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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걱정에 우울증 치료마저 포기하는 N포세대
산업 바이오 2017.07.19 05:00:24#. 올해 초 경찰 공무원 임용을 위해 상경한 이모(23) 씨는 최근 잇따라 발생한 공시족 자살 사건이 남의 일이 아닌듯해 불안하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우울감 때문이다.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다 보니 합격에 대한 자신감은 갈수록 떨어지고 책이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 스트레스로 밤잠을 못 이루는 일이 부지기수고, 울적한 기분도 수시로 느낀다. 최 씨는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얼마 전에 우울증 자가진단테스트를 해 봤다”며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와서 치료를 받으려 하는데 기록이 남아 나중에 불이익을 받을까 걱정도 된다”고 털어놨다. 결혼, 출산, 내 집 마련 등을 포기하며 ‘N포 세대’라 불리는 20대의 정신건강마저 무너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삼성서울병원의 ‘정신건강실태역학조사’에 따르면 2016년 18~29세의 우울장애 1년 유병률은 3%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70대 이상의 1.5%에 비해서도 2배나 높다. 가장 건강해야 할 20대가 우울증으로 신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증가세가 위험한 수준이다. 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19~29세 청년 중 우울 증상을 경험한 이들의 비중은 2007년 9.7%에서 2015년 14.9%로 5%포인트 이상 늘었다. 더 큰 문제는 20대 청년들의 정신건강이 정부 대책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청년들이 우울증에 걸려도 갈 곳이 없다는 얘기다. 정신병원은 대안이 되지 못한다. 진료기록이 취업 시 불리하게 작용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민간 심리상담센터를 찾기엔 비용 부담이 크다. 돈벌이가 없는 청년에겐 높은 문턱이다. 일부 대학에서 무료로 심리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하지만, 신청 후 상담까지 길게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이상영 보건사회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기침체와 청년 실업 문제 등 사회적으로 우울감을 느낄만한 환경이 지속돼 왔다”며 “(이를 관리할)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악의 청년실업에 늘어나는 우울 청년= 청년들 우울증 증가의 최대 원인은 높은 실업률과 취업난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07년 7.2%이던 청년 실업률은 2015년 9.3%, 지난 2월에는 12.3%까지 급등했다. 윤우석 계명대학교 교수는 자신의 논문 ‘대학생의 취업 스트레스가 우울감 및 자살 생각에 미치는 영향(2016)’에서 대학생이 갖는 우울감 중 50% 이상이 취업 스트레스와 연관돼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 동작구 산하 마음건강센터가 2014ㆍ15년 구내 공시족 120명을 대상으로 검진한 결과에서도 무려 70%가 우울증이나 자살생각 위험군으로 분류됐다. 실제 취업난에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청년들이 급증 추세다. 지난 3월 서울 마포구 공원에서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던 한 공시생이 나무에 목을 매 자살했다. 유서에는 “부모님께 죄송하다. 더는 살아갈 힘이 없다. 계속된 실패로 절망을 느낀다” 등의 내용이 적혀 있었다. 같은 달 전북 전주의 한 고시원에서도 같은 비극이 발생했다. 공시족인 그의 휴대폰에는 “엄마 미안해”라는 문자메시지가 발송되지도 않은 채 남겨져 있었다. 4월에는 한 공시생이 어머니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가던 도중 경부고속도로의 한 휴게소 화장실에서 생을 마감했다. ◇“정신과 진료기록, 취업 걸림돌 될까 두려워”= “F코드(정신 및 행동장애) 대신 Z코드(일반상담)로 적어주세요” 정신과를 찾는 청년들이 자주 하는 요청이다. F코드가 아닌 Z코드로 진료기록을 남겨달라는 이유는 단 하나다.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사실이 알려져 취업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Z코드로 기록하면 상담 비용은 국민건강보험혜택이 적용되지만 약물 처방전은 의료보험이 아닌 비싼 비보험으로만 받을 수 있다. F코드로 적어야만 약물 처방전을 받을 때 의료보험이 적용되지만 개의치 않는다. 만에 하나 취업에 악영향을 끼치는 일은 피하려는 것이다. 아예 방문을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대학생 차 모(25)씨는 스트레스가 극심해 정신과 치료를 받으려 했으나 입사에 걸림돌이 될까 싶어 마음을 접었다. 