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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살해죄 신설된 ‘정인이법’ 개정안, 국회 본회의 통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1.02.26 15:45:23‘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한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26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재석 252인, 찬성 246인, 기권 6인으로 가결했다. 여야는 지난달 이른바 ‘정인이법’이라고 불리는 아동학대범죄 처벌 특례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고, 법정형 상향 등을 추가 논의해 이번 개정안에 담았다. 개정안은 아동학대 살해죄를 신설해 아동학대 범죄를 범한 사람이 아동을 살해한 때에는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했다. 또 개정안은 피해 아동에게 변호사가 없는 경우, 검사의 국선변호사 선정을 현행 재량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변경해 피해 아동의 권익 보호를 두텁게 했다. 피해 아동에게 장애가 의심되거나 빈곤 등의 사유로 보조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 등에도 법원의 국선보조인 선정을 재량사항에서 의무사항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국회는 미혼부가 모(母)를 특정하지 않고도 혼외자에 대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한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재석 254인, 찬성 252인, 반대 1인, 기권 1인으로 가결했다. 개정안은 친모가 소재불명이거나 출생신고에 필요한 서류 제출에 협조하지 않는 경우에도 미혼부가 가정법원의 확인을 받아 모를 특정해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
"정인이 학대 몰랐다" 억울함 호소했던 양부의 반성문 "아빠 된 도리 했더라면…"
사회 사회일반 2021.02.26 09:09:38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3차 공판이 다음달 3일로 예정된 가운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양부 안모씨가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안씨는 이날 서울남부지법 재판부에 반성문을 냈다. 반성문 내용을 보면 안씨는 "어린이집 선생님들과 주변에 저희 가정을 아껴 주셨던 분들의 진심어린 걱정들을 왜 그저 편견이나 과도한 관심으로만 치부하고, 아내의 얘기만 듣고 좋게 포장하고 감싸기에만 급급했는지 너무나 후회가 되고 아이에게 뭐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미안하다"고 썼다. 그러면서 안씨는 "저에게는 아이를 구할 수 있는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지만 단 한 번도 그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고도 적었다. 안씨는 특히 정인이 사망 전날을 언급하면서 정인이를 응급실에 데려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는 "사고가 나기 전날 아이의 상태에 대해 예민하게 생각하고 하원을 시키자마자 바로 응급실만 데리고 갔어도 아이에게 어떠한 아픔이 있었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안씨는 "그날 단 하루만이라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아빠가 된 도리를 제대로 했더라면 정인이는 살았을 것"이라면서 "결국 아이의 죽음은 전적으로 제 책임"이라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안씨는 "시간이 가면 갈수록 아이에게 무심하고 잘 해주지 못했던 것들이 반복해서 떠올라 너무나 마음이 괴롭고 미안하다"면서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기만 했던 아이를 지키지 못한 건 전적으로 제 무책임함과 무심함 때문"이라고 자책했다. 더불어 안씨는 "어떠한 처벌도 달게 받겠다"면서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13일 열린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첫 공판에서 검찰은 양모에 대해 살인죄를 적용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검찰은 당시 양부에 대해서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지 않아 안씨는 아동학대방지법 위반(학대 방임·유기) 등의 혐의만 적용된 상태다. 첫 재판에서 양부모 측 변호인은 안씨에 대해 "공소사실로 명시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고 있다"며 "반성하는 마음으로 재판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인이 사건'에 대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후속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정인이 사망 관련, 방임과 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안씨는 방송에서 학대 정황을 알린 지인들을 향해 "그런 얘기를 왜 안 해줬을까"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인이 사망 사건을 다뤄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SBS ‘그알’은 지난해 12월23일 후속 방송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 편에서 정인이에 대한 학대 사실을 몰랐다는 정인이 양부에 초점을 맞췄다. 첫 재판 전 ‘그알’ 제작진을 만난 안씨는 “(상황이) 이렇게 되면 저희 첫째 (아이)는 어떡하느냐”면서 “주변 사람들은 왜 (정인이 학대 정황을) 저한테 그런 얘기를 안 해줬을까. 지금은 다 진술하면서”라고 말했다. 이같은 안씨의 발언은 정인이 학대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자신이 정인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억울함의 표현으로 양모 장모씨의 학대 사실을 인지했거나 가담했을 가능성을 부인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안씨는 아내가 입양을 적극적으로 원했다고도 주장했다. 안씨는 ‘그알’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혼 전부터 아내가 입양 이야기를 하고 적극적이었다. 