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특정기업 인력 양성소 안돼"...서울대 반도체학과 무산

공과外 다른 전공 교수들 반대

개정안 학사위에 올리지도 못해

학과 신설 대신 과목만 만들 듯

정부 비메모리 전문가 육성 차질





서울대가 정부와 삼성전자 등과 협력해 반도체 전문가를 양성하는 계약학과를 설립하지 않기로 했다. 특정 기업을 위해 학과를 만드는 것이 서울대의 교육 이념에 맞지 않다는 교수들의 반대 때문이다. 이에 따라 부족한 반도체 전문인력을 양성해 산업 성장을 꾀하려던 정부 구상도 틀어지게 됐다.

25일 서울대 관계자는 “학사위원회 통과가 불투명해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대가 특정 학과를 신설하려면 대학본부 학사위원회에서 학칙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하는데 교수들의 사전 협의 결과 통과 가능성이 낮아 개정안 자체를 올리지 않기로 했다. 계약학과란 기업이 학생들에게 장학금과 학과 운영비를 지원하고 졸업생을 100% 채용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는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이 ‘시스템 반도체 비전과 전략’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전문 인력 양성을 중점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정부의 계획 발표 이후 연세대는 삼성전자, 고려대는 SK하이닉스와 각각 손잡고 2021학년도부터 반도체 계약학과 신입생을 모집하기로 했다. 이에 서울대도 공과대학을 중심으로 기업 협력을 받아 반도체 계약학과를 설립하기 위한 논의를 이어갔지만 결국 무산됐다.



서울대 공대는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에 긍정적이었지만 인문계열 등 다른 단과대의 반대가 주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반도체는 물론 다른 학부 과정에서도 계약학과를 만든 적이 없기 때문에 기업의 지원을 받는 계약학과를 만들기 위해서는 전체 교수들이 참여하는 학사위원회에서 학칙을 개정해야 한다. 서울대에 따르면 공대 학사위원회와 교수회의에서는 반도체 계약학과 설립안이 긍정적으로 논의됐지만 이후 거쳐야 하는 전체 대학본부 학사위원회에 참가하는 타전공 교수들의 반대가 있었다.

서울대 관계자는 “공대를 제외한 다른 전공 교수들이 특정 기업을 위해 교내에 새로운 전공을 만다는 것이 대한 반대가 컸다”며 “학사위원회를 거치지 못하면 최종 이사회 승인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결국 서울대 공대는 학과 신설 대신 단과대 내에 반도체 관련 과목을 새로 만드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다만 이 경우 기업의 지원을 받는 계약학과 형식이 아니어서 반도체 전문가 양성에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가 반도체 계약학과를 무산키로 하면서 KAIST 등 다른 대학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 정부가 지난 4월 반도체 육성 정책을 발표할 때 KAIST는 서울대와 함께 가장 먼저 요청 받았지만 참여를 반려했기 때문이다. 당시 KAIST는 정부와 기업들의 반도체 학과 설립 취지는 이해하지만 학생들을 전공 없이 선발하는 기존 입학정책과 배치돼 설립이 힘들다는 의견을 밝혔다. KAIST가 연구중심 대학으로 학부생 인원이 연 700명 정도에 그치는 점도 계약학과를 신설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