복수의 취업 관련 카페에서는 정신과 진료기록이 선발에 악영향을 미치는지 묻는 게시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의료법상 개인의 진료기록을 임의로 열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공공기관이나 사기업이 지원자의 정신과 치료 경험 유무를 알 수 있을 리 만무하다. 사실관계가 이런데도 취준생들이 정신과 진료를 꺼리는 것은 ‘혹시나’ 하는 염려 때문이다. 심리적으로 압박을 느낄 수 있는 상황 자체를 만들지 않으려는 것이다. 원은수 고려대 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일부 젊은이들은 진료기록이 남는 것을 불편해한다”며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고 항우울제를 자기 부담으로 처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림의 떡’인 민간 상담 프로그램= 청년들이 정신과 치료를 꺼려 하고 있는 가운데 민간심리상담센터 방문도 쉽지 않다. 만만치 않은 비용 탓이다. 1회 상담(50분~1시간)에 보통 8만~10만 원 정도가 든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최소 5회는 상담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최소한 40만 원 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가격 기준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인 경우도 많다. 청년이 감당하기엔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의료보험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심리상담은 의료행위로 인정이 안 되는 탓이다. 김수림 허그맘 심리상담센터 원장은 “비용 때문에 상담을 포기하는 이들은 20~30대가 특히 많다”며 “취업이 안 된 이들은 경제적 주도권이 없기 때문에 재방문하는 이들의 비율도 낮다”고 전했다. 일부 대학에서 운영하는 심리 상담 프로그램 역시 이용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다. 무료인 만큼 인기가 가장 높지만 해당 대학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경희대학교의 지난해 개인상담 신청자 수는 666명에 달하지만 이들은 상대하는 전임상담원은 1명에 불과하다. 요일별로 객원 상담사가 추가되지만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상담 신청 후 2~3개월 대기는 기본이다. 이화여대도 사정은 비슷하다. 오혜영 이화여대 학생상담센터 실장은 “대학상담센터 협의회에서 ‘1,500명당 상담사 1명’이라는 기준을 세웠지만 이화여대는 2만3,000명을 10명의 스탭이 담당한다”며 “상담을 신청하면 4개월 정도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
저출산·고령화의 늪…고령 취업자 수, 청년 ‘역전’
사회 사회일반 2017.07.14 08:53:19올해 2분기(4~6월)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가 청년층(15~29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반면, 출산저하로 청년 인구는 감소하는 데다 구직난까지 겹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60세 이상(고령층) 취업자는 424만7,000명으로 15~29세 청년층(403만명)보다 21만7,000명 많았다. 고령층 취업자가 청년층을 최초로 넘어선 것은 작년 3분기(7~9월)였다. 당시 고령층 취업자는 청년층(405만2,000명)을 3만3,000명 앞지른 408만5,000명이었다. 작년 4분기(10~12월)도 고령층(402만4,000명)이 청년층(396만1,000명)보다 6만3,000명 많았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청년층(392만1,000명)이 다시 고령층(370만1,000명)을 22만명 앞질렀지만, 올해 2분기 들어 재역전 당했다. 2분기 고령층 취업자 수는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율도 15.9%로 역시 가장 높다. 고용률도 41.5%를 기록했다. 고령층 취업자 수가 청년층을 넘어선 이유로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긴 인구구조 변화가 꼽힌다. 통계청 빈현준 고용통계과장은 “2015년 4분기부터 60세 이상 인구가 청년층을 넘어서고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인구구조의 영향이 취업자 수 역전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빈약한 노인 복지 제도와 청년 구직난도 이런 현상에 일조했다. 고령층은 제대로 된 노후생활을 준비하지 못한 채 퇴직하는데다 연금제도 수혜 비율도 낮다. 생계를 위해선 일을 해야 한다. 기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는 한정돼 있어 단순노무종사자 비율이 높다. 수치가 증가해도 긍정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부연구위원이 작년 발표한 ‘우리나라 노인의 취업실태 및 기업의 노인인력 수요에 관한 연구’에서 분석한 고용 형태별 노인 직종을 보면 60세 이상 근로자 중단순노무종사자 비율이 31.8%로 가장 많았다. 청년층은 일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처지다. 올 2분기 청년층 실업률은 10.4%로, 2분기 기준으로 1999년 기준을 바꿔 조사를 시작한 후 가장 높았다. 빈 과장은 “고령층의 고용률은 개선되지만, 청년층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령층과 청년층의 인구 격차는 더욱 벌어지면서 취업자 수 역전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
