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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와튼스쿨





‘자기의 지혜를 숨기지 못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다.’ 미국 필라델피아에 있는 사립대학인 펜실베이니아대를 설립한 벤저민 프랭클린이 남긴 격언이다. 이 말은 펜실베이니아대 캠퍼스 바닥에 조각돼 있다. 1740년에 개교한 펜실베이니아대는 흔히 ‘유펜(UPenn)’으로 불리는데 미국 동부 8개 명문 사립대학인 아이비리그에 속한다. 윤리적 삶을 강조하는 이 대학은 일찍이 ‘도덕성이 배제된 법은 쓸모없다’는 교훈을 정했다.

유펜에서 가장 유명한 단과대는 ‘와튼스쿨’로 불리는 경영대학이다. 와튼스쿨은 1881년 필라델피아 사업가인 조지프 와튼의 기부로 설립됐다. 미국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세계 MBA 순위에서 와튼스쿨은 1994년부터 약 10년 동안 1위를 차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평가에서도 9년 연속 선두를 기록했다.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과 영국 유통업체 테스코의 테리 리이히 전 회장도 와튼스쿨을 거쳤다. 국내에서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장하성 주중국대사 등이 이 대학을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부녀도 이 대학을 졸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 포덤대 경영학과를 2년간 다닌 뒤 와튼스쿨로 편입해 경제학을 전공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딸 이방카도 조지타운대에서 와튼스쿨로 편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학벌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는 와튼스쿨을 “들어가기 가장 어려운, 세계 최고 대학”이라고 선전했고 와튼스쿨 입학에 대해 “슈퍼 천재적인 일”이라고 자랑했다.

그러나 미국의 유력 신문인 워싱턴포스트는 8일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을 반박하는 기사를 실었다. 1966년 와튼스쿨 편입 당시 트럼프 대통령을 면접한 펜실베이니아대 입학사정관 제임스 놀런(81)의 기억은 트럼프의 주장과 크게 달랐다는 것이다. 놀런은 “트럼프가 편입한 1966년 당시는 입학이 매우 어렵지는 않았다”며 “분명한 것은 내가 천재 앞에 앉아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WP는 트럼프의 ‘와튼스쿨 우등 졸업’ 주장에 대해서는 “그는 졸업생 366명 중 상위 56명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의 학벌 자랑을 들으면 ‘지혜를 숨기라’는 유펜 설립자 프랭클린의 말과는 거리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잘 실천하는 것이 잘 말하는 것보다 낫다’는 프랭클린의 말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김광덕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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