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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美 2분기 성장률 -30% 밑돌 수도"
국제 경제·마켓 2020.05.18 17:33:57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경기회복에는 시간이 걸리며 그 과정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미국의 침체 장기화 가능성에 이어 경제대국인 독일과 일본이 잇따라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한층 커지고 있다. ★관련기사 4면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기가 어떻게 될지) 우리는 정말 모른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바이러스의 2차 유행은 경제와 사람들의 자신감을 꽤 많이 손상시킬 것”이라며 “이는 우리가 진정으로 피하고 싶은 리스크”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또 2·4분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20~-30% 이상을 기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WSJ는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길고 불확실한 회복 국면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일본 내각부는 올 1·4분기(1~3월)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연율 환산 기준 전 분기 대비 3.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4분기의 -7.3%에 이어 2분기 연속 줄어든 것이다. 소비가 0.7%, 민간설비투자가 0.5% 하락하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이로써 일본은 공식적으로 경기침체에 진입했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연간으로도 전년 대비 -0.1% 역성장하며 2014년 이후 5년 만에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다우존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가계와 기업 소비가 줄고 관광객이 감소하면서 일본 경제가 타격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노희영기자 susopa@@sedaily.com -
파월, “길고 불확실한 경기회복될 것…백신 나와야 완전회복”
국제 경제·마켓 2020.05.18 05:49:05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의 회복은 길고 불확실한 경로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백신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이날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경제는 회복될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회복 과정이 내년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완전한 회복을 위해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다만, 코로나19의 2차 유행이 없다면 경제는 올해 하반기부터 서서히 회복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장기적으로, 심지어 중기적으로도 여러분은 미국 경제에 반대하는 내기를 하는 것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의 대담이 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하자 수위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TSMC, 美 애리조나에 5나노 반도체 공장 짓는다
국제 기업 2020.05.15 10:52:02애플과 퀄컴 등에 반도체를 납품하고 있는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대만의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가 미국 애리조나에 첨단 반도체 공장 설립 계획을 발표한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TSMC는 이 같은 계획을 이르면 15일 발표하기로 지난 12일 대만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미국 상무부도 관여하는 공장 설립 계획에는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며, 오는 2023년 반도체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TSMC 공장에서는 현재 개발된 반도체 가운데 가장 작고, 속도가 빠른 5나노 반도체 제품을 양산할 예정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TSMC의 최첨단 반도체 공장에 대한 미국의 재정 지원과 고용 규모 등은 알려지지 않은 상태다. 통상 이러한 규모의 공장 설립에는 최소 100억 달러(12조 3,000억원)가 소요되며, 수천 명의 직원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앞서 미 언론들은 미국이 첨단 제품을 생산하는 데 있어 대만, 중국, 한국 등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반도체 자국 내 생산을 확대한다고 보도했다. TSMC의 공장 설립논의는 이전부터 있어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아시아 공급망이 무너지면서 급속히 진전됐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TSMC 입장에서는 공장 설립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점이 생긴다. TSMC는 미국이 설계한 반도체 생산 공정에 따라 생산된 반도체를 중국의 화웨이에 판매할 경우 미국의 승인을 거치도록 한 규제가 통과되지 않게 로비를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규제가 통과될 경우 상무부는 미국의 주요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중국 화웨이에 TSMC의 반도체 수출을 금지할 수 있게 된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파월 "깊고 긴 침체 남길것"...재정 추가투입, 경기부양 나서나