정규직화의 역설… 20대 취업자, 4년만에 최대폭 감소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17.07.12 17:33:39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일자리정책 성적표인 ‘6월 고용동향’에서 20대 취업자 수가 4년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드라이브를 걸자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린 결과로 풀이된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0대 취업자 수는 377만6,000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5만7,000명 쪼그라들었다. 지난 2013년 7월(8만명 감소) 이후 3년 11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 폭이다. 특히 20대는 절대 인구가 늘고 전체 경기가 상승 국면에 있음에도 취업자 수가 줄었다. 6월 20대 전체 인구는 645만5,000명으로 지난해보다 2만9,000명 증가했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그만큼 20대 고용상황이 심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대 인구 중 취업자 비중을 보여주는 고용률도 58.5%로 지난해보다 1.1%포인트 줄며 전 연령층 중 유일하게 감소했다. 이를 두고 ‘비정규직 정규직화의 역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로부터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은 민간 기업이 결국 20대 신규채용을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한 결과라는 것이다. 실제 현대차·SK브로드밴드 등 다수의 민간기업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잇따라 정규직 전환을 발표했다. 지난달 26일 구인·구직 매칭플랫폼 ‘사람인’이 364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53.8%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한 신규채용 영향’에 “신규채용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들이 대선을 앞두고 상반기 채용을 미룬 것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새 대통령 취임 이후 어떤 고용정책이 나올지 몰라 기업들이 ‘실탄’을 아끼는 차원에서 관망한 결과 20대 취업자가 줄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상반기 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은 대졸 공채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들이 상반기 대졸 공채를 건너뛴 것은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이후 처음이다. 20대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고용상황도 악화했다. 청년(15~29세) 실업률은 10.5%로 6월 기준으로 외환위기 때인 1999년(11.3%)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 체감실업률(고용보조지표3)도 23.4%로 역시 6월 기준으로 통계가 있는 2015년 이후 최악이었다. 전 연령층 취업자 수는 2,686만명으로 지난해보다 30만1,000명(1.1%) 늘어나는 데 그쳤다. 올해 1월(24만3,000명) 이후 5개월 만에 최저다. 실업자는 10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6만5,000명 늘어났고 실업률도 3.8%로 0.2%포인트 올랐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준인 자영업자는 568만1,000명으로 4만1,000명이 추가로 늘어났다. 다만 제조업 취업자는 상승 반전했다. 450만9,000명이 종사해 1만6,000명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년 연속 감소했지만 수출 증가, 기저효과 등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세종=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
취업자 증가폭 5개월 만에 가장 적어…청년 체감실업률도 6월 최고치
