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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여년 전 '원주민 족장 사형' 사죄한 캐나다

트뤼도 총리 하원 연설서 "깊은 유감…진심으로 사과"

"생존 위해 원칙 지킨 실코틴족

식민 정부 일방적 처벌은 잘못"

명예회복 요구해온 후손들에

당시 판결 뒤집고 무죄 선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26일(현지시간) 하원에서 1864년 식민정부의 원주민 지도자 사형 판결에 대해 공식 사과하고 있다. /오타와=유튜브 캡처




“우리의 권한 아래에서 이뤄진 만큼 우리가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아야만 합니다. 진심으로 사과합니다.”

150여년 전 식민정부에 의해 사형이 집행된 실코틴족 원주민 지도자 6명에 대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무죄를 선언하고 사죄했다.

캐나다 CBC방송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26일(현지시간) 하원에 출석해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실코틴족 지도자의 사형 집행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트뤼도 총리는 이어 “오늘 우리는 과거 실코틴족에게 저질러진 식민정부의 행위를 전적으로 인정하고 캐나다 정부의 깊은 유감을 전하고자 함께 모였다”고 말했다.

이날 트뤼도 총리의 사과는 1864년 백인과 갈등을 벌이던 실코틴족 족장에게 내려진 사형판결에 대한 것이다. 당시 백인들은 실코틴족이 거주하던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에서 도로 공사를 벌였고 이 과정에서 실코틴족 여성을 성폭행해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실코틴족 족장 5명은 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회담인 줄 알고 상대 진영을 찾았지만 백인들에 의해 체포된 뒤 식민정부에 의해 유죄판결을 받고 교수형에 처해졌다. 1년 후 실코틴족의 또 다른 족장 1명도 배상을 요구하다 교수형을 받았다.



실코틴족은 또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천연두가 창궐하자 전염병의 원흉으로 몰려 살해당하기도 했다. 현재 ‘실코틴 전쟁’으로 회자되는 이 사건 당시 숨진 사람만 1만4,000명에 달한다.

이에 실코틴족 후손들은 조상들이 억울하게 범죄자로 취급받아 사형당했다며 오랫동안 명예 회복을 요구해왔다.

트뤼도 총리는 “정착민들이 금을 찾아 이 땅에 왔을 때 먼저 이곳에 있던 실코틴족의 요구를 묵살했고 협의나 합의도 없었다”며 식민정부의 판단과 달리 이들은 영토와 부족민, 삶의 방식을 지키려고 자신들의 법에 따라 행동했다고 설명했다.

트뤼도 총리의 이번 사과는 BC주 정부의 조치에 뒤이은 것이다. BC주 정부는 1993년 이들 원주민 족장 처형 장소에 기념 명판을 설치했으며 2014년에는 주 총리가 이들의 무죄를 공식 선언했다.

한편 실코틴족은 2014년 대법원 판결을 통해 BC주로부터 자신들의 땅 소유권을 인정받아 캐나다 역사, 그리고 정부·원주민 관계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다. 실코틴족은 영국 왕실이 주권 지배를 선언했던 1846년 당시 400여명이 준유목 방식으로 생활하며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 지역은 현재 광역 밴쿠버의 절반 남짓한 면적이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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