국제 경제·마켓 2020.05.14 17:42:2813일(현지시간)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의 대담에 나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 수위는 예상보다 높았다.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을 부인하고 다시 한번 최근의 경제상황을 짚어줄 것으로 봤지만 파월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경기침체가 2차 대전 이후 최악”이라는 어조로 운을 뗐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가 장기적인 우려를 불러일으킨다”며 “깊고 긴 침체를 남길 수 있으며, 수년 동안 경제의 생산성과 가계 및 기업의 지불 능력에 지속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강도 높은 발언을 이어갔다. 연준 부의장을 지낸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가 “연준의 통화정책은 2~3년을 보고 하는데 왜 장기적인 부분까지 거론했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였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바람과 달리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적 충격이 예상보다 크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한 가계 피해가 극심하다. 14일 나올 연준의 조사에 따르면 연소득 4만달러(약 4,900만원) 이하 미국 가구 가운데 40%가 2월 이후 실직 상태다. 미국 전역에서 지난달에만 2,050만명이 실직 상태로 내몰렸다. 미국은 소비가 경제의 3분의2를 차지하는데 ‘고용 축소→소비 감소→기업 도산→일자리 위축’이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은 실직자의 80%가 일시해고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경제활동이 재개되더라도 기업 매출이 크게 오르지 않아 이중 상당수는 완전해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라 식당과 극장은 손님을 절반도 못 채울 것”이라며 “폐쇄는 하루아침에 끝날 수 없고 대중교통과 엘리베이터 이용, 스포츠 행사에도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어 경제활동 재개는 느리고 점진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업을 재개해도 매출과 수익이 예전 같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이 경우 중소기업의 대규모 도산으로 이어져 고용시장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백신이 나와도 대량생산을 거쳐 국제적으로 배분된 후 각국이 면역체계를 갖추는 데 최소 2~3년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물가도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달보다 1.3% 하락했는데, 이는 2009년 12월 이후 최대폭이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0.8% 떨어져 디플레이션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디플레이션이 오면 소비와 투자가 더 줄어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미 정부와 의회의 추가 부양책이 현재로서는 장기침체의 현실화를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다. 다만 민주당에서 지방정부와 주정부의 지원을 포함해 3조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을 내놓았는데 공화당은 검토하는 것조차 거부했다. 기존 부양책의 효과를 당분간 지켜보자는 것이다. 그렇다고 추가 부양책의 필요성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공화당은 주정부 지원 대신 인프라 투자나 급여세(payroll tax) 철폐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 지원 항목과 규모에서 차이가 있는 셈인데, 결국은 정치적 타협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이날 파월 의장이 추가적인 재정지출을 요구한 것도 양당 간 협상을 촉구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파월 의장은 의회가 더 많은 부양책을 내놓지 않으면 길고 고통스러운 경기하강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며 “공화당원들도 어느 시점에서는 또 다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기침체 우려의 목소리를 낸 연준도 추가 대책을 내놓을 확률이 높다. 파월 의장은 “마지막 장이 아닐 수 있다”며 추가 대책을 시사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4일 현재 6조7,200억달러인 연준의 자산매입 규모는 올해 말 9조2,900억달러로 38.2%나 불어난 뒤 오는 2022년 말에는 11조2,7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2007~2009년) 당시의 두 배 이상이라고 WSJ는 보도했다. 제로 수준인 지금의 기준금리를 더 떨어뜨리는 것에 파월 의장은 선을 긋고 있지만 월가와 경제계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카드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블라인더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마이너스 금리가 나쁘지 않은 아이디어라고 본다”고 전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파월이 쏘아올린 美 장기침체론
국제 경제·마켓 2020.05.14 17:28:49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불붙인 장기침체론이 월가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경제활동 재개에도 생산성이 떨어지고 회복속도가 더뎌 이대로라면 고용시장 부진이 10년 가까이 이어질 수 있다는 암울한 전망까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파월 의장은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주최 웹 세미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매우 높고 하방 위험이 상당하다”며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지금까지 트럼프 정부는 경제가 3·4분기부터 반등해 내년에 더 좋아진다는 낙관론을 펴왔다. 파월 의장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과 확연히 다른 전망인 셈이다. 당초 급격한 ‘V자 반등’에 기대를 걸었던 시장도 돌아서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68.3%가 큰 폭의 하락에 이어 경기가 느리게 개선되는 ‘나이키형’ 회복을 점쳤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6.6%로 지난달 전망치(-4.9%)보다 더 떨어졌다. 세라 워커 BMO프라이빗뱅크 수석전략가는 “V자 회복에 대한 생각이 희미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셧다운(봉쇄)에 따른 고용시장 충격도 기존 분석보다 더 커질 수 있다. 14일 미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98만1,000건으로 8주 연속 폭증세를 이어가고 있다.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미국 실업률이 25%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다. 손성원 미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는 “코로나19는 백신이 나온 뒤에도 최소 3억명의 미국인이 주사를 맞을 때까지 장기간 우리 주변에 머물 것”이라며“확산 전 고용수준을 회복하는 데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 시장에서는 최근 반등세가 컸던 뉴욕 증시의 버블론도 제기된다. 헤지펀드 업계의 전설로 통하는 스탠리 드러켄밀러 뒤켄캐피털매니지먼트 회장은 “V자 회복 기대는 환상”이라며 뉴욕증시의 과대평가 정도가 역대 최대라고 경고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파월 장기침체론에 美 불안 고조..