저희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저는 사실 한두 번 정도 포기하자고 했는데 아내가 끝까지 그래도 우리 (입양 결정)한 거니까 같이 용기 내서 해보자고 용기를 북돋워 줬다”고도 했다. 안씨는 지난달 13일 열린 첫 재판에서 방송 내용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A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후 살인죄로 공소장이 변경된 양모 장씨와 달리 아동유기·방임 혐의만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법정에 출석한 안씨는 “아이에 대한 보호 감독을 소홀히 한 점은 인정한다”면서 “아내가 아이를 자기 방식대로 잘 양육할 거라 믿어서 그런 것이지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씨 측 변호인 역시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씨는 장씨의 폭행 행위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면서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정인이 양모, "입양가정 편견 싫다"며 학대 숨겼다
사회 사회일반 2021.02.21 10:56:12아동 학대로 16개월 입양아 정인양을 숨지게 한 양모 장모씨가 '입양가정에 대한 편견'을 내세워 외부 기관의 개입을 차단하려 한 정황이 밝혀졌다. 입양 사후 관리를 담당하는 입양기관 또한 학대 의심 증거를 발견하고도 소극적 조치로 사실상 정인이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인양이 다니던 어린이집 원장 A씨는 지난 17일 정인양의 양부모 재판에 나와 "지난해 7월부터 정인이가 갑자기 나오지 않았다"며 "양모에게 이유를 묻자 '입양가정에 대한 편견의 시선이 싫어서'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장씨는 '정인이를 차에 5분 정도 두고 큰아이 학원을 데려다줬는데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다'고 했다"며 "입양가정에 선입견을 품은 외부에 아이를 노출하는 게 싫어 어린이집에 등원시키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했다. 앞서 정인양에게서 학대로 의심되는 상처를 여러 차례 목격한 A씨는 아이 상태 확인을 위해 꾸준히 정인양의 등원을 권고했지만, 장씨가 그때마다 이 같은 주장을 되풀이하며 등원시키지 않았다고 밝혔다. 결국 정인양은 몸에 상처가 늘고 심하게 야윈 상태로 약 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돌아왔다. 문제는 양모가 정인이를 숨기는 동안 입양기관은 학대로 충분히 의심할 만한 정황을 확인하고도 양부모 말만 믿고 적극적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같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홀트아동복지회 직원 B씨는 "지난해 7월 아동보호전문기관(아보전)으로부터 정인양에 대한 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말했다. 당시 아보전은 공동 가정방문을 요청했으나 B씨는 "양모 쪽에서 불편해할 것 같다"며 거절했다. 홀로 정인양의 집을 찾은 B씨는 현장에서 학대 흔적을 다수 확인했다. 그는 "당시 정인이의 어깨 쪽이 살짝 내려앉아 있었고 곳곳에 멍과 긁힌 듯한 상처가 있었다"며 "상처에 관해 물으니 양부모는 '자다 생긴 것이고 금방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이후 B씨는 장씨로부터 "정인이가 일주일째 밥을 먹지 않고 있다"는 전화도 받았다. B씨는 법정에서 "보통은 아이가 한 끼만 밥을 먹지 못해도 병원에 데리고 가는 게 부모인데 일주일째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 게 마음이 너무 아팠다"고 말했다. 같은 해 9월 28일 B씨는 아보전으로부터 '정인양의 체중이 크게 줄어 또다시 학대 신고가 들어왔다'는 전달을 받았다. 아이의 상태 파악이 시급했지만, 그는 이번에도 양부모 말을 믿었다. B씨는 "당시 양모가 전화를 받지 않아 양부와 통화했고, 이전보다 더 잘 먹어 컨디션이 좋아졌다고 했다"며 "곧 추석이니 연휴가 끝난 후인 10월 15일에 가정방문을 하기로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정인양은 가정방문 이틀 전인 13일 숨졌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 -
"머리에 멍 든 정인이, 몸은 말랐는데 배만…" 마지막 등원 날 전한 '눈물의 증언'
사회 사회일반 2021.02.18 08:29:42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2차 공판이 17일 열린 가운데 정인이가 입양 초기부터 지속적인 폭행 등 학대를 받아왔다는 법정 증언과 함께 양모가 입양기관의 권고를 무시하고 정인이를 장기간 방치했다는 증언 등이 이어졌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인이 양모 장모씨의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양부 안모씨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참석한 홀트아동복지회 직원인 A씨는 "정인이가 일주일째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장씨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고 말했다. 정인이 입양과 사후 관리를 담당했던 A씨는 입양 후 3개월 정도 지난 지난해 5월26일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정인이에 대한 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차 양부모의 집을 찾았는데 다시 만난 정인이 몸 곳곳에는 멍과 상처들이 가득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면서 A씨는 "부모의 양해를 구하고 아이의 옷을 벗겨 보니 허벅지 안쪽과 배 뒤에 멍 자국이 있었고 귀 안쪽에도 상처들이 보였다"면서 "장씨에게 어쩌다 이런 상처가 생긴 건지 물었지만,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A씨는 지난해 9월 장씨로부터 정인이가 일주일째 밥을 먹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아이가 한 끼만 밥을 못 먹어도 응급실에 데려가는 게 일반적인 부모인데 장씨는 달랐다"고 당시를 떠올린 뒤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하지 않다'는 말을 하면서 일주일 넘게 병원에 가지 않았다"고도 했다. 