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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경제소사] 1898년 최초 단독 세계일주항해

조슈아 슬로컴 '나이는 숫자일 뿐'

조슈아 슬로컴




1898년 6월28일 새벽1시, 미국 로드아일랜드 뉴포트. 요트 한 척이 어둠에 싸인 항구로 들어왔다. 배의 이름은 ‘스프레이(Spray)’. 선주 조슈아 슬로컴(Joshua Slocum·사진)은 12.71톤에 길이 11.2m에 불과한 이 배를 타고 홀로 지구 한 바퀴를 돌았다. 3년 2개월 2일 동안 7만4,029㎞가 넘는 바다를 건넌 최초의 단독 세계 일주 항해. 50세를 넘긴 나이에 도전에 나서 인류 최초의 대기록을 세운 슬로컴의 귀환은 신문에 크게 오르지 않았다. 지면이 두 달 전 터진 미국·스페인 전쟁 뉴스로 도배됐던 탓이다.

슬로컴은 스스로 업적을 빛냈다. 귀항 2년 뒤 항해기를 책(Sailing Alone Around the World·홀로 세계를 일주하기)으로 발간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고 돈도 벌었다. 마젤란 함대가 세계 일주 항해의 테이프를 끊은 1522년 이후 356년 만에 최초의 단독 항해 기록을 세운 그는 불운에 맞서 운명을 개척하는 평생을 살았다. 1844년 미국에 인접한 영국령 노바스코샤주에서 11남매의 다섯째로 태어나 가세가 기운 14세부터 어선에 올랐다. 영민한 소년은 바로 부항해사 자리를 얻고 어선과 화물선을 타고 세계의 바다를 누볐다.



슬로컴은 결혼 뒤에도 아내와 어린 아이들을 태우고 바다에서 지냈다. 작은 배를 몇 번씩 사들여 직접 운영하며 짭짤한 수익도 얻었지만 한 번의 파손으로 생활이 어려워진 그는 나이 50세를 넘기며 단안을 내렸다. 더 늦기 전에 도전하기로. 친구의 권유로 작은 굴잡이 어선을 매입해 스스로 원양항해용으로 개조, 스프레이라고 명명한 요트를 타고 1895년 4월 출항해 결국은 꿈을 이뤘다. 육분의와 구형 해상시계에만 의존해 해적과 풍랑, 무풍지대의 위험을 극복하고 이룬 성과다. 무기항 단독 세계 일주가 대세인 요즘과 달리 슬로컴은 수십 곳을 들렀다. 두 달 이상 묶었던 기항지도 있다.

슬로컴은 영원한 바다의 사나이로 남았다. 1909년(65세) 겨울, 아마존을 탐사한다며 미국을 떠난 뒤 영원히 돌아오지 않았다. 무기항 단독 세계 일주 항해의 꿈은 1967년 영국인 프랜시스 치체스터가 세웠다. 226일 만에 홀로 지구를 돈 공로로 기사 작위까지 받았던 그의 나이가 만 65세. 두 가지가 궁금하다.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은 나라일수록 소득이 높은 것은 원인일까, 결과일까. 3년이 넘는 항해 끝에 돌아온 슬로컴은 친지들에게 열 살쯤 젊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도전은 회춘의 명약일까.
/권홍우선임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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