“ 고용 회복 10년 걸려” 분석도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국제 경제·마켓 2020.05.14 08:00:0013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두 가지 화두를 던졌습니다. 정확히 이중 하나는 시장의 궁금증에 대한 대답이었고 다른 하나는 장기전망이었는데요. 마이너스 금리에 대한 전망에 그는 “이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의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매우 높으며 상당한 하방위험(downside risk·다운사이드 리스크)이 있다고 말해 시장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날 다우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나스닥이 각각 2% 안팎씩 떨어졌는데요. 파월 의장이 장기침체 가능성을 들고 나오면서 경기전망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게 됐습니다. 월가에서는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V자’ 회복을 강조하고 있지만 최소 수년 간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장기불황(공황·depression) 초입이라는 해석도 나옵니다. 2차 세계대전 후 어떤 침체보다 더 심각…코로나에 저소득층 40%가 실직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은 강했습니다. 그는 “코로나19가 2달 전에 퍼졌는데 2,000만명 이상이 실직했다”며 “경기둔화 속도와 폭이 유례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위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떤 침체보다 심각하다”며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는 장기적인 대가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킨다”며 “코로나는 깊고 긴 침체를 남길 수 있으며 수년 간 경제의 생산성과 가계와 기업의 지불 능력에 지속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앨런 블라인더 프린스턴대 교수(전 연준 부의장)가 “연준의 통화정책은 2~3년 정도를 내다보는데 왜 장기적인 부분까지 얘기했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수위가 높았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고 했는데요. 파월 의장은 “14일 나올 연준 조사를 보면 연소득 4만달러(약 4,900만원) 이하 미국 가구 가운데 40%가 2월 이후 실직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트럼프 정부와 IB들은 ‘V자 반등’을 점치고 있습니다. 시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3·4분기부터는 다시 플러스 성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울한 전망이 조금씩 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V자 회복전망을 하던 전문가들과 기업인들이 나이키 모양의 회복을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서울경제와 인터뷰한 미 씽크탱크 유라시아그룹의 이안 브레머 회장은 미국 경제가 공황에 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3개월이나 6개월 내 회복이 아닌 ‘공황’임을 또렷이 밝혔는데요. 브레머 회장은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나 전세계 성장률 2% 미만을 뜻하고 공황은 명확한 정의가 없지만 그 정도와 깊이가 더 심한 상태”라며 “코로나바이러스가 2~3년 간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유는 코로나 백신이 대량 생산돼 국제적으로 분배되고 모든 이들이 면역체계를 갖출 때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는 겁니다. 실제 공황은 일반적으로 경기침체가 최소 수년 동안 지속하는 상황인데요. 경기침체와 달리 정해진 정의가 없기에 마크 잔디 무디스 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12개월 이상 두 자릿 수 실업률이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생산성·투자↓ 모두가 백신 맞을 때까지 지속…테퍼 “증시 역사상 두 번째로 과대평가” 브레머 회장의 진단은 최소 수년 간 지속되는 장기침체를 뜻합니다. 그러고 보면 앞서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도 “미국경제가 2019년 수준으로 돌아가는 데는 5년이 걸릴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은 바 있는데요. 미국 내 대표적인 경제전문가 손성원 로욜라메리마운트대 교수 겸 SS이코노믹스 대표의 분석은 깊이 새길만 합니다. 그는 이날 “코로나19와 관련해 이것이 자연재해와 같이 V자 모양의 빠른 회복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코로나19는 백신이 나와 3억명 이상의 미국인들에게 투여될 때까지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우리 주변에 머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브레머 회장의 진단과 같은데요. 그는 “(경제를 재개해도) 평상시처럼 복귀가 어려울 것”이라며 “생산성이 떨어지고 사회적 거리두기에 식당과 극장은 손님을 절반도 못 채울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시 영업을 해서 손님을 받더라도 거리를 둬야 하기 때문에 매출과 수익이 예전 같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죠. 손 교수는 “폐쇄는 하루아침에 끝나지 않을 것이며 대중교통과 엘리베이터, 스포츠 행사의 제약을 고려할 때 경제활동 재개는 느리고 점진적일 것”이라며 “중소기업의 대규모 도산이 우려되며 기업들은 투자를 하기보다 대차대조표와 유동성을 강화하는 게 최우선 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이를 종합하면 미국이 완전고용 수준이었던 올 초 고용시장 상황을 다시 회복하기 위해서는 10년 가까이 걸린다는 게 손 교수의 분석입니다. 그는 “2007~9년 불황 이후 불황기에 잃어버린 일자리를 모두 되찾는 데 6년이 넘게 걸렸다”며 “이번 불경기는 더 길어지고 회복은 더딜 것 같다”고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증시 버블론이 고개를 듭니다. 이날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데이비드 테퍼가 “지금의 주식시장은 1999년과 2000년 이후 두 번째로 과대평가돼 있다”고 말했는데요. 이는 파월 의장의 발언과 겹쳐 증시 하락에 결정타가 됐습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연말에 S&P 500이 3,000선까지 가겠지만 3개월 내 20% 가까이 하락할 것이라고 하기도 했죠. ‘V자 회복’은 트럼프와 기업들의 바람…결국 추가로 돈 풀어야 이제 궁금증이 생깁니다. 그럼 왜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을 비롯한 경제당국자들은 ‘V자 반등’을 거론하면서 3·4분기부터 경제가 나아지기 시작하고 내년에는 아주 좋아질 것이라고 하는지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허풍일까요? 그렇지는 않습니다. 