여기에 덧붙여 A씨는 "빨리 진료를 봐야 한다고 장씨에게 얘기했지만 다른 일정이 있다며 시간을 미뤘다"면서 "결국 양모가 아닌 양부에게 전화해 병원에 데려가달라고 부탁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정인이가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인 B씨 역시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온 2020년 3월부터 신체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B씨는 그러면서 "정인이는 입학할 당시만 해도 쾌활하고 밝은 아이였다"면서 "하지만 입학 이후 정인이의 얼굴과 팔 등에서 멍이나 긁힌 상처 등이 계속 발견됐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다. 또한 B씨는 정인이가 7월 말부터 약 두 달간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않았다면서 "두 달 만에 어린이집에 다시 나온 정인이는 몰라보게 변해있었다"며 "아프리카 기아처럼 야위어 있었고 제대로 설 수 없을 정도로 다리도 심하게 떨었다"고 심각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B씨는 정인이가 숨지기 전날인 지난해 10월12일 정인이의 상태를 언급하면서 "그날 정인이는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면서 "좋아하는 과자나 장난감을 줘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고 했다. B씨는 그러면서 "정인이 머리에는 멍이 든 상처가 있었다"며 "몸은 말랐지만 배만 볼록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튿날 사망한 정인이는 복부에 가해진 넓고 강한 외력에 따른 췌장 파열 등 복부 손상과 이로 인한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앞서 장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만 기소됐지만, 지난달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죄 혐의가 추가됐다. 검찰이 주위적 공소사실로 살인 혐의, 예비적 공소사실로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하는 공소장 변경을 신청했고 재판부도 현장에서 이를 허가했다. 정인이 양부 안씨는 1차 공판에 이어 2차 공판에서도 법원에 신변보호를 요청했다. 한편 이날 재판이 열린 서울남부지법 청사 앞 인도는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로 가득 찼다. 이들은 '살인자 양모 무조건 사형', '우리가 정인이 엄마 아빠다'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정인이 일주일째 밥 안 먹었는데 병원 안 데려가" 법정 증언
사회 사회일반 2021.02.17 20:36:27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의 양모 장 모 씨가 입양기관의 감독과 권고를 무시하고 아이를 장기간 방치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홀트아동복지회 직원인 A 씨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장씨와 양부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이가 일주일째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장씨는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방치했다"고 진술했다. 정인 양의 입양과 사후 관리를 담당했던 A씨는 "입양 당시 양부모들은 입양에 대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고, 첫째 딸과 같은 성별의 여자아이를 원했다"며 "정인이는 피부에 알레르기가 있다는 것 외에는 건강상 이상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A 씨는 정인 양이 입양된 지 3개월이 흐른 지난해 5월 26일 동보호전문기관에 정인양에 대한 학대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고 확인 차 장 씨 부부의 집을 방문했다. 다시 만난 정인 양의 몸 곳곳에는 멍과 상처들이 가득했다고 한다. A 씨는 "부모의 양해를 구하고 아이의 옷을 벗겨 보니 허벅지 안쪽과 배 뒤에 멍 자국이 있었고 귀 안쪽에도 상처들이 보였다"며 "장씨에게 어쩌다 이런 상처가 생긴 건지 물었지만,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학대 신고 관련 첫 방문 후 한 달여가 지난 뒤 A 씨는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정인 양이 쇄골에 실금이 생겨 깁스하고 어린이집을 다닌다는 통지를 받았다. 재차 장씨 부부의 집을 찾은 A씨는 당시 정인양의 어깨 부분이 살짝 꺼진 듯 내려앉아 있었고 피부 곳곳에서 착색이 있었다고 했다. A 씨는 "방문 당시 장씨에게 정인양을 차량에 방치했다는 신고가 있다고 얘기했고, 장씨는 첫째 아이를 데려다주는 동안 1분 정도 아이를 혼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며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차량에 방치된 시간은 30분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A 씨는 또 “작년 9월 18일에 장씨에게 ‘피해자가 일주일째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당시 장씨가 ‘아이를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이를 자식처럼 키우겠다고 입양한 사람이 왜 아이를 ‘불쌍하다’고 표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아이가 음식을 못 먹으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장씨가 ‘그날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고 토요일은 입양 가정 모임이 있다’고 했다”며 “내가 느끼기에는 병원 가기를 주저하고 꺼려하는 것 같았다. 결국 양모가 아닌 양부에게 전화해 병원에 데려가달라고 부탁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A씨는 이어 "양모에게 기관 차원에서 아이를 확인해야 할 것 같다는 문자를 보내고 난 후 장씨의 말투도 바뀌고 연락도 잘 안 되었다"며 "이후 거의 양부를 통해 논의했고, 추석 이후인 10월 15일 가정방문을 하기로 약속을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인양은 등 쪽에 가해진 강한 충격으로 방문 이틀 전인 13일 사망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
"양모, '정인이 밥 안 먹는다'며 격양…병원 꺼리는 듯했다”
