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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무관용 이민정책 한발 물러선 트럼프

비난여론에 부인·딸까지 강력반대

아동 격리 수용 철회 행정명령 서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불법입국자와 미성년 자녀를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이를 들어 보이고 있다. /워싱턴DC=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여론의 거센 반발 속에 밀입국한 아이들을 부모와 격리 수용하는 정책을 결국 철회했다. 불법이민에 대한 ‘무관용’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맏딸 이방카까지 가세한 압박에는 한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밀입국을 시도하다 적발된 외국인들과 그들의 자녀를 격리하지 않고 함께 수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서명식에서 “가족들이 떨어져 있는 모습이 좋지 않았다”며 “우리는 매우 튼튼한 국경을 유지하겠지만 그 가족들은 함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비인도적’ 조치라는 비판이 쏟아졌던 아동격리수용 정책은 한달여 만에 폐지됐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은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서 지난 5월5일부터 이달 9일 사이에 어린이 2,342명을 부모로부터 격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까지도 “부모로부터 아이를 떼어놓고 싶지 않지만 불법 입국하는 부모를 기소하려면 아이를 격리해야 한다”며 기존 정책의 강력한 시행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하지만 미디어를 통해 격리된 아이들이 부모를 찾으며 울부짖는 비극적 사진과 영상이 집중 부각되고 시민단체는 물론 의회와 재계, 외국 정부까지 격리정책을 격렬히 비판하자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물러서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앞서 논란의 와중에도 다카(DACA·불법체류 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 폐지를 강행할 만큼 반이민정책에 드라이브를 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이 고집을 꺾은 데는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딸인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의 설득이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백악관의 한 관계자는 CNN방송에 슬로베니아 이민자 출신인 멜라니아 여사가 최근 며칠간 아동격리정책이 철회되도록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사적인 대화를 나누며 가장 신속한 해결책으로 행정명령 발동을 지지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서명식 후 “아내가 매우 확고하게 그것(격리 철회)에 관한 생각을 가졌다”고 전하며 아내에게 압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17일 대변인을 통해 “법률을 준수해야 하지만 가슴으로 다스리는 것도 필요하다고 믿는다”며 남편의 무관용 반이민정책에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세 자녀를 가진 이방카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에 “대통령이 우리 국경에서 가족 격리를 끝내는 중요한 행동을 취해준 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밝혀 본인의 소신이 관철됐음을 시사했다. /뉴욕=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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