경제 · 금융 경제동향 2017.07.12 08:40:04지난 6월 취업자 증가 폭이 5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청년층(15∼29세) 체감실업률은 같은 달 기준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는 2,686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만 1,000명 증가했다. 취업자는 올해 1월 전년 대비 24만 3,000명 증가한 이후 2월 37만1,000명, 3월 46만 6,000명, 4월 42만 4,000명, 5월 37만 5,000명으로 매달 37만명 이상 늘다가 증가세가 한풀 꺾였다. 산업별로 보면 도·소매 취업자가 전년 대비 8,000명 늘어 증가 폭이 전월(5만 2,000명)보다 줄었고 숙박·음식점업의 취업자 수는 3만 8,000명 감소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만 6,000명 증가, 작년 6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고용률은 61.4%로 0.2%포인트 상승했다. 고용률은 6월 기준으로 1997년(61.9%) 이후 최고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7.0%로 0.5%포인트 올랐다. 실업자는 6만 5,000명 증가한 106만 9,000명으로 집계됐다. 실업률은 3.8%로 0.2%포인트 올랐고 청년층 실업률은 10.5%로 0.2%포인트 상승했다. 체감실업률로 볼 수 있는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3.4%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나 상승했다.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015년 1월 통계청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6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제조업이 증가세로 전환되고 취업자 수 증가가 30만 명대를 유지한 것은 좋은 모습”이라며 “다만 20대 고용률은 여전히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는 등 전체적으로 긍정, 부정적인 모습이 혼재돼 있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정곤기자 mckids@@sedaily.com -
6,000억원 쏟아부은 '산학융합지구' 지난해 취업자는 428명뿐
사회 사회일반 2017.07.09 18:10:06넓은 평지에 덩그러니 세워진 학교는 평일에도 학생 그림자 하나 볼 수 없을 정도로 황량했다. 전남 영암 대불국가산업단지 내 산학융합캠퍼스로 지정된 목포대 신해양산업단지는 건물의 규모와 시설이 무색할 만큼 조용했다. 30분을 넘게 배회하다가 어렵게 만난 조선·해양 관련 전공생 김모씨는 “이 캠퍼스는 외진 곳에 있어 학생들이 카페에라도 가기 위해서는 택시를 타고 인근의 목포 시내까지 나가야 한다”며 “그러다 보니 수업이 있는 날에만 학교에 오게 돼 평소에는 적막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산학융합캠퍼스에서 교수님들과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하면서 업체로 갈 수 있다고 해 왔는데 알아보니 연봉이 2,400만원 수준도 안돼 다른 진로를 고민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참여 기업이 너무 적고 취업 후 처우가 그다지 좋지 않은 점도 학생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일자리 미스매칭 해소를 위해 지난 2011년 야심 차게 시작한 산학융합지구 사업이 수천억 원의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도 제대로 된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이 주도하는 산학융합지구는 산업단지 내로 대학 캠퍼스를 이전해 지방대 출신 학생과 인근 중소기업을 매칭함으로써 우수 인력 양성과 고용의 선순환을 이루기 위해 시작됐다. 전남대불산학융합지구의 경우 산업부·지방자치단체·민간기업 등이 지금까지 1,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취업자는 31명에 그쳤다. 정부 예산과 민간 투자의 비중이 평균 5대5인 점을 감안하면 현재 전국 13개 산학융합지구에는 6년간 6,000억원가량이 들어갔지만 취업자는 지난해 428명을 포함해 지금까지 1,186명에 불과하다. 특히 산학융합지구 캠퍼스는 5년 일몰 사업으로 지난해부터 지원이 끊기는 곳이 나와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올해 지원이 마무리되는 곳은 전남대불(목포대)·충북오송(충북대·청주대·충북도립대)·울산(울산대·UNIST·울산과학대) 등 7곳이다. 한 지역의 산학융합원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 지원 덕에 운영비 등을 마련해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했지만 올해부터 예산 지원이 종료된다”며 “당초 예정과 다르게 지구 안에 유치한 기업부설 연구소가 거의 없어 문을 닫아야 할 상황”이라고 걱정했다. 산학융합지구 사업이 대학과 산단 내 중소기업 간의 고용 선순환이라는 애초의 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원인으로는 부처 간 협업 부재와 예산만 따내려는 대학들의 행태가 지적된다. 한 산학융합지구의 원장은 “당초 이 사업은 최소 1,000명 이상의 학생을 이전해야 효과가 있는데 막상 이전한 학생 수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융합지구에 참여한 기업의 수도 너무 적어 시너지가 나지 않고 있다”며 “정부 부처별로 산학협력이라는 명목 아래 지원을 따로 할 것이 아니라 거점 지역 위주로 행정과 예산을 집중하면 효과가 훨씬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처별로 협업해 기업과 대학의 참여와 협력을 북돋아도 모자랄 판에 설상가상으로 정치권에까지 휘둘리고 있다. 