사회 사회일반 2021.02.17 15:51:51양부모의 학대 끝에 숨진 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의 양모가 정인 양을 병원에 데려가는 것을 꺼리는 듯 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7일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양모 장모 씨,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를 받는 양부 안 모씨의 두 번째 공판을 열었다. 이날 공판의 두 번째 증인으로는 정인 양의 입양과 사후관리를 담당한 홀트아동복지회 소속 사회복지사 A씨가 출석했다. 앞선 오전 공판에서는 정인 양이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이 증인으로 나왔다. 이날 재판에서 A씨는 “작년 9월 18일에 장씨에게 ‘피해자가 일주일째 음식을 먹지 않는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당시 장씨가 ‘아이를 불쌍하게 생각하려고 해도 불쌍한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했는데 아이를 자식처럼 키우겠다고 입양한 사람이 왜 아이를 ‘불쌍하다’고 표현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또 A씨는 “아이가 한 끼만 못 먹어도 부모는 병원에 데리고 가는데 일주일째 병원 진료도 가지 않았다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고 증언했다. A씨가 해당 발언 중 오열해 법정에는 한동안 정적이 흘렀다. 검사가 증인을 진정시키기도 했다. 이어 A씨는 “아이가 음식을 못 먹으면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했는데 장씨가 ‘그날 오후에 다른 일정이 있고 토요일은 입양 가정 모임이 있다’고 했다”며 “내가 느끼기에는 병원 가기를 주저하고 꺼려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A씨의 증언에 따르면 A씨는 그날 저녁과 다음날 양모 장씨와 양부 안씨에게 메신저 등을 통해 병원에 다녀왔는지 여러 차례 확인했다. 법정에서 공개된 A씨와 장씨의 메신저 화면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해 9월 18일 전화 통화 이후 “일주일 동안 제대로 먹지 않았다는 것이지 아예 굶은 것이 아니다”라며 “저도 엄마인지라 어떻게 처신하면 좋을지 고민 중이다. 힘들어서 연락한 것이지 육아 관련해 도움이 필요해서 연락한 것은 아니다”라고 A씨에게 말했다. 정인 양은 지난해 10월 13일 장씨의 학대 끝에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검 결과 정인 양의 사인은 복부에 가해진 넓고 강한 외력에 따른 췌장 파열과 이로 인한 과다 출혈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날 법원 앞에는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을 비롯한 수십 명의 시민들이 모여 양부모의 엄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
"정인이 마지막 모습, 모든 걸 포기한 듯했다"…눈물의 법정 증언
사회 사회일반 2021.02.17 13:38:31양부모의 학대로 숨진 16개월 영아 정인 양이 입양 초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학대를 당해왔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인 양이 다녔던 어린이집 원장인 A 씨는 17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 심리로 열린 양모 장 모 씨와 양부 안 모 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정인이가 어린이집에 온 2020년 3월부터 신체 곳곳에서 상처가 발견됐다”고 진술했다. 그는 “입학할 당시만 해도 정인이는 쾌활하고 밝은 아이였다”며 “건강 문제도 없이 연령대에 맞게 잘 성장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하지만 입학 이후 정인이의 이마·귀·목·팔 등에서 멍이나 긁힌 상처 등이 계속 발견됐다”며 “허벅지와 배에 크게 멍이 들었던 적도 있었다”고 증언했다. A 씨가 상처의 원인을 물으면 장 씨는 대부분 잘 모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고 했다. 허벅지에 난 멍에 대해서는 ‘베이비 마사지를 하다 멍이 들었다’고 해명했다고 전했다. 이를 수상히 여긴 A 씨와 어린이집 교사들은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아동보호 전문 기관에 아동 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이후 지난해 7월 중순부터 약 두 달간 어린이집에 오지 않다가 9월 23일 다시 등원한 정인 양의 상태는 눈에 띄게 악화됐다. A 씨는 “너무나 야위어서 다른 아이가 온 줄 알았다”며 “아이를 안아줄 때 무게감이 느끼지 않았다. 제대로 설 수 없을 정도로 다리도 바들바들 떨렸다”고 진술했다. 이어 “아이의 건강이 염려돼 병원에 데려갔고 소아과 의사 선생님이 학대 신고를 했다”며 “하지만 정인이는 가정에서 분리 조치 되지 않았고 오히려 양부모로부터 말도 없이 병원에 데려갔다는 항의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사망 전날인 지난해 10월 12일 어린이집을 찾은 정인 양의 상태는 더욱 심각했다. 어린이집 CCTV에 담긴 정인 양은 교사의 품에 안겨 축 늘어져 있었다. A 씨는 “그날 마치 모든 것을 포기한 듯한 모습이었다”며 “좋아하는 과자를 줘도 입에 넣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아이의 몸은 말라 있는데 배만 볼록 나와 있었다”며 “이유식을 줘도 먹지 못하고 전부 뱉어냈다”고 설명했다. A 씨는 “그날 직접 병원에 데려가지 않은 것이 지금도 가장 후회가 된다. 그날 밤이 마지막이 됐다는 게 마음 아프다”고 흐느꼈다. 이날 재판이 열린 서울남부지법 청사 앞에서는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시위가 이어졌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김동현 기자 daniel@@sedaily.com -
'정인이 사건' 두번째 재판도 많은 인파…"우리가 정인이 엄마·아빠"
