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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인터넷은행 혁신 실패한 이유 정말 모르나

2년 전 인터넷은행이 출범할 때 시장이 기대한 것은 기존 금융권의 혁신을 자극해 판을 흔드는 ‘메기효과’였다. 인터넷은행은 스마트폰에서 숫자 몇 개만 누르면 송금되는 편리함을 무기로 단기간에 고객을 끌어모았다. 1호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와 2호인 카카오뱅크 고객은 3월 말 현재 989만명으로 1,000만명 돌파를 눈앞에 뒀다. 기존 은행들은 이런 인터넷은행의 돌풍에 놀라 앞다퉈 모바일뱅킹을 강화했다. 기존 은행들이 비대면계좌 개설이나 공인인증서 폐지 같은 변화에 나선 것이 인터넷은행의 자극 때문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메기효과는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이 만들어낸 혁신은 거기까지였다. 출범 2년이 지난 지금 인터넷은행을 들여다보면 기존 은행과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하기 힘들다. 가장 큰 문제는 인터넷은행이 1,000만명 넘는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을 늘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중금리대출을 늘리려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대출자 신용을 분석해 다양한 대출상품을 내놓아야 한다. 외국은 고객의 통신·온라인쇼핑 이력은 물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까지 분석해 상환능력을 심사한다. 우리는 개인정보보호에 치중해 이런 식의 빅데이터 활용은 꿈도 꾸지 못한다. 규제의 숨통을 터줄 빅데이터 관련 3법은 국회에 발목이 잡혀 있다.

무점포 모바일 영업만 하는 인터넷은행에 대해 기존 은행과 같은 수준의 자본건전성 규제를 하는 것도 문제다. 인터넷은행은 그동안 경영이 안정될 때까지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강도가 낮은 바젤Ⅰ 규제가 적용됐다. 내년부터는 시중은행과 마찬가지로 한층 강화된 바젤Ⅲ 규제가 적용된다. 지난 2년간 인터넷은행이 자본확충의 어려움으로 수시로 대출영업 등을 중지한 것을 생각하면 강화된 건전성 규제를 감당할지 의문이 든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3호 인터넷은행 인가에 나설 예정이지만 이런 환경이라면 인터넷은행이 몇 개 더 나온들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메기를 원하면 규제부터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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