국회의원의 말 한 마디에 프로젝트가 무산되는 일이 벌어졌다. 2015년 산업부와 고용노동부는 충북오송과 전남대불 산업단지의 기업을 일학습병행제에 참여시키기로 했다. 전남대불산학융합원의 경우 47개 기업 323명의 학습근로자를 발굴해놓았지만 갑자기 국회에서 ‘일학습병행제를 남발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 해당 사업의 관계자는 “조건에 맞춰 어렵게 기업들을 섭외했는데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심사를 나와서는 모든 기업을 일학습병행제 기준 미달로 불합격시켜버렸다”며 “기업들은 이제 정부 사업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분위기”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자격 요건에 미달한 지역이 선정되는 일도 있다. ‘2016년 재정사업 심층평가 보고서’의 산업단지 심층평가를 보면 충남 당진 지역은 산학융합지구 자격 조건에 부합하지 않았지만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이른바 ‘쪽지예산’으로 분류되면서 특혜 지정되기도 했다. 정부의 대표적 산학협력 지원 프로그램인 교육부 산학협력선도대학사업(LINC) 역시 산학융합캠퍼스와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년간 약 1조원의 예산을 대학에 투입한 이 사업은 대학이 지역 산업과 협력해 우수 인력 양성, 일자리 창출, 중소기업 지원 등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관련 예산을 투입해 협력을 맺은 기업에 대한 취업 성과 등 정작 취업과 관련된 사항은 평가지표에서 제외된 채로 운영됐다. 가족회사 수, 현장실습 참가자 수 등 내세운 실적 역시 뻥튀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링크대학 사업에 선정된 수도권 대학의 한 담당자는 “정부 예산을 받아 산학협력과 관련된 건물을 세우고 교수도 채용했지만 정작 이를 통해 취업률이 얼마나 개선됐는지에 대한 조사는 없다”며 “링크 사업에 선정된 대학들이 협력 관계라고 자랑하는 이른바 가족회사가 평균 1,000개라는데 이들 기업에 한 명씩만 보내도 대학 취업난은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실적 뻥튀기가 심한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한 산학융합원의 원장은 “산학융합캠퍼스 등 대학과 기업의 협력을 강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금처럼 수조 원의 예산을 두고 교육부·산업부·고용부가 제각각 지원하면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산학협력 컨트롤타워를 명확히 해 취업 연계 등의 실적이 좋은 대학과 산업단지 위주로 지원을 집중하는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백주연·박진용기자 nice89@@sedaily.com -
[대기업 취업 아니면 어때] 교육업계로 진출한 공대 졸업생들 이야기
사회 사회일반 2017.07.08 20:32:497회에서 생활가전·가구·웨딩·섬유 등 각기 다른 업종의 회사에 입사한 신입사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8회에서는 국내 대표 교육 기업인 교원그룹과 시공교육 직원들을 만나보려고 한다. 2명의 직원들은 모두 공과대학을 졸업한 후 교육 회사에 입사해 자신의 꿈을 키워 나가고 있다. ◇ 교원그룹 컨텐츠개발팀 방수민 사원 →동국대학교_멀티미디어공학과 졸업 →교내 창업동아리 ‘마이 워런티’ 리더 보증서 관리 서버 관련 특허 출원 서울시 봉사동아리 ‘꿈나무마을’ 활동 게임 개발 회사 인턴(4개월) ▲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 제가 속해 있는 컨텐츠개발팀은 스마트 환경에 적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합니다. 현재는 구몬 스마트 이야기 독서, 도요새잉글리시 등에 들어가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학습 효과와 재미를 모두 잡을 수 있는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지요. 그래서 끊임없이 최신 트렌드를 공부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 입사 전, 해당직무에 지원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했나요? = 무엇보다 실무 경험을 쌓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대학 시절 창업동아리를 직접 운영했습니다. 저만의 특허를 출원하고, 스토리보드를 작성해 디자이너, 개발자 친구들과 협업하며 프로젝트를 완성했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는 4개월간 게임 개발 회사에서 개발기획 직무 인턴으로 근무했습니다. 기업의 체계적인 분업 시스템과 업무 수행 절차 등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 교원그룹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 1년 전쯤 에듀테크에 관한 기사를 읽게 됐습니다. 