금융시장에서는 신뢰가 생명인데 경제 당국자들의 말에 믿음이 사라지면 이후에는 구두개입이나 추가 정책을 내놓을 때 약발이 크게 떨어지게 됩니다. 패닉이 올 수도 있죠. 월가 출신인 므누신 장관이 이를 모를 리 없습니다.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회복이 느릴 수 있다”면서도 “연말부터는 반등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정부가 얘기하는 경제성장률은 실제 전망에 정부의 정책 의지가 약간 더해진 결과라고 보면 됩니다. 물론 11월 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평소보다 자신의 바람이 더 많이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브레머 회장의 시각도 그렇습니다. 그는 “11월 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주가를 높이 띄우려는 최고경영자(CEO)들은 그렇게 말하지 않겠지만 현실은 우리가 공황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결국 관건은 돈을 얼마나 더 푸느냐가 될 것 같습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추가적인 재정지출은 비용이 많이 들겠지만 장기적인 경제적 손실을 피하고 강한 경기회복을 도울 수 있다면 그럴 가치가 있다”며 “이는 세제와 예산 권한을 행사하도록 선출된 대표자들을 위한 것”이라고 했는데요. 전날 민주당이 3조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았지만 공화당이 이를 보지도 않고 거부한 바 있는데요. 민주당 안은 지방정부와 주정부 지원에 약 1조달러를 쓰고 개인에게 1,200달러씩 추가로 지급하는 게 뼈대인데, 공화당은 선거를 앞두고 지방정부 지원에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화당은 부채 급증을 걱정하면서 기존 부양책의 효과를 보자는 입장이지만 추가 부양책을 아예 안 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인프라 투자와 급여세 인하(트럼프 선호)를 내세우고 있죠. 정치적으로 지출 항목과 규모를 어떻게 협의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연준의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도 100%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블라인더 교수는 “개인적으로는 마이너스 금리가 나쁜 아이디어는 아니라고 본다”며 “(금리가 제로에 가까운데) 마이너스로 조금 더 내리는 게 혁명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사람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종합] 파월, “경기침체, 2차대전 후 가장 심각…마이너스 금리는 고려 안 해”
국제 경제·마켓 2020.05.13 23:22:54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2일(현지시간) 마이너스 금리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나오는 마이너스 금리 가능성에 쐐기를 박은 셈이다. 다만,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는 2차 세계대전 후 가장 심각한 상황이라며 장기침체 가능성을 우려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와의 대담에서 “마이너스 금리를 하지 않는다는 위원회의 의견은 변하지 않았다. 이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게 아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때 썼던 포워드가이던스(Forward Guidance·선제 안내)와 자산매입이 지금도 주요 수단”이라고 덧붙였다. 포워드가이던스는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알려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파월 의장은 “코로나19가 2달 전에 퍼졌는데 2,000만명 이상이 실직했다”며 “경기둔화 속도와 폭이 유례가 없어 이번 위기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그 어떤 침체보다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미 경제방송 CNBC는 “파월 의장이 심각한 하방위험(다운사이드 리스크)을 제기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위기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겹치거나 확장정책과 맞물려 지탱이 안 될 정도로 자산가격이 뛰었다”며 “지금은 인플레와 버블 위협은 문제가 아니며 바이러스가 원인”이라고 차이점을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재정과 통화정책 반응속도가 예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의회는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하는 약 2조9,000억달러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으면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며 “재정의 반응속도도 2차 대전 후 가장 빠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은 제로금리와 모기지, 국채매입, 금융시장 지원을 했다”며 “위기가 지나가야 이 조치들을 거둬들일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경기가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정지출이 중요하다고도 했다. 14.7%를 찍은 실업률에 대해서는 몇 달 뒤 최고치를 찍은 뒤 다시 평소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봤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미중 긴장 속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에 투자 나선 인텔
국제 경제·마켓 2020.05.13 16:33:26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원 등을 놓고 미국과 중국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반도체 업체 인텔이 중국 반도체 부문 스타트업 기업에 새로 투자했다. 인텔의 글로벌 투자 부문 인텔캐피털은 12일(현지시간) 중국 기업 3곳을 포함한 11개의 기술 스타트업에 1억3,200만달러(1,620억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데이터 분석 등 부문의 중국 기업 3곳과 이스라엘 기업 1곳, 미국 기업 7곳이다. 특히 중국 기업 3곳 중에는 반도체 부문의 ‘자동화 설계 소프트웨어(EDA)’를 개발하는 ‘프로플러스(ProPlus)’와 반도체 공장에서 쓰이는 고순도 특수 가스를 제조하는 ‘스펙트럼 머티리얼스(Spectrum Materials)’가 포함됐다. 반도체는 화웨이의 사례가 상징하듯이 미중 양국의 긴장이 가장 첨예한 부문 중 하나로, 중국 정부는 얼마 전부터 미국의 견제에 맞서 반도체 자급을 위한 투자를 대거 늘렸다. 하지만 인텔캐피털은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으로 갈등이 첨예했던 2018년과 2019년에도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 등에 대한 투자를 이어왔다./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
코로나19 침체, 1930년대 대공황과 어떻게 다를까?
