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10건 중 4건 이상은 직전 거래보다 보증금이 오른 상승거래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에 매매 기피 현상이 심화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신축 입주 물량이 많은 강동구는 유일하게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프롭테크 기업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거래 중 48%가 1년 내 직전 거래와 비교해 보증금이 상승했다. 이는 전년 동월(44%)보다 오른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하락거래 비중은 46%에서 41%로 감소했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 상승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구로 63%를 기록했다. 이어 은평구(61%), 종로구(56%), 용산구(54%), 금천구·동대문구(52%), 강북구(51%), 성북구(51%), 강서구(51%), 성동구(51%), 서초구(51%), 마포구(50%) 등의 순이다.
직방 관계자는 “은평구의 경우 입주 5년 이내의 새 아파트 전세수요가 상승거래 비중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됐다”며 “정주 여건이 양호한 곳은 신생아 특례 대출 등 정책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강동구는 상승거래 비중이 37%로 자치구 중 유일하게 40%대를 밑돌았다. 하락거래 비중은 52%로 가장 높았다. 새 아파트가 대거 들어선데다 기존 신축 단지들의 준공 연차가 4년 차에 들어서면서 전세 수요가 분산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 수급 동향을 나타내는 지표인 전세수급지수(수요자와 공급자 비중 지수화)도 2년 5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한국부동산원 따르면 5월 첫째 주(6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99.3)보다 0.8포인트 오른 100.1을 기록했다. 이 지수는 100보다 낮으면 전세를 내놓는 사람이 많고, 100보다 높으면 전세를 구하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직방은 한동안 전세 매물 부족 영향 등에 따라 서울의 전셋값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새 아파트 공급량은 2만 4139가구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강동구에 물량의 70%가 집중돼 지역별 매물 수급불균형이 해소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2020년 시작된 임대차 계약갱신청구권의 만기 시점이 8월에 다가오면서 계약갱신 만료 매물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도 있지만, 그동안의 가격이 반영되며 전셋값이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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