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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칼럼]한미동맹 이대로는 안된다

사드·방위비 놓고 갈등했던 한미
하노이협상 결렬 여파 또 불협화음
美와 관계 악화땐 안보·경제 큰타격
생존 차원서 한미동맹 복원 나서야

[오철수칼럼]한미동맹 이대로는 안된다
오철수 논설실장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양국관계가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북한은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복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미국은 강력 보복을 경고하고 나섰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포기와 경제제재 해제를 맞바꾸는 빅딜을 제안해둔 상태여서 북한의 입장이 정리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냉각기를 거쳐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이나 긍정적인 전망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북한이 지난 수십년 동안 개발한 핵을 쉽게 포기할 것 같지는 않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년 말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감안하면 북 비핵화 협상은 당분간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관건은 북미관계가 우리에게 미칠 영향이다. 그러잖아도 그동안 북핵 해법을 둘러싸고 한미 간 이견이 상당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양국 간 마찰은 더 심해질 수도 있다. 미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어떻게 해서든 대북제재를 완화하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 담판 결렬에도 불구하고 “남북협력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한동안 잠잠하던 한미 불화설이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그동안 한미는 사드 배치를 둘러싸고 파열음을 낸 데 이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두고도 심각한 이견을 노출한 바 있다. 한미가 방위비 협상을 매년 하기로 함에 따라 분담금 갈등은 이제 연례행사가 됐다. 이런 가운데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양국이 해마다 실시하던 합동군사훈련도 비용문제로 종료돼 안보불안을 키우고 있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지 65년간 한미동맹의 틈이 이렇게까지 벌어졌던 적이 있었던가 싶다.

한미 사이에는 또 다른 뇌관이 숨어 있다. 중거리핵전력협정(INF)이다. 미국이 이 협정을 파기한 것은 러시아의 미사일 개발 때문이지만 사실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중국이 협정 당사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사정거리 5,500㎞에 달하는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한 것을 불만스럽게 여기고 있는 미국은 여차하면 한반도에 이 미사일을 배치하려 할 수도 있다. 방어용 무기인 사드 배치와 관련해 홍역을 치렀던 양국이 핵탄두까지 탑재할 수 있는 공격용 무기 배치를 둘러싸고 갈등하면 한미동맹은 돌이킬 수 없는 국면으로 빠져들게 된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을 감안하면 한반도에 이 미사일을 들여오는 것이 필요하지만 사드 배치에도 소극적이었던 우리 정부가 미국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원래 한반도는 미국의 사활적 이해가 걸린 곳이 아니다. 한국전쟁 직전 딘 애치슨 미 국무장관이 한반도를 미국 방위라인에서 제외한 것이나 조지 프로스트 케넌 미국 외교관이 1947년 보고서에서 “미국은 한반도에 관여할 필요가 없다”고 밝힌 것은 전통적으로 미국이 한반도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후 미국은 더 이상 세계의 경찰 역할을 맡고 싶어 하지 않는다. 사드 배치 갈등 때처럼 우리 정부가 미국보다는 중국이나 북한에 더 기울어진 안보정책을 추진한다면 미국이 한반도에서 아예 발을 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미동맹이 깨지면 안보는 물론 경제까지 엄청난 영향이 불가피하다. 안보 측면에서 지금 우리는 북한의 위협을 막아내는 것도 버겁다. 여기에 우리는 중국의 부상에 따른 정세 변화에도 대응해야 한다. 이를 우리 혼자서 감당하기는 어렵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한미동맹이 흔들리면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달러 기적을 이룬 바탕인 자유무역체제에서 우리가 배제될 수도 있다. 가뜩이나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이 생기면 우리 경제는 지탱할 수가 없다. 최근 미국이 철강 등에 고율관세를 부과한 것은 시작에 불과한 것인지도 모른다.

한미동맹은 국가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자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마지막 안전장치다. 이를 막연히 이념이나 감정 차원에서 접근하면 엄청난 위험을 초래한다. 정부는 주변 상황을 냉철하게 보고 진지한 자세로 한미동맹 복원에 나서야 한다. /오철수 논설실장 cso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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