사회 사회일반 2021.02.17 09:53:0016개월 입양아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두번째 재판이 오늘(17일) 서울 남부지법에서 열리는 가운데 법원 앞에 많은 인파가 몰려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이날 시민단체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들 10여 명은 오전 6시부터 서울 남부지법 앞에 도착해 시위를 펼쳤다. 이들은 파란색 우비를 입고 '양부 구속·아동학대 살인자 장하영' '살아서는 사형을, 죽어서는 지옥불'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었다. 회원들은 법원 정문 게시판 앞에 '아동권리협약의 기본 원칙' 및 '모든 어린이가 마땅히 누려야 할 권리'가 적혀 있는 포스터 2장도 걸었다. 법원 정문 양 옆으로는 약 200m에 걸쳐 정인 양을 추모하는 근조 화환 110여 개가 늘어서 있었다. 근조 화환에는 "홀트는 진심으로 사과하라" "안씨(정인 양의 양부)를 구속하라" 등의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후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이며 8시께 법원 앞에 도착한 이들은 40여 명에 달했다. 특히 이 날은 양부모를 살인죄로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검찰에 제출했던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 회장도 직접 목소리를 냈다. 임 회장은 “오늘 나온 사람들이 정말 정인이의 엄마, 아빠”라며 "피의자의 변호인이 첫 공판에서 '피의자를 믿는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게 너무 화가 나서 나왔다"고 말했다. 대구에서 올라왔다는 이성근(28) 씨는 "양모는 구속이 됐는데 양부가 아직까지 불구속 상태여서 양부의 구속을 촉구하기 위해 오게 됐다"며 "사형제가 실질적으로 폐지됐으니 가해자들에게 무기징역이라도 선고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인 양과 출생이 5일 차이나는 아기가 있다는 이언지(31) 씨는 "(정인 양이) 너무 딸 같은데 미안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영선(43) 씨는 "파주에서 5시쯤 출발했다"며 "양부모들을 처벌받도록 촉구하는 것 빼고는 정인이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왔다"고 했다. 오전 9시 30분께 양모 장 모씨를 태운 것으로 추정되는 호송버스가 법원 안으로 들어가자 시민들은 '사형'이라는 구호를 크게 외쳤다. 일부 시민은 감정에 복받쳐 오열하거나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살인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입양모 장씨에 대한 두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양부 안 모씨도 함께 재판을 받는다. 이날 공판에서는 증인 3명에 대한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 김동현 기자 daniel@@sedaily.com -
"정인이 학대, 왜 얘기 안 해줬을까" 억울함 호소한 양부, 법원에 '신변보호' 요청(종합)
사회 사회일반 2021.02.17 09:13:12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2차 공판이 17일 열리는 가운데 아동학대 등 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양부가 법원에 신변보호 요청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정인이 양모 장모씨의 살인 및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 양부 A씨의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 두 번째 공판을 진행한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A씨는 이날 법원에 신변보호요청을 했다. 법원은 A씨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 오전 9시부터 청사 내에서 신변보호를 진행한다고 매체는 전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도 경찰과 법원의 신변보호를 요청해 공판이 마무리 된 뒤 법원을 나설 때까지 경찰과 법원 직원들의 신변보호를 받은 바 있다. 당시 시민들은 "돌아가달라"는 법정 경위의 요청에도 A씨를 향해 "숨지말고 나와라" 등 고성을 이어가 경찰관까지 출동하는 등 혼란이 벌어졌다. 한편 양부모의 학대 속에 생후 16개월 만에 숨을 거둔 ‘정인이 사건’에 대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후속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정인이 사망 관련, 방임과 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 A씨는 방송에서 학대 정황을 알린 지인들을 향해 “그런 얘기를 왜 안 해줬을까”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인이 사망 사건을 다뤄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SBS ‘그알’은 지난달 23일 후속 방송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 편에서 정인이에 대한 학대 사실을 몰랐다는 정인이 양부에 초점을 맞췄다. 첫 재판 전 ‘그알’ 제작진을 만난 A씨는 “(상황이) 이렇게 되면 저희 첫째 (아이)는 어떡하느냐”면서 “주변 사람들은 왜 (정인이 학대 정황을) 저한테 그런 얘기를 안 해줬을까. 지금은 다 진술하면서”라고 말했다. 이같은 A씨의 발언은 정인이 학대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자신이 정인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억울함의 표현으로 양모 장모씨의 학대 사실을 인지했거나 가담했을 가능성을 부인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아내가 입양을 적극적으로 원했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그알’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혼 전부터 아내가 입양 이야기를 하고 적극적이었다. 저희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저는 사실 한두 번 정도 포기하자고 했는데 아내가 끝까지 그래도 우리 (입양 결정)한 거니까 같이 용기 내서 해보자고 용기를 북돋워 줬다”고도 했다. A는 지난달 13일 열린 첫 재판에서 방송 내용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A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후 살인죄로 공소장이 변경된 양모 장씨와 달리 아동유기·방임 혐의만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아이에 대한 보호 감독을 소홀히 한 점은 인정한다”면서 “아내가 아이를 자기 방식대로 잘 양육할 거라 믿어서 그런 것이지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 측 변호인 역시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A씨는 장씨의 폭행 행위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면서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인권위, '정인이 사건' 부실대응 경찰 조사 착수