국제 경제·마켓 2020.05.12 08:50:001930년대 대공황(Great depression) 수준의 실업률과 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방정부 부채비율 전망치(17.9%)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경기침체를 대공황과 비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공황 이래 최악’, ‘대공황 수준’ 같은 말도 많이 볼 수 있는데요. 실제 미국에서도 이 같은 표현을 많이 씁니다. 그런데 코로나 침체와 대공황이 같은 것은 아닙니다. 스티븐 므누신 장관이 현재 실업률이 대공황기 수준인 25%를 찍었을 수 있다고 할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두 사태의 원인과 앞으로의 진행 방향이 다르다는 얘기입니다. 먼저 경기침체(recession)와 공황(depression)의 차이부터 살펴보죠. 경기침체는 2분기 연속으로 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상황입니다. 수치적으로 명확히 드러납니다. 이게 다는 아닌데 높은 실업률과 무역의 역성장, 산업생산 감소, 신용시장이나 주식시장도 경제상황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입니다. 넓게 보면 이들 요소가 급격히 나빠져도 침체라고 볼 수 있다는 뜻이죠. 공황은 쉽게 생각하면 침체가 길어지는 상황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GDP 성장률을 놓고 보면 경기침체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지만 공황은 이런 상황이 수년째 지속되는 것을 뜻합니다. 추가로 산업생산이 반토막 이상 나고 실업률도 치솟고요.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이코노미스트는 공황을 12개월 이상 실업률이 두 자릿수 이상을 기록하는 상황이라고 봅니다. 이제 코로나 침체와 대공황을 비교해보죠. 공포감만큼은 두 사례가 비슷하지만 지속기간과 원인이 다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공황이 시작된 1929년부터 1933년까지 무려 4년7개월(43개월) 연속 경기가 수축됐다고 합니다. 최소 수년 이상 이어진 셈이죠. 코로나19의 경우 빠르면 3·4분기부터 반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WSJ에 “이번 침체의 지속기간은 대공황보다 훨씬 짧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발생 원인도 차이가 납니다. 코로나 침체는 정부가 셧다운(폐쇄) 조치를 내리면서 급격하게 경기가 수축했습니다. 반면 대공황은 금융시스템 붕괴가 주요 원인입니다. 당시 중앙은행은 금본위제를 지키기 위해 통화정책을 긴축적으로 운영했고 그 결과 디플레이션이 발생해 실질적인 빚 부담이 늘어나고 소득은 감소했습니다. 또 사태 초기에 정부는 줄어드는 세수에 지출을 줄였는데요. 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하자 보호무역 장벽을 세웠고 이것이 글로벌 침체를 더 부추겼습니다. 거꾸로 지금은 연준이 무제한 양적완화(QE)와 제로금리로 시중에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죠. 이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실업률 폭등과 관련해 “이것이 대공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역사도 경제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는데 거친 표현이기는 하지만 코로나 침체와 대공황은 차이가 분명하긴 합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日도 "반도체 자급자족"…자국중심주의 확산
국제 경제·마켓 2020.05.11 17:46:00일본 정부가 반도체 자급을 위해 글로벌 반도체 기업 유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공급망(GVC) 재편이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공장을 자국에 세워 일본 반도체 부품·장비업체들의 ‘유턴’을 촉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코로나19로 각국의 탈(脫)세계화 움직임과 함께 반도체 등 미래 핵심산업에 대한 자국 중심주의가 거세지는 모습이다. ★관련기사 13면 11일 일본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미국 인텔,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생산 및 개발 거점을 자국에 유치하는 프로젝트를 비밀리에 진행하고 있다. 경제산업성의 한 관계자는 “이미 일본의 강력한 반도체 제조사는 사라져버렸다”면서 “국내에 외국 기업의 최첨단 공장을 건설하는 것 외에는 일본 반도체부품 업체들의 해외유출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인텔 등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일본에 공장을 세우면 이들의 일감을 노린 일본 반도체 관련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본국으로 돌아올 것이라는 논리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주요국에서 자국 기업의 생산기지를 본국으로 귀환시키는 ‘리쇼어링’ 움직임이 활발해진 것과 궤를 같이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최근 미국 정부도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국 내 생산을 적극 추진 중이며 인텔·TSMC 등과 공장 건립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텍사스주 오스틴에 파운드리 공장을 둔 삼성전자의 생산시설 확대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들의 중국 진출로 반도체 기술 유출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도 이번 프로젝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다이아몬드는 미래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분야의 기술 보호와 기업 유치가 패권 다툼의 핵심 이슈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해부터 촉발된 한일 갈등 역시 이번 프로젝트 추진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다이아몬드는 “일본 정부가 반도체 핵심소재인 액체불화수소, 극자외선(EUV)용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한 결과 되레 일본 업체들이 삼성 등 한국 대기업들에 공급을 의존해온 실태가 여실히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
