으로 실업상태에 있는 노동자에게 필요한 실업수당은 예산에 반영돼야 하나 과도하게 실업수당 예산을 늘릴 경우 도덕적 해이가 늘어나 실업률은 더 늘어나고 성장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 따라서 실업수당보다는 필요한 사회 인프라 투자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도덕적 해이를 줄이면서 실업률도 낮출 수 있어 추경의 목적에 부합된다. 우리는 아직도 교통·육아·유통 등 많은 사회 인프라가 필요하다. 정책당국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불필요한 선심성 인프라에 예산을 투입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며 대신 수요가 많은 도시지역 인프라에 투자해 일자리를 늘리면서 경기부양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일본 수출규제의 충격을 완화하는 데 사용해야 한다. 일본의 수출규제가 확대될수록 산업생산과 수출 등 실물경제는 물론 금융 및 외환시장에 이르기까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커질까 우려된다. 정책당국은 단기적으로는 피해기업을 지원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소재와 부품의 기술력을 높이는 데에 추경을 사용해 일본 수출규제의 충격을 최소화해야 한다. 과거와 달리 수출규제가 무역정책 수단으로 사용되는 지금은 과학기술력 향상을 위한 재정지원을 늘려서 앞으로의 대외 충격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미 이 분야 예산으로 2,732억원을 책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필요할 경우 목적예비비 1조8,000억원을 추가로 사용해 일본 수출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한국 경제는 저성장의 함정으로 빠져들고 있다. 중국의 추격으로 산업경쟁력이 낮아지고 있으며 근로시간 단축으로 조기퇴근이 늘어나면서 소비할 시간, 즉 경제활동 시간이 감소하면서 내수 또한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일본 수출규제로 성장률의 급격한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자본시장이 개방되고 국제통화를 가지지 않은 신흥시장국에서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갑작스러운 성장률의 하락이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기업실적이 악화되고 신용평가가 낮아지면서 자본유출로 금융위기나 외환위기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추경이 국회를 통과한 지금 정책당국은 추경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재정지출의 효율적인 운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일본 수출규제에 대응해 경기 경착륙을 막기 위해 거시적으로는 확대통화 및 재정정책의 공조를 공고히 하고 미시적으로는 조세감면과 투자의욕을 높이는 친기업정책으로 기업투자를 늘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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