사회 사회일반 2021.02.15 18:21:36국가인권위원회가 입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영아가 사망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에서 경찰이 세 차례 신고 접수를 하고도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15일 인권위는 경찰이 ‘정인이 사건’을 부실하게 처리해 피해 아동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내용의 진정을 접수하고 아동청소년인권과에서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진정인 A씨는 지난달 초 정인양을 피해자로 하는 제3자 진정을 인권위에 제기했다. 조사 착수는 진정이 접수되면 자동으로 진행되는 단계로, 추후 소위원회 등에서 각하나 기각, 인용 등을 결정하게 된다. 인권위는 “자세한 내용은 조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정인양은 양모 장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학대를 당하다 지난해 10월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사망 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아이를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경찰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사건 담당자였던 경찰관에게 ‘정직 3개월’ 등 중징계를, 양천경찰서 서장에 ‘견책’ 등 경징계를 내렸다. 한편 정인이를 학대하여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양부모의 2~4차 공판은 오는 17일 오전과 오후에 걸쳐 각각 열릴 예정이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
‘정인이 사건’ 부실 수사 경찰관 5명 중징계 처분
사회 사회일반 2021.02.10 09:34:5516개월 영아가 양부모의 지속적인 학대로 끝내 사망한 이른바 ‘정인이 사건’을 맡았던 경찰관과 지휘·관리자가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10일 서울경찰청은 지난 8일 양천서 영아학대 신고 부실처리 사건과 관련해 3차 출동경찰관(수사팀 3명, 아동학대전담경찰관 2명)에 대해 징계위원회를 개최했다. 징계위에 회부된 경찰 전원은 미흡한 초동 대응 등의 책임이 인정돼 중징계인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천경찰서 서장 등 지휘·관리자 4명도 징계 처분을 받았다. 이날 경찰청 정인이 사건 신고 부실처리 사건과 관련해 양천경찰서 서장과 과장 2명, 계장 1명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과장 2명과 계장에게는 중징계인 '정직 3개월'이, 서장에게는 경징계인 '견책' 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공정한 시각에서 충분한 심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수, 변호사 등 외부위원을 과반수로 하여 징계위를 구성해 모두 엄중하게 조치했다”고 밝혔다. 정인양은 지난해 10월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양모 장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학대를 당했으며 등 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 이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아이를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앞서 지난달 6일 “어린아이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점에 대해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공식 사과했다. /한민구 기자 1min9@@sedaily.com -
폭행·물고문이 훈육? 이모 학대로 열살 여아 숨져… 끊이지않는 '정인이 사건'
사회 사회일반 2021.02.09 15:14:00이모와 이모부가 맡아 키우던 열 살 조카를 심하게 폭행하고 물이 가득찬 욕조에 집어넣다 빼기를 반복하는 이른바 '물고문' 학대까지 저질러 끝내 사망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양부모의 학대로 16개월 영아가 숨진 '정인이 사건'이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지난 8일 낮 12시 35분께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고림동의 A씨 부부(40대) 집에서 A씨의 조카인 B(10) 양이 의식을 잃고 발견됐다. A씨 부부가 "아이가 욕조에 빠져 숨을 쉬지 못한다"고 신고해 구급대원들이 출동했고, B 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그러나 B 양의 몸 곳곳에서 멍 자국을 발견한 병원 의료진과 구급대원들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에 돌입해 A씨 부부로부터 "평소 아이를 몇 번 때렸다"는 진술을 받았다. 경찰은 부부를 아동학대 혐의로 체포해 B 양의 사망과 학대 경위를 물었고 이들은 "아이가 요새 말을 듣지 않고 소변을 잘 가리지 못해 이틀 정도 때렸고 어제 오전에는 훈육 차원에서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아이를 물속에 넣었다 빼는 행위를 몇 번 했다"고 진술했다. A씨 부부는 B 양이 숨을 쉬지 않고 몸이 축 늘어지자 그제야 행위를 중단하고 119에 신고한 것이다. 아직 B 양의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모와 이모부의 폭행과 물고문이 사망과 관련 있다는 사실이 경찰 조사를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매년 학대로 숨지는 아동은 수십 명에 달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아동학대 사망자 수는 2014년 14명, 2015년 16명, 2016년 36명, 2017년 38명, 2018년 28명, 2019년 42명이다. 3개월가량 경기도 평택 집의 화장실에 갇혀 계모와 친부로부터 락스 세례 등 모진 학대를 받다가 2016년 2월 세상을 떠난 신원영(당시 7세) 군과 2015년 6월 울산에서 친모로부터 알루미늄 밀대 자루 등으로 무자비하게 맞아 숨진 30개월 여아, 2017년 4월 친부와 친부 동거녀로부터 심한 폭행을 당하고 숨진 고준희(당시 5세) 양 등이 그 피해 아동들이다. 양부모의 끔찍한 학대 행위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은 넉 달 전인 지난해 10월 발생한 관계로 2020년 아동학대 사망 사례로 집계된다. 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아동학대 사건을 방지하기 위해 학대를 감시·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훈육에 대한 인식 재정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 -
