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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영산강 洑 3개 해체 강행]"농사 어떻게 지으란 말이냐…철거 반대 투쟁할 것"

"주민 무시, 일방적 결정은 적폐"

공주 대책위, 환경부 항의 방문

지역 정치권은 "짜맞추기 조사"

"농업용수 방안 내놔라" 요구도

세종보(위 사진부터), 공주보, 백제보 모습.




환경부 4대강조사·평가기획위원회의 금강·영산강 수계 보(洑) 처리 방안에 대해 해당 지자체와 지역민들은 크게 반발했다. 특히 농민들은 “앞으로 농사를 어떻게 지으란 말이냐”며 이번 방안을 강력하게 성토하면서 철거 반대 투쟁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주시 우성면 이장단협의회 총무인 유능진 이장은 “공주보 철거 반대는 우성면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공주 시민의 뜻”이라며 “공주보 철거를 수용할 수 없고 향후 공주보 존치를 위해 강력히 투쟁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 이장은 “공주보가 철거될 경우 인근 지역 농민들은 농사용수 확보가 여의치 않을 뿐 아니라 논이 말라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것”이라며 “정부가 지역 주민의 뜻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보를 철거하는 것은 또 다른 적폐”라고 반발했다.

이·통장협의회를 포함한 공주 지역 300여개 단체로 구성된 대책위는 22일 오후 환경부를 항의 방문해 “공주보 철거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와 관련해 공주시는 겨울 가뭄 지속에 따른 지역 농민들의 농업용수 확보 걱정을 해소하기 위한 명확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 뒤 국가물관리위원회에서 공주보 처리 방안이 확정될 때까지 보별·수계별 민관협의체에 시민의 의견을 적극 개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도 이 같은 제안에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은 “농민과 지역 주민들의 의견은 완전히 배제된 채 4대강사업 반대론자들만이 모여 내린 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짜맞추기식 조사와 편향된 구성으로 이뤄진 4대강 조사평가를 처음부터 다시 실시하고 지역 주민과 농민이 조사평가에 직접 참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부여군 또한 백제보 상시 개방 방침에 따른 농업용수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박정현 부여군수는 “백제보 인근에는 금강물을 농업용수로 의존하는 시설 하우스를 포함한 농경지가 많다”며 “백제보 상시개방에 따른 물 부족 상태가 농업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큰 만큼 농업용수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정부의 대안 마련이 선결돼야 한다”고 우려감을 표명했다.

세종보 철거에 대해 세종시는 위원회가 밝힌 것처럼 세종보를 철거할 경우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계가 복원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으나 금강 수위가 낮아져 신도시 호수공원과 제천·방축천 등에 물을 공급하는 양화취수장 운영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어 보를 철거하더라도 이런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한 뒤에 해체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즉각적인 철거에 반대했다.

영산강 수계에서도 농업용수 부족을 우려하는 지역민들과 보 철거를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환경단체의 입장이 엇갈렸다. 영산강 인근 지역민들은 농업용수 공급 문제나 어업 피해를 우려해 개방이나 철거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죽산보 주변에서 농사를 짓는 김모씨는 “보를 터버리면 가뭄이 왔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걱정”이라며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들어놓은 보의 장단점을 충분히 살피고 내린 결정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들은 보에 수문이 달려 있어 필요할 때 여닫아도 되는데 기껏 지어놓은 것을 부술 필요가 있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나주 황포돛배와 홍어의 거리를 운영하고 있는 승촌보 주변 상인들은 보를 해체할 경우 수위가 낮아져 배를 운항하는 데 어려움이 발생해 매출 감소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반면 환경단체들은 이번 보 처리 방안에 대해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영산강재자연화시민행동 등 전남 지역 환경단체들은 이날 공동 논평을 내고 “죽산보 해체는 4대강사업에 대한 정부 차원의 조처 가운데 가장 진척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연성 회복 측면에서 승촌보 상시개방 결정은 아쉽다. 이미 여러 경위로 긍정적 기능은 없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승촌보도 해체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전충남녹색연합도 성명을 내고 “금강 세종보와 공주보 철거를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후속 절차의 차질 없는 이행을 촉구했다. /세종·공주·나주=박희윤·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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