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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안전 인증만 두달...성수기 통째로 날려 사업의욕 꺾인다"

<무늬만 혁신성장에 우는 기업인- '바이로봇' 창업자 홍세화>

신산업 키운다면서 규제 강화

인증기관은 규정몰라 우왕좌왕





“완구용 드론을 대형마트에 입점시키는 데 필요한 안전 인증을 받는 기간이 지난해까지는 2주면 됐지만 올해는 두 달이나 걸리면서 5월 성수기를 통째로 날렸습니다. 인증기관도 세부규정을 어떻게 적용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는데 하물며 업체들의 혼란은 어떻겠습니까.”

홍세화(사진) 바이로봇 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8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정부가 드론을 신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규제를 풀겠다고 하지만 실제 현장은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가 혁신성장에 나서겠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만 정작 현장의 체감온도는 여전히 한겨울이라는 얘기다.

바이로봇은 이마트와 손잡고 중국 업체가 독식하고 있는 국내 드론 시장에서 제대로 된 토종제품을 만들어 제값을 받고 팔기로 하고 익스트림스포츠 콘셉트의 완구용 드론 ‘XTS’를 개발했다. 어린이날에 맞춰 론칭하기 위해 지난 4월 초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에 ‘어린이 자율안전 인증’을 신청했다. 완구용 드론의 경우 14세 이상에게는 별도 인증 없이 팔 수 있지만 8세 이상을 대상으로 판매하려면 자율안전 인증이 필수다. 드론에 들어가는 배터리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홍 CSO는 “인증기관에서 올해부터 갑자기 기준 강화를 이유로 시험성적서 등을 계속 추가로 요구하면서 두 달이 지난 이달 초에야 겨우 인증을 받았다”며 “완구에 대한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인증기관도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기간이 길어지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업체들에 돌아가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그는 이어 “인증절차가 복잡한 것도 문제지만 비용도 늘어나 중소업체가 대부분인 국내 드론 기업들은 앞으로 인증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드론 같은 신산업을 키우려면 기업도 노력해야 하지만 정부가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1년 설립된 바이로봇은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악전고투하고 있다. 중국 드론 업체 DJI가 버티고 있는 상업용 드론이 아닌 완구용 드론 시장을 공략하고 있지만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제품 단가가 높지 않아 매출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유럽의 대형벤더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2016년 33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0억원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마트와 공급계약을 맺고 초도물량 4만5,000대를 납품하기로 하면서 성장 모멘텀을 마련했지만 결국 인증이 늦어지는 바람에 큰 타격을 받았다. 홍 CSO는 “인증기관도 드론을 많이 취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해 힘든 부분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5월 성수기 판매를 하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통상 드론 관련 규제는 비행구역이나 비행시간·무게 등과 관련돼 있지만 완구용 드론의 경우 배터리 안전성에 국한된다. 소형 완구용 드론의 경우 통상 3.7V짜리 배터리 1개를 사용하는데 폭발 위험이 거의 없어 위험물로 분류되지 않는다. 하지만 최근 스마트폰 배터리 폭발사고 등의 여파로 완구용 드론에 대한 안전기준도 강화됐다. 홍 CSO는 “3.7V짜리 배터리 2개를 쓰는 제품에 대해서도 이번에 인증 신청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예 자율안전 인증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인증기관에서 각종 서류를 요청하더니 뒤늦게서야 인증 대상이 아니라고 통보해 씁쓸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강화된 안전인증 기준이 실제 적용과정에서 발생하는 각종 문제로 조만간 또 바뀔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높아진 인증비용도 중소업체들에는 부담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모델 1개당 인증비용은 100만원이 채 되지 않았으나 올 들어서는 400만~500만원으로 올랐다. 바이로봇은 이번에 4개 모델에 대해 인증을 신청했다. 홍 CSO는 “중소업체들에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라면서 “중국 업체들이야 돈으로 해결하겠지만 국내 기업들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에서도 바이로봇은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바이로봇의 주 타깃 시장은 교육·서비스 분야다. 초등학교에서 실시하는 방과후학교에 강사를 파견해 드론 교육을 시키는 비즈니스모델이다. 월 2만5,000원의 수강료를 받는다. 현재 250여곳의 초등학교에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비행교육과 더불어 드론을 활용한 코딩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교육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최근 태국 교육부와 협의를 거쳐 현지 초등학교에서 드론 시범교육을 실시하기로 하고 ‘페트론 V2’ 100대를 공급했다. 향후 태국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1만개 이상의 제품을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 CSO는 “태국 시장에 맞게 콘텐츠와 소프트웨어를 맞춤형으로 제작해 공급할 계획”이라며 “당분간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겠지만 현재 30% 수준인 해외 비중도 점차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행경기자 sain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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