"정인이 죽인 건 양모였지만…" 시민단체, '유기치사' 등 혐의로 보호기관 고발
사회 사회일반 2021.02.03 13:05:57지난달 13일 생후 16개월 입양아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첫 재판에서 검찰이 양모 장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는 취지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고 이를 법원이 허가한 가운데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가 정인양 사건과 관련, 서울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강서아보전) 관계자들의 학대 아동 보호 책임 소홀을 주장하며 이들을 유기치사 등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협회는 3일 오전 서울 강서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인이가 사망하기까지 어린이집, 지인, 소아과에 의해 아동학대가 세 차례 신고됐다"면서 "정인이를 죽인 것은 입양모였으나, 살릴 기회를 저버린 것은 아동학대 신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책임을 유기한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과 담당자들을 엄중하게 수사해 엄벌에 처해야 다른 아동보호전문기관 종사자들의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협회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강서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과 팀장, 상담사 5명 등 총 7명을 유기치사·업무상 과실치사·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강서경찰서에 고발했다. 앞서 정인양은 지난해 10월13일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양모 장씨로부터 상습적인 폭행·학대를 당했으며 등 쪽에 강한 충격을 받아 사망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입양 이후 3차례나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은 학대 증거를 찾지 못하고 아이를 부모에게 돌려보냈다. 한편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신혁재)는 지난달 13일 장씨에 대한 1차 공판에서 “살인죄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하고 아동학대치사죄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변경해 달라”는 검찰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검찰은 “(정인이를) 넘어뜨린 뒤 발로 밟는 등 복부에 가해진 넓고 강한 외력으로 인해 췌장 파열 등 복부 손상과 이로 인한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면서 “피해자가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했던 것으로 볼 수 있어 살인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인정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장씨는 정인이에 대한 학대와 살인 의도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장씨 측 변호인은 “과실과 사망 사이에 인과 관계가 있을 수는 있다”면서 “피고인이 둔력을 이용해 고의로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밥을 먹지 않는다는 점에 화가 나 누워 있는 피해자의 배와 등을 손으로 밀듯이 때리고 아이의 양팔을 잡아 흔들다가 가슴 수술 후유증으로 떨어뜨린 사실이 있다”고 말한 뒤 “장기가 훼손될 정도로 강한 둔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고도 했다. 아울러 장씨 측은 정인이의 좌측 쇄골 골절과 우측 늑골 골절 등과 관련한 일부 학대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다만 후두부와 우측 좌골 손상과 관련된 학대 혐의와 관련,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부인했다. 여기에 덧붙여 장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부모로서 아이를 돌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아이가 사망에 이르게 된 부분에 전적으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방치하거나 학대할 의도는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아이를 힘들게 한 부분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김경훈 기자 styxx@@sedaily.com -
"정인이 학대 정황, 저한테 왜 얘기 안 해줬을까" 억울함 호소한 양부의 한마디
사회 사회일반 2021.01.25 08:08:43양부모의 학대 속에 생후 16개월 만에 숨을 거둔 ‘정인이 사건’에 대한 SBS ‘그것이 알고싶다’ 후속 보도가 이어진 가운데 정인이 사망 관련, 방임과 방조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양부 안모씨는 방송에서 학대 정황을 알린 지인들을 향해 “그런 얘기를 왜 안 해줬을까”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인이 사망 사건을 다뤄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던 SBS ‘그알’은 지난 23일 후속 방송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 편에서 정인이에 대한 학대 사실을 몰랐다는 정인이 양부에 초점을 맞췄다. 첫 재판 전 ‘그알’ 제작진을 만난 안씨는 “(상황이) 이렇게 되면 저희 첫째 (아이)는 어떡하느냐”면서 “주변 사람들은 왜 (정인이 학대 정황을) 저한테 그런 얘기를 안 해줬을까. 지금은 다 진술하면서”라고 말했다. 이같은 안씨의 발언은 정인이 학대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자신이 정인이의 죽음을 막을 수 있었다는 억울함의 표현으로 양모 장모씨의 학대 사실을 인지했거나 가담했을 가능성을 부인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뿐만 아니라 안씨는 장씨가 입양을 적극적으로 원했다고도 주장했다. 