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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화의 4차산업혁명] 혁신은 창조적 파괴다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136>혁신성장과 기업가정신
혁신, 위험 하지만 성장의 본질
새로운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도전하는 기업가정신과 분리 못해

  • 2019-06-05 17:18:25
  • 사외칼럼
[이민화의 4차산업혁명] 혁신은 창조적 파괴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

대한민국의 성장은 이제 혁신에 달려 있다. 한강의 기적 시대에 유효했던 요소와 자본에 의지한 성장은 한계에 도달했다. 모두가 혁신성장을 부르짖으나 대부분은 혁신성장의 의미를 잘 모르고 있다. 구호와 흉내 내는 ‘척’하는 혁신은 진정한 혁신을 저해한다. 규제 개혁하는 척이 아니라 진실한 규제 개혁을 위해 혁신의 의미부터 되짚어보자.

혁신의 본질은 조지프 슘페터의 말대로 ‘창조적 파괴’다. 기존의 저(低)부가가치 일자리를 파괴하고 새로운 고(高)부가가치 일자리를 만드는 과정이다. 농업의 일자리를 파괴해 제조업을 만들고 단순 제조업을 파괴해 지식 서비스업을 만들면서 사회가 발전했다는 것이 산업혁명 250년 역사의 교훈이다. 파괴를 두려워하면 혁신은 사라진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실업률 증가는 일자리 보호 규제와 정비례했다. 하르츠 개혁으로 노동 시장의 유연화를 달성한 독일보다 프랑스가 실업률이 높았고 프랑스보다 경직화된 일자리 보호 국가인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직격탄을 맞았다. 일자리를 보호하면 실업률이 증가한다는 일자리 패러독스가 창조적 파괴의 의미를 대변한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경직화된 노동 보호는 지난 20여년간 한국에 새로운 자동차 공장이 만들어지지 않는 결과를 초래해 국내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았다.

기술혁신과 시장혁신이라는 혁신의 두 얼굴을 이해하는 것이 일자리 패러독스 해소의 비밀 코드이자 규제 개혁의 출발점이다. 기술혁신은 생산성 향상을 통해 일자리를 줄이거나 노동시간을 줄인다. 1811년 영국에서 기계 파괴의 러다이트 운동이 등장하고 1961년 타임스가 컴퓨터 도입으로 인한 사무직 일자리 파괴를 경고하고 지금 인공지능(AI)으로 인한 일자리 상실을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산업혁명 250년 역사상 실업률은 거의 변화가 없었고 평균 소득은 100달러에서 1만달러로 증가하고 노동시간은 80시간에서 40시간으로 줄어들고 소득 집중도는 3배 이상 개선됐다. 기술혁신이 일자리를 파괴했으나 알 수 없는 무엇이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사회가 발전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술혁신 과정에서 창출되는 일자리가 파괴되는 일자리를 상쇄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가 만드는 일자리는 파괴되는 일자리보다 적고 반드시 적어야만 의미가 있다. 한편 혁신은 가죽을 벗기는 과정 혹은 팔을 자르는 과정이라고 혁신의 어려움을 은유적으로 강조하나 파괴의 아픔을 능가할 창조의 환희가 있어야 혁신의 존재의미가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파괴를 넘어 창조로 가는 힘의 원천을 찾아봐야 하는 이유일 것이다.

일자리 창조의 비밀이 인간의 욕망에 있다는 것을 전 세계 학자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인간의 미충족 욕망을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새로운 고부가가치 일자리가 등장해왔다는 것을 필자가 산업혁명의 재해석과 최근 미국의 일자리 분석을 통해 입증한 바 있다. 산업혁명은 기계-생존, 전기-안정, 정보-연결을 거쳐 자기표현-지능이라는 기술-욕망의 공진화로 인해 기술이 파괴한 일자리보다 좋은 일자리를 욕망이 창조한 ‘창조적 파괴’ 과정이었다.

인간의 미충족 욕망을 찾아 새로운 사업의 기회로 포착하는 것이 기업가의 역할이다. 기술혁신의 부분적 성공에도 불구하고 기업가정신의 함양에 실패한 구소련 공산 국가들이 몰락한 것은 역사의 당연한 귀결이었다. 혁신의 리더십인 기업가정신을 무시하는 혁신성장은 원초적 오류다. 기업가는 위험하나 일자리를 창출하고 혁신은 위험하나 성장의 본질이다. 혁신과 기업가정신은 손바닥의 앞뒤와 같이 분리할 수 없다.

기술과 시장이라는 혁신의 두 얼굴은 기업가정신을 기술형 기업가정신과 시장형 기업가정신이라는 두 그룹으로 발전시킨다. 기술개발과 기회 포착에 창조적 도전을 하는 기업가정신의 최대 저해 요소는 규제의 장벽과 실패에 대한 과도한 징벌이다. 혁신성장을 위한 규제 개혁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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