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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굴욕적 매각으로 가나

더블스타측 "고용유지 첨 들어본 얘기" 고자세

해외매각 반대 노조 더 격앙 "24일까지 파업"

금호타이어 해외 매각을 설득하기 위해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직접 광주로 내려간 19일 금호타이어 직원들이 서울 종로구 금호아시아나빌딩 앞에서 ‘금호타이어 법정관리 반대 및 해외자본 유치 찬성 성명발표’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19일 금호타이어 노조에 해외 매각을 설득하러 직접 광주 현장을 찾았지만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이 회장은 “주말까지 계속 노조와 대화하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20~24일 파업을 예고하는 등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중국 더블스타가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여론전에 나서면서 오히려 노조를 자극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금호타이어 인수의 진정성을 강조하며 노조와 중국 매각에 비우호적인 국내 여론을 돌려보려 했지만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전날 금호타이어 고용유지, 노조보장, 단체협약의 승계 등에 대해 “처음 듣는 말”이라고 밝힌 게 화근이 됐다. 실제 이 회장이 이날 노조와 담판을 하러 갔지만 85분 회동 내내 평행선만 달리다 끝났다. 이 회장은 노조 면담 직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대화는 상당히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이뤄졌고 생산적 결론을 내기 위해 깊은 논의가 있었다”고만 했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산은이 더블스타가 아니면 다른 대안이 없다며 매달리다시피 하는 상황이고 오히려 인수 의지가 있다는 더블스타는 고자세로 일관해 ‘굴욕적인 매각’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매각 3년 후 고용불안을 해소하고 매각이 되더라도 광주공장의 생산물량이 축소되는 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데 차이 회장은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한 듯 고용유지 등에 대해 “처음 듣는 말”이라고 밝힌 것이다. “적극적인 인수 의지가 있는 업체가 할 발언은 아니다”라는 비판이 바로 나왔다.



일부에서는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의 실제 주인이 되기도 전에 이 같은 고자세를 보이고 있는데 실제로 인수를 하게 되면 어떻게 나올지 상상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이 금호타이어가 매각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가 결국 망하게 될 것이라고 하지만 더블스타가 가져가서 이런 최악의 상황을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있느냐”며 “결국 채권단과 노조가 누구의 말도 믿지 못하는 그런 상황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차이 회장이 단체협약 승계 등에 대해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특별한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 더블스타 측이 숙지가 안 됐거나 명백히 얘기하기가 곤란했을 수 있다는 추측을 해본다”면서 “우리가 금호타이어 자구안 관련 매각 전제조건으로 협의하는 사항에 대해 더블스타가 모두 동의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노조와의 합의가 대주주가 바뀐다고 변경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고용보장 등에 대해 더블스타 측의 보다 명확한 입장표명이 있기 전까지 노조의 해외 매각 동의를 받아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이 전날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열심히 노조를 설득할 명분을 제시했지만 더블스타가 한방에 산통을 깨버렸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블스타가 엎지른 물을 이 회장이 닦았다. 이 회장은 “당초 2년 고용보장을 협상 과정에서 3년으로 늘렸다”면서 “그 이후에 회사가 정상화되면 고용이 유지되고 경우에 따라 확대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더블스타를 해명하는 데 주력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더블스타의 제안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금호타이어의 생산성이 경쟁업체의 60%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더블스타에서 3년이 지난 후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지 않더라도 고용을 유지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또 차이 회장은 “필요하면 금호타이어 노조도 만날 수 있다”고 밝혔지만 “노조가 반대하면 인수를 안 하겠다”며 매각 불발 시 책임을 노조에 돌리는 듯한 뉘앙스를 내비치며 노조를 만나기도 전부터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노조는 이 회장의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20~24일 파업을 예고했다. 더블스타가 실타래를 더 복잡하게 하고 이 회장이 나서서 꼬인 실타래를 푸는 상황이 됐다. 굴욕적인 매각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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