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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살롱]‘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패러디?…기업·방송사에 비난여론 봇물

무신사 ‘탁 치니 억 하고 말라’ 광고 논란…불매운동 벌어지기도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수 차례 사용돼 논란

“고인 비하” VS “당시 경찰관 희화화한 것”…네티즌 공방

비디오 머그 페이스북 페이지 캡쳐.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패러디해 광고한 기업과 개그 소재로 이용한 방송사가 최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러한 패러디에 대해 네티즌들 간에도 갑론을박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일 국내 최대 온라인 편집샵 ‘무신사’는 페이크삭스(덧신) 제품 홍보 게시물에 ‘속건성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를 사용했다. 제품이 빨래 후 빨리 마른다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문구였으나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은 1987년 전두환 정권 당시 민주화 추징위원회 사건과 관련해 박종철을 고문하다 사망에 이르게 한 사건이다. 당시 사건 은폐에 실패하자 경찰은 “책상을 탁하고 치자 박종철이 억 하는 소리를 내며 쓰러져 죽었다”는 해명을 내놓아 6월 항쟁에 불을 댕겼다.

이에 무신사는 3일 해당 게시물을 삭제 조치하고 사과문을 게재했다. 무신사는 “근현대사적 불행한 사건 관련 역사의식이 결여된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등록 이후 본문 내용이 부적절하다는 사실 파악 후 선 삭제 조치를 취했다”고 사과의 뜻을 밝혔다. 사과문 게재 이후에도 비난 여론이 가라앉지 않자 무신사는 추가 사과문도 게재했다. 무신사는 “단순 사과에 그치지 않고 확실한 재발 방지와 진정성 있는 사과를 위해 후속 조치를 하겠다”며 “해당 콘텐츠 담당자, 편집 책임자, 무신사 전 직원 대상으로 근현대사 민주화운동 관련 역사 교육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사)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에 소정의 후원금을 전달해 조금이나마 저희의 잘못을 사과하는 마음이 전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된 무신사 광고. 현재 해당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무신사 인스타그램


사과문 게재에도 논란이 가시지 않자 무신사 측에서 추가적으로 게재한 사과문./무신사 인스타그램


박종철 고문치사사건과 관련한 패러디는 무신사 만 한 것이 아니다. 지난 1일 SBS의 SNS 채널 ‘비디오 머그’는 이번 판문점 회동 당시 남·북 경호원의 인사 장면 영상을 공개하며 ‘턱! 치니 옭! 하고 손잡다?…경호원들의 비정상만남(?)’이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이에 네티즌들은 불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해당 영상에는 비난 댓글이 쇄도했으며 최근 SBS 예능 ‘런닝맨’에서 비슷한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 된 점을 언급하며 코멘트 수정을 요구하는 의견도 빗발쳤다. 앞서 SBS 인기 예능 ‘런닝맨’은 지난달 2일 방송 당시 ‘탁 찍으니 엌! 사레들림’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가 비판이 쏟아져 사과했다.



이에 비디오 머그는 “자막을 단 제작진은 그런 역사적인 현실로부터 표현을 차용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분명 오해를 살 수 있는 표현이라고 내부적으로 판단했고 댓글에서 같은 내용의 지적도 나와서 영상을 올린 지 약 한 시간 뒤에 수정 조처를 했다”고 밝혔다. 현재 비디오 머그는 문제가 된 코멘트를 ‘판문점 역사적 만남의 순간…역사에는 남지 않을 경호원들의 작은 만남’으로 수정한 상태다.

잇따른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에 대한 패러디에 다수의 네티즌들은 “고인 비하”라며 공분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무신사 사건에 대해 “역사를 모르면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이라며 “할 게 있고 안 할 게 있다”고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박종철 사건을 모를 수 있느냐”며 “역사적 사실을 인지한 채로 비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직원에 대한 중징계 없는 교육과 소정의 후원금은 진정성 없는 사과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끊이지 않는 패러디를 두고 “역사의식이 그만큼 결여된 것에 대해 화나기보다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패러디에 대해 “고인 비하가 아닌 당시 경찰을 비하한 것 아니냐”는 반박도 나온다. 한 네티즌은 비디오 머그 영상 논란을 지적하는 게시글에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는 말은 담당 경찰이 한 말이고 당시 경찰의 무능함을 조롱하기 위해 지금까지 흔히 사용하던 표현 아니냐”며 “이러한 희화화를 고(故) 박종철 씨를 모욕하는 걸로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댓글에는 “의도가 잘못 전달된 것 아니냐”는 공감 여론이 형성되기도 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대한 무신사 측의 연이은 사과에도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무신사 불매 운동’을 촉구하는 게시글이 활발하게 게재되고 있다. 해당 글 작성자는 “국내에서 누구나 아는 편집샵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광고를 만들어야 했다”며 “불매 운동을 통해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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