美 국채 2년물 금리 역대 최저 기록
국제 경제·마켓 2020.05.08 13:50:27미국 국채 2년물 금리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0.180%에서 이날 0.129%로 추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저치는 유럽 재정위기 때인 2011년 9월의 0.157%였다. 이는 금리 하락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실제로 미 연방기금(FF) 금리선물의 내년 1월물 약정 가격은 7일 100.025포인트까지 올랐다. 가격이 100을 넘었다는 것은 선물시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한다는 의미다. 연준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응해 기준금리를 0.00~0.25%로 내렸지만 마이너스 금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연준도 마이너스 금리 채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저명한 경제학자인 케네스 로고프 하버드대 교수는 최근 “연준이 금리를 마이너스로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
중국이 미국채로 보복 어려운 세 가지 이유…석유·연준·일본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국제 경제·마켓 2020.05.08 06:05:00중국 내부에서 미국 국채를 매각해 미국 정부에 보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나 봅니다. 중국은 1조달러 수준의 미 국채를 갖고 있습니다. 이를 매각하면 금리가 뛰고 미국 정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만 결론부터 말하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몇 가지 숫자를 보면 중국이 이렇게 나오기 어렵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①원유 의존도 높은 中…달러 없이 경제 못 굴려 첫째, 석유입니다. 지난해 중국은 원유 소비의 72%를 수입의 의존했습니다. 올 1·4분기 원유 수입량도 전년 대비 5% 증가한 1억3,000만톤에 달합니다. 원유를 사올 때 달러를 써야 합니다. 미국 정부가 미중 무역전쟁에서 강하게 나오는 배경에는 원유가 있다는 게 미국의 지정학자 피터 자이한의 분석입니다. 달러패권이 강력한 이유는 달러가 원유결제와 연동돼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달러가 필요합니다. 3조달러 규모의 중국 외환 보유액 가운데 3분의 1이 미 국채입니다. 달러 없이는 경제를 돌릴 수 없습니다. 그런데 중국 정부가 미 국채를 투매해 혼란을 일으킨다는 것은 미국과 금융거래를 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며, 달러 없이 지내는 것을 감수하겠다는 뜻입니다. 국가와 공산당 정권의 명운을 걸어야 하는 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중국에 강경하기 때문에 이는 11월 대선 결과와 관계 없습니다. 미국을 상대로 국채를 대규모로 투매하겠다는 것은 사실상 선전포고나 다름 없지요. 중국이 점진적으로 유로화 편입 비중을 높이고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노력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도 당장 되는 일이 아닙니다. 디지털 화폐는 더 뒤의 일이고요. ②한 분기에만 3조달러 채권 찍는 美…금리도 사상 최저 0.6%대 둘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비롯한 미국의 금융시장입니다. 1조달러는 많은 것 같지만 적기도 합니다. 미 재무부가 이번 분기에 찍겠다고 하는 미국채 규모가 무려 3조달러에 달합니다. 연준은 무제한 양적완화(QE)를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중국이 1조달러어치를 단기간에 다 팔아치우는 일이 가능하다고 해도 이를 흡수 못해 무너지는 상황이 아닙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은 연준이 현재 6조4,000억달러대의 보유자산(대차대조표)를 갖고 있습니다.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은 “현재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미국 GDP의 30%나 이보다 덜 한 수준인데 일본은 80~90%”라며 “이를 고려하면 더 커질 수 있으며 연준에 한계는 사실상 없다”고 했습니다. 금리도 사상 최저입니다. 10년 만기 미국채 금리가 연 0.6%대입니다. 재무부가 3조달러를 찍겠다고 하면서 다소 변동이 있었지만 몇 퍼센트포인트씩 급등하지 않습니다. 1조달러라면? 그 영향이 더 적겠죠. 물론 금융시장 혼란이 클 것입니다. 단순히 국채 문제를 넘어 무역갈등에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 극도로 높아지기 때문이죠. 미국 정부가 걱정하는 것도 이런 부분입니다. 다만 이 경우 앞서 말했듯 미국이 손해 본 이상으로 중국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습니다. ③日 등 동맹 나설 가능성…미국도 빌미는 안 준다 셋째, 일본입니다. 좁게 말해 일본이지만 미국의 동맹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재무부가 지난 1월 공개한 자료를 보면 일본의 미 국채 보유잔액은 1조1,600억달러(2019년 11월 기준)로 세계 1위고 중국이 1조900억달러로 2위입니다. 흥미로운 부분은 미중 무역전쟁이 한창이던 지난해 6월 일본이 중국을 제치고 2년 만에 미 국채 보유액 1위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외국인의 미국채 보유규모는 40조6,000억달러 수준입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드러났듯 안전자산인 미 국채에 투자자들이 밀려듭니다. 중국 물량 가운데 상당 부분을 일본이나 동맹국이 못 받아줄 이유가 없습니다. 전체 외국인 보유량 기준으로 따져봐도 중국의 보유 비중은 2.68%입니다. 중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서서히 줄여나갈 수는 있겠습니다. 최근 흐름도 그렇고요. 