교원의 영어학습 프로그램인 ‘도요새잉글리시’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이어 관련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아이들이 태블릿PC와 스마트 펜을 활용해 공부하는 장면을 보고 크게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때 전공을 살려 아이들을 위해 양질의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다면 재미있게 회사 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어렸을 때 구몬학습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평소 교원그룹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었던 것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 면접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 멤버십으로 운영되고 있는 도요새잉글리시나 교재를 통해서만 활동이 가능한 앱들의 경우 직접 체험해 보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대신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홍보 영상이나 후기 영상을 하나도 빠짐없이 보고, 구글링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한 사람들의 리뷰 포스팅을 보면서 면접 준비를 했습니다. 면접 당일에는 ‘긴장하지 말자’고 되새기며 마인드 컨트롤에 집중했습니다. 다행히 면접관들이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해 주셔서 제가 전달하고자 했던 것들을 후회 없이 보여드릴 수 있었습니다. ▲ 면접 시, 인상 깊었던 질문이 있나요? 면접팁을 공개한다면? = ‘기획자에게 가장 중요한 역량’에 관한 질문입니다. 대학 시절 다양한 경험을 하면서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 시켜주는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고객의 마음을 빠르고 명확하게 헤아릴 줄 아는 역량”이라고 답변했습니다. 다행히 저의 생각을 면접관들께서 잘 공감해주셔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면접에서는 적극적인 태도와 솔직함이 가장 큰 무기인 것 같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온 만큼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모습이 저만의 차별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 앞으로의 포부(꿈)는? = 교원그룹은 30년 이상 우수한 콘텐츠로 수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의 신뢰를 받아왔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스마트 시대에 발맞춰 스마트 콘텐츠를 통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교원그룹의 일원으로서 도전적인 분야에서 일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무엇보다 수많은 아이들의 미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자긍심과 책임감을 갖고 있습니다. 더욱 회사생활을 열심히 하고 자기개발도 꾸준히 해서 스마트러닝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되겠습니다! ◇ 시공교육 서비스개발기획팀 최유리 사원 →동덕여자대학교_컴퓨터학과 졸업 →컴퓨터학과 학생회 활동 IT 연합 동아리 ‘솝트’ 활동 동행 프로젝트 참여(서울특별시 대학생 방과 후 학습도움 프로젝트) ▲ 현재 맡고 있는 업무는 무엇인가요? = 직원들이 내부 시스템을 사용하여 편리하게 업무를 진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좀 더 설명을 드리자면, 제가 담당하는 업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뉠 수 있는데요, 현재 사용하고 있는 내부 시스템 기능 개선과 시스템 오류 대응, 그리고 타 부서에서 요청하는 개발 및 서비스 기획 업무 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 학습 전용 태블릿으로 공부하는 홈런은, 유해 인터넷 환경이 차단된 전용기기에서 300만 건의 멀티미디어 컨텐츠가 실시간으로 학생의 맞춤 학습을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어플리케이션과 학습관리 시스템(LCMS) 및 하드웨어가 효과적으로 연동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답니다. 제가 하는 일이 학생의 안정적이고 효과적인 학습을 보장하는 업무라는 걸 알고는 더 큰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있습니다. ▲ 입사 전, 해당 직무에 지원하기 위해서 무엇을 준비했나요? = 웹 기획 직군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획자는 개발자, 디자이너와 같이 기획서를 가지고 논의를 하는 일이 매우 많은데, 서로 오해 없이 의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소통하기 위해서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저는 학교 또는 IT 연합 동아리를 통해 다수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고자 했어요. 