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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눠먹기식' 중기 R&D예산 손본다

성과 낼 수 있는 곳에 재원 집중

'내실 있는 평가체계' 구축 필요 지적도

광주 하남산단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나눠 먹기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던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예산을 정비한다.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 R&D 예산의 효율성을 평가해 성과가 낮은 사업들은 통폐합하고 좋은 결과를 낸 곳에 재원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개별 사업의 규모가 작고 과제 수가 많은 중소기업 R&D 예산 사업의 혁신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10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중소기업 R&D 사업 조정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산 삭감보단 여러 소규모 사업을 통합해 R&D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R&D 사업은 결국 잘하는 곳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복지의 경우 보편성이 중요하다면 기술 영역인 R&D는 수월성이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정부 내에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세계에서 가장 높지만 수많은 사업에 예산이 흩어져 있어 제대로 된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2021년 기준 R&D 사업 과제는 7만 5000개에 달했다. 실제로 중소벤처기업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의 중소기업 R&D 사업에서 중복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산업부는 산업 부문, 중기부는 중소기업 분야 연구를 담당한다는 취지로 각각 R&D 사업을 맡아왔다.

하지만 산업부 R&D 지원의 경우에도 중소·중견기업이 주요 혜택을 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의 ‘2023년도 중소기업 지원 사업 성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부 소관인 R&D 사업 중 19건의 지원 대상이 중소기업을 겨냥한 정책이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대자동차나 삼성전자 같은 대기업은 굳이 정부 지원을 받지 않는다”며 “결국 산업부의 R&D는 대부분 중견·중소기업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R&D 예산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내실 있는 성과 평가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해 R&D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우수’로 평가한 사업 중 73%의 예산이 삭감됐다. 일반적으로 우수 평가를 받으면 예산이 삭감되지 않는다. 그동안 주먹구구식으로 후하게 성과를 평가한 탓에 부실한 사업이 예산을 받아왔다는 뜻이다. ‘미흡’과 ‘부적절’ 평가 비중도 작다. 통상 일반 재정 사업에서 ‘미흡’과 ‘부적절’ 평가 비율이 15%인 데 반해 지난해 R&D 사업의 ‘미흡’과 ‘부적절’ 비율은 각각 2.9%, 4.5%로 총 7.4%에 그쳤다. 제대로 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R&D의 양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질을 높일 때”라며 “성과를 내고 잘하는 곳에 투입해 반도체나 2차전지 같은 먹거리 산업에 진출하는 밑거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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