하지만 단기 투매는 어렵다고 봐야 합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이 미국 정부를 고소하거나 미국산 상품구매를 이행하지 않는 방안, 보복관세를 하는 방안 등 그 어느 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하는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미국도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래리 커들로 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지난 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채 상환의무는 절대적으로 신성불가침한 영역”이라며 전면 부인했습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선호한다고 했는데요. 코로나19로 전세계의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도 중국 입장에서는 약점입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
1차땐 안쓴 '국채카드'…미중 2차 무역전쟁 도화선 될수도
국제 정치·사회 2020.05.07 17:41:58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둘러싼 미중 간 책임공방 격화로 양국 갈등이 역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미국 국채 이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018년 미중 1차 무역전쟁이 본격화할 당시 중국 내에서 미국 국채 매각을 지렛대로 삼아 미국의 대중 압박에 맞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던 만큼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후 미중 패권전쟁에서도 미 국채 문제가 또다시 핵심 갈등 요인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중국 매체들은 충칭시장을 지낸 황치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이 “미국이 국채를 상환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신용이 먼저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중국의 대표적 관영 경제연구소의 핵심 브레인인 황 부이사장은 “미국이 자국 국채 상환을 거부하는 동결의 날이 진짜 온다면 이는 곧바로 달러 제국이 붕괴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황 부이사장의 이 같은 언급은 최근 미국 정부 내에서도 중국에 코로나19의 책임을 묻는 방안 중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상환 거부가 포함됐다는 보도가 나온 데 대한 중국의 반발로 해석된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황 부이사장의 이 같은 언급이 현실화할 공산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홍콩 매체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에서는 미국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정부를 고소하는 방안, 향후 2년간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2,000억달러어치 추가 구매한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방안,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줄이거나 보복관세를 검토하는 방안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되고 있지만 다들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고 전했다. 중국으로서도 미국 국채 매각은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자산가치 추락으로 이어지는 만큼 자금 운용에도 큰 문제가 발생한다. 미국에 타격을 주려는 목적의 미국 국채 매각이 되레 중국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이 이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트 미 대통령의 대중 압박 수위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우리가 받은 최악의 공격이다. 진주만보다 더 나쁘고 세계무역센터보다 더 나쁘다”며 “중국에서 멈춰졌을 수도 있었고 그래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의 미국 내 확산을 사실상 중국의 ‘공격(attack)’에 비유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 가능성에 대해 “약 1주나 2주 내에 보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무역합의를 지킬 수도, 지키지 않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최소한 오는 11월 대선 때까지 중국에 미국 제품을 어느 정도 사게 하면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중국의 책임론을 부각시켜 선거에 활용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 때문에 트럼프 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압박 수위를 최대한 높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유럽연합(EU)과 다른 동맹국들에 18~19일 열리는 세계보건총회에 대만이 옵서버로 참여할 수 있도록 지지해달라고 압력을 넣고 있다. 대만의 국제기구 행사 참석은 중국 정부가 가장 꺼리는 일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우한 바이러스연구소 유래설과 관련해 “확실하지는 않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우한 연구실에서 왔다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며 중국 때리기를 이어갔다. 코로나19 확산 책임에 대한 설전이 격해지면서 양국 간 갈등도 최악의 수위에 이르고 있다. WSJ는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 리서치센터의 조사를 인용해 미중 관계가 역대 최악의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3월 미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3분의2가 중국에 비우호적이라고 답했는데 이는 2005년 첫 조사 이후 가장 부정적인 평가였다. 