개발, 기획, 디자인 팀 별로 나누어 스토리보드와 E-R 다이어그램 작성(개체-관계 모델을 이용해 현실 세계를 개념적으로 모델링한 결과물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 일정 관리 등 실무와 비슷한 기획 경험을 가져보았고, 이를 통해 담당자들의 의견을 조율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어요. 또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속에서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배운 것은 물론,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제시하며 통합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 에듀테크 기업, ‘시공교육’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요? = 대학교 재학 중 초등학교 보조 선생님으로 봉사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주 업무는 학생들의 숙제를 돌봐주는 것이었습니다. 봉사활동을 하며 요즘 아이들은 교과서와 문제집으로 공부하던 저희 때와 달리 다양한 디지털 학습 도구를 활용하여 공부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학교 선생님들 또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여 수업을 하신다고 하셨죠. = 책에 펜을 대면 즉각적으로 음성이 나오거나 기기를 통해 책을 읽고 학교 공부를 하는 아이들은 참 즐거워 보였어요. 즐겁게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저는 교육과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에듀테크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리고 세계 최초 가정용 학습 프로그램 ‘아이스크림 홈런(i-scream Home-learn)’을 선보인 시공교육을 알게 되었습니다. = 초등학급 99%에서 실제로 수업에 사용하는 디지털 교육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활용하여 홈런 서비스를 만들어낸 시공교육은 진정한 국내 디지털교육 선구자였어요. 또 홈런에서 제공하는 교과 커리큘럼은 물론, 30만개의 영상과 120만장의 사진 등 온라인 콘텐츠의 노하우는 교육업계에서 독보적이었죠. 당연히 시공교육이라면 다른 회사보다 앞서 에듀테크 기술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 면접 준비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으로 입사 준비를 하다 보니 지원서 작성부터 면접 준비까지의 모든 순간이 긴장되고 떨렸습니다. 면접 스터디 도움을 받아 예상 질문을 리스트 업하고 모의 면접도 진행했고요, 학교에서 제공하는 자소서 첨삭 서비스로 서류 작성에 도움도 받았습니다. 학과 및 동아리 활동 외 인턴 경험이 없어 걱정이 되었지만 경력직이 아닌 신입 직 군을 뽑기에 역량에서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자신감 있게 면접에 임했습니다. 다만, 시공교육과 아이스크림 홈런 서비스에 대해 많이 공부하고 저 나름대로 장단점을 분석하고자 했던 것이 자신감을 높이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 면접 팁을 공개한다면? = 가장 중요한 건 ‘자신감’과 ‘솔직함’인 것 같습니다. 면접에서는 지원서에 적힌 내용을 바탕으로 질문을 하기 때문에 본인이 경험했던 것을 솔직하게 작성하고 자신감 있게 설명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게 되는 것 같아요. 아이스크림 홈런의 장단점을 소비자 입장, 그리고 기획팀 담당자 입장에서 분석해 보았고, 기획팀 담당자에 꼭 필요한 컴퓨터와 사람,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자신이 있음을 말씀드렸어요 ▲ 앞으로의 포부(꿈)는? = 초고속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어 있고, 학구열이 높은 한국에서 교육시장은 그 성장 가능성이 무한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할 앞으로의 교육 업계에서는 이를 관리하는 사람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수 밖에 없어요. 빠르게 변하는 신기술 기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공부하고, 홈런에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열정 가득한 기획자로 홈런에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 시공교육 입사를 원하는 분들에게 전하는 조언 = 무엇이든 도전해보는 열정, 그리고 직원 간 ‘소통’의 조직문화가 형성되어 있는 것이 시공교육을 선택해야 하는 이유인 것 같습니다. 신입이나 담당자 실무자급이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다양하고 업무에 즉각 반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항상 직원들의 고충을 적극적으로 듣고 개선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우리 회사의 자랑거리라고 자신합니다. = 또 창립이래 업계에서 유일하게 연속 성장하고 있는 튼튼한 회사라는 점과, 직원들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지원하고 성장을 위한 기회가 보장된다는 점에서 강력 추천할 만한 회사가 시공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진용·백주연기자 yongs@@sedaily.com -