안씨는 ‘그알’ 제작진과의 인터뷰를 통해 “결혼 전부터 아내가 입양 이야기를 하고 적극적이었다. 저희 부모님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저는 사실 한두 번 정도 포기하자고 했는데 아내가 끝까지 그래도 우리 (입양 결정)한 거니까 같이 용기 내서 해보자고 용기를 북돋워 줬다”고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안씨의 주장과는 달리 지인들은 상반되는 의견을 내놨다. 안씨의 평소 모습에 대해 한 지인은 “(정인이) 아빠도 이상하게 느껴졌다”면서 “‘이맘때 아이 지능지수가 강아지하고 비슷해서 잘하면 상을 주고 못 하면 벌을 준다’며 8개월 된 아이가 우니까 안 안아주고 울음을 그쳤을 때 안아주더라”라고 지난날을 떠올렸다. 또 다른 지인 역시 “차 안에서 (장씨가) 정인이에게 소리 지르면서 화내는 걸 목격했는데 애한테 영어로 막 소리 지르고 양부는 첫째를 데리고 자리를 피했다”고 말했다. 이날 방송에서 정인이가 다니던 어린이집 교사들은 정인이 사망 전날 어린이집에 아이를 데리러 온 안씨에게 정인이의 심각한 상태에 대해 전했지만 안씨가 정인이를 바로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정인이는 입양한 훌륭한 부부라는 주위의 찬사를 얻기 소모품”이었다고 상황을 짚었다. 또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이들이 정인이를 입양한 이유는) 헌신적이고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삶을 산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망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봤다. 안씨는 지난 13일 열린 첫 재판에서 방송 내용과 비슷한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안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기소된 후 살인죄로 공소장이 변경된 양모 장씨와 달리 아동유기·방임 혐의만 적용돼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법정에 출석한 안씨는 “아이에 대한 보호 감독을 소홀히 한 점은 인정한다”면서 “아내가 아이를 자기 방식대로 잘 양육할 거라 믿어서 그런 것이지 일부러 방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안씨 측 변호인 역시 재판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안씨는 장씨의 폭행 행위에 공모한 사실이 없다”면서 “학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인이 양부도 양모와 공범’이라며 살인죄 적용을 촉구한 청와대 국민청원에 대한 동의는 지난 13일 청와대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해당 청원에서 청원인은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자들조차 아이가 학대받고 있고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겠는데 아버지 된다는 사람이 그걸 몰랐다고?”라면서 “제 상식으론 눈을 감고 다니지 않는 이상 모를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직장 일이 바빠 새벽에나 출근하고 퇴근해 누워있는 아이만 본 건가? 그럼 그건 분명 아동학대치사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한 뒤 “아버지가 아이가 죽어가는지조차 모르고 271일을 살았다면 그건 분명 방임이 아니라 아동학대치사를 한 것”이라고도 적었다. 아울러 청원인은 “본인 스스로 잘 알 것”이라면서 “자신이 아동학대치사도 살인 방조도 아니라는 것을. 부인은 분명히 문자를 보냈죠? ‘병원에 데려가? 형식적으로?’ 이렇게 아주 시원하게 속내를 부인이 당신에게 털어놓더라”라면서 방송 내용을 언급했다. 여기에 덧붙여 청원인은 “당신이 정말 몰랐다면 이 모든 일이 당신이 없는 사이에 부인 단독으로 벌인 일이라면 그렇게 속 시원하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건가?”라면서 경찰과 검찰, 법원 등을 향해 올바른 수사와 혐의 적용, 판결 등을 강하게 촉구했다. 또한 안씨와 관련,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지난 20일 “학대신고가 세차례나 있었고 정인양의 상태가 나쁜 게 명백한데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안씨를 살인공모와 위력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추가 고발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
그알 정인이 방송 "중요한 게 아니다" 실언 맹비난에 김새롬 결국 사과
사회 사회일반 2021.01.24 14:54:34방송인 김새롬이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정인이 사건' 관련 방송을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발언했다가 비판이 거세지자 24일 결국 머리를 숙였다. 김새롬은 이날 "방금 전 마친 생방송 진행 중 타 프로그램에 대한 저의 언급에 대하여 반성하는 마음으로 글을 남깁니다"라며 "오늘의 주제가 저 또한 많이 가슴 아파했고 많이 분노했던 사건을 다루고 있었다는 것을 미처 알지 못했고 또 몰랐더라도 프로그램 특성상 늘 중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신중하지 못한 발언을 한 저 자신에게도 많은 실망을 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이어 "여러분이 올려주시는 댓글을 읽으면서도 많은 것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질타와 댓글들 하나하나 되새기며 오늘 저의 경솔한 행동을 반성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앞서 김새롬은 전날 한 홈쇼핑 채널에 출연해 “지금 ‘그것이 알고 싶다’ 끝났나요? 지금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는 문제의 발언을 했다. 당시 같은 시간대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국민적 관심과 공분을 산 ‘16개월 입양아 정인이 학대 사망 사건’의 후속편인 ‘정인아 미안해, 그리고 우리의 분노가 가야 할 길’이 방영 중이었다. 이에 시청자들은 국민적 문제가 된 아동학대와 입양 문제보다 자신이 홍보 중인 상품판매에 집중한 김새롬에게 비판을 쏟아냈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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