앞서 SCMP도 미국과 중국 정부의 전현직 고문을 인용해 양국관계가 수십년 래 최악으로 떨어졌다며 사실상 신냉전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양국이 이 같은 갈등 상황에서도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한 협력이 아닌 포스트 팬데믹 시대의 패권 확장에 집착하고 있다는 점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의 미중 갈등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년여간의 관세 갈등을 종식시킨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욱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가 중국 중심의 글로벌 공급망과 각국의 대중국 투자 흐름을 억제하기 위해 중국에 반하는 수사를 활용하고 있는데 미국 경제에 더 많은 피해를 줄 것이라는 공포로 이 같은 움직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불분명하다고 FT는 전했다. 반면 중국도 시진핑 리더십을 유지하고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미국의 대중국 압박에 굴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의 의중을 반영하는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아무 증거 없이 코로나19의 중국 기원설을 퍼뜨리고 있다”며 “미 행정부가 루머를 확산시키는 이유는 (대선을 앞둔) 정치적 목적”이라고 비난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뉴욕=김영필특파원 chsm@@sedaily.com -
미중 관계 최악…국채전쟁 조짐
국제 경제·마켓 2020.05.07 17:38:26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재점화된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미 국채로까지 번지고 있다. 미국이 중국 정부에서 보유한 자국 국채 상환을 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중국 전직관료가 강하게 반발하고 미 국채를 매각해 압력을 넣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도할 경우 달러가치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할 수 있어 대응이 주목된다. ★관련기사 12면 7일 신랑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황치판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미국은 미국 국채를 가진 다른 나라에 채무상환 의무를 지고 있고 신용은 신성한 것”이라며 “만일 미국이 국채를 상환하지 않는다면 미국의 신용이 먼저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일부 미국 언론은 미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중국에 코로나19의 책임을 묻는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중국이 보유한 미국 국채 상환 거부도 논의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최근 인터뷰에서 “미 국채 상환 의무의 신용은 신성불가침한 영역”이라고 일축하는 등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와 관련해 중국도 현재 미국 국채 보유량을 점차 줄이고 황금 등 대체투자를 늘리는 추세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연초 “점진적이고 신중하게 (보유외화) 운용을 다원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시장에서는 이를 두고 미 국채 보유 축소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실제로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지난 2013년 11월 1조3,200억달러로 정점에 달한 뒤 올해 2월에는 1조900억달러까지 낮아졌다. 또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내에서 중국 정부가 보유한 미 국채를 점진적으로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전했다. 중국이 미국 국채를 대규모로 매도하면 달러가치가 급락하거나 이자율 상승 등으로 미국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높아질 수 있어 강력한 위협이 될 수 있다. 아이리스 팡 ING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대규모 미국 국채 매도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중국이 의지표현 차원에서 당분간 신규 국채 매입을 중단할 수는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中 4월 수출 깜짝 반등 3.5%↑…소비 침체에 수입은 14.2% 급감
국제 경제·마켓 2020.05.07 12:48:06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4월 수출이 깜짝 반등했다. 다만 수입은 내수부족에 급감했다. 7일 중국 해관총서(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 수출액은 2,002억8,000만달러로 작년동월 대비 3.5% 증가했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전망한 시장예상치 11% 감소와 크게 차이나는 것이다. 3월 수출도 6.6% 감소했었다. 반면 4월 수입액은 1,549억4,000만 달러로 작년동월 대비 무려 14.2% 감소했다. 시장 전망치 -10%는 물론, 지난 3월 -0.9%보다 감소폭이 크게 확대된 것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내 소비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해외 수입마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 흑자는 453억4,000만 달러로 작년동월 대비 2.5배나 늘어났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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