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네이버, A홀딩스 지분 일부만 팔고 연결고리 유지…경영참여·자금확보 절충 나설수도

■'라인 매각' 검토…시나리오별 향방은

지분 전량 넘기면 10조 들어오지만

해외플랫폼 상실·여론 악화 부담

일부 매각해 2대주주로 내려오되

사업영역 조정·실탄 마련 전망도

라인·야후 분리는 실현 가능성 낮아





네이버가 일본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협의 중인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특히 네이버가 자사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라인야후에 접목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지분 매각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해 왔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이번 기회에 라인야후를 지배하는 A홀딩스의 지분을 처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고 있다’는 네이버 입장을 감안하면 지분 일부를 팔더라도 통합 경영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지만 지분 전량을 매각하고 확보한 재원으로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에 투자하거나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 투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10일 입장문을 내고 라인야후의 지주회사인 A홀딩스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3일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일본 총무성 행정지도와 관련해 자본 지배력을 줄일 것을 요구한 자체가 이례적이지만 이는 따를지 말지의 결정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사업 전략에 기반해 결정할 것으로 내부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가 지분 매각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소프트뱅크 등에 지분을 모두 넘기며 라인야후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네이버 입장에서는 2011년부터 꾸린 강력한 해외 플랫폼을 상실하게 된다. 올해 1분기 라인의 국가별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일본이 9700만 명, 태국 5600만 명, 대만 2200만 명, 인도네시아 600만 명 등 2억 명에 달한다.

이 경우 국내에서 ‘일본에 라인을 강탈당했다’는 비판 여론이 생겨날 수 있지만 네이버 입장에서는 매각 자금을 차기 먹거리인 AI 기술 개발에 투자하거나 M&A를 시도할 수 있다. 네이버가 라인야후 지분을 전량 매각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10조 원이 넘는 자금을 얻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네이버가 보유한 지분 가치는 이날 기준 라인야후 시가총액 약 25조 원 중 32.3%에 달하는 8조 1272억 원가량으로 평가된다. 이 방안은 소프트뱅크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야카와 준이치 소프트뱅크 사장은 9일 “(A홀딩스) 지분을 100% 취득하면 여러가지 선택지가 생기고 향후 전략 측면에서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면서 “50%대 수준이면 변하는 게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네이버가 일부 지분을 소프트뱅크에 넘겨 2대 주주가 되는 방안도 있다. 소프트뱅크가 확실히 경영권을 쥐도록 하는 방안이다. 현재 A홀딩스 이사 추천권은 소프트뱅크 3명, 네이버 2명으로 할당돼 소프트뱅크가 라인야후 인사권 등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온 상황이기 때문에 크게 후퇴하거나 막대한 손실을 보는 것은 아니어서 절충 방안이 될 수 있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해외 플랫폼을 유지하면서 경영 의사 결정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아울러 일본 사업은 소프트뱅크가, 동남아 지역은 네이버가 맡는 식의 사업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플랫폼·데이터 주권주의를 강조하는 일본 정부의 정책 방향도 일정 부분 충족시킬 수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지분 매각으로 네이버와 라인야후의 연결 고리는 유지한 채 2대 주주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며 “이 경우 사업적 관계는 유지하면서 네이버가 몇 조 원의 현금을 확보해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 추가 M&A를 추진한다면 주가는 오히려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A홀딩스의 지분을 1주도 매각하지 않고 현 체제가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라인야후가 보안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네이버에서 정보기술(IT) 인프라 및 기술을 점진적으로 독립하는 것으로 사태를 해결하는 것이다. 경영 구조는 현재와 같이 유지되지만 라인야후가 자체 기술로 운영되기 때문에 보안 리스크를 해소하고 일본 정부가 원하는 데이터 주권주의도 어느 정도 충족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2021년 경영 통합 이전 상태로 갈라설 가능성도 제기한다. 라인과 야후를 다시 쪼개고 웹툰엔터테인먼트·IPX·네이버제트 등 라인야후가 투자한 기업의 지분도 처분하거나 교환하는 방식이다. 다만 라인과 야후가 핀테크 등 사업을 결합하고 인력 운영도 통합해 운영 중이어서 경영 분리 방안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네이버가 라인만 떼내 경영하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소프트뱅크는 네이버와의 협상을 7월 초까지 마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은 일본 총무성이 두 번째 행정지도를 내리면서 자본 관계 재검토 및 보안 관련 대책을 보고하라고 한 기한이다. 이와 관련해 미야카와 사장은 “(협상) 난도가 상당히 높지만 7월 1일까지 합의하고 싶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미래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회사 자원의 활용과 투자에 대한 전략적 고민과 검토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번 사안을 앞으로 더 큰 글로벌 도약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