[대기업 취업 아니면 어때] 청호나이스·한샘·듀오·웰크론 신입사원들이 전하는 입사 팁
사회 사회일반 2017.07.08 19:05:36유례 없는 극심한 취업난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굳게 닫힌 입사의 문을 뚫고 들어간 올해의 신입사원들은 어김없이 존재한다. 생활가전·가구·웨딩업·섬유 등 각기 다른 4개 업종에 취직한 그들이 이야기하는 합격 꿀팁! ◇ 생활가전 - 청호나이스 ▲ 신입사원 자기소개 = 1990년생 스물여덟살로 올해 5월 8일에 입사했어요. 전공은 경영학이고 현재 부서는 회계팀입니다. 입사 전에 취득한 대표적인 자격증은 재경관리사였어요. = 취업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하면, 대학생 시절부터 원하는 직무와 진로(기업 취직)를 빨리 정하고 그에 맞는 준비를 하고자 노력한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서 하는 금융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회계 지식을 쌓으며 해당직무에 대한 이해를 쌓아왔습니다. 어학연수나 봉사활동 등 보여주기 식 스펙을 쌓으려 하기 보다는 지원하고자 하는 직무에 맞도록 자격증과 교육프로그램 이수를 하며 준비했던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 신입사원 선발 시 특별히 강조하는 면이 있다면? = 청호나이스 인재상에 부합하는 인재를 선호합니다. 수치화된 스펙 보다는 자기소개서를 통한 진솔한 경험과 실제 역량을 위주로 평가해요. ▲ 최근 지원하는 신입사원의 특징은? = 짧지만 다른 회사 경력(계약직, 정규직, 인턴 등)을 가지고 있는 지원자가 늘고 있는 추세라고 합니다, ◇ 가구 - 한샘 ▲ 신입사원 자기소개 = 안녕하세요. 1992년생 26살 신입 인사드립니다. 한샘 인사팀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입문교육 후, 배치 받은 지 얼마 안돼서 실무와 교육을 겸하는 인사심화 OJT 과정에 있습니다. = 입사 전 큰 길가에 있는 한샘 인테리어 대리점과 한샘 키친 대리점 매장을 보고 한샘이라는 회사를 알게 됐습니다. 디자인과 창의성을 중요시하는 회사가 아닐까 막연히 생각했어요. = 원하는 분야의 다양한 회사에 지원할 수 있지만, ‘한샘’에 지원한 특별한 이유는 제 특성과 잘 맞을 것 같아서였습니다. 회사 정보를 찾아보니 한샘은 매출이 매년 30%씩 성장하는 기업이었습니다. 다른 기업들의 성장이 정체되고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때 이처럼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목표 지향성이나 문제 해결력 그리고 근성을 중요시 생각할 것이라고 판단했어요. 그 부분들은 제가 가진 성격의 장점이었거든요. ▲ ‘한샘에 입사하길 잘했다’ 싶은 점 4가지 =첫번째. 신입사원들의 의견을 존중해주고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게 응원해준다는 점이 좋습니다. 인사 팀에 배치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신입 공채 오리엔테이션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기획안을 준비하고 발표할 때, 팀장님 이하 선배들이 보기에 부족한 부분이 많았을텐데 저희 의견을 존중해 주셨어요. 마침내 기획안이 통과돼 수 천만원의 예산이 배정됐고 저희가 낸 기획안 그대로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이 진행됐습니다. =두번째. 야근 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줘야하는 게 아닌가 하며 갸우뚱 하실 수 있지만, 다른 대기업에 취직한 친구들 중 일부는 포괄연봉제에 포함돼 있다는 명목하에 받지 못하고 있더군요. 저희도 포괄연봉제이지만 야근하면 야근하는 만큼 수당을 또 줍니다. 이런 부분이 회사의 문화를 보다 정직하게 만들고 성장을 이끌어 낸다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근로자를 정직하게 대할 때, 근로자도 회사를 믿고 진심을 다할 수 있지 않을까요. =세번째. 임원보다 연봉이 높은 사원이 있는 회사입니다. 사원이 대리보다 연봉이 높거나 대리가 과장, 차장 보다 연봉이 높은 경우는 비일비재합니다. 성과를 탁월하게 내는 사람에게는 그만큼 탁월한 보상을 해주는 회사라는 점이 지금의 이 성장을 만들었고 앞으로의 성장도 이끌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네번째. “회사의 발전을 위해 일하지 말고 자신의 발전을 위해서 일해라. 자신의 발전하면 회사는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된다.”는 회장님의 가치관입니다. 맹목적으로 조직에 충성하라는 말이 아니라 자신의 발전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회장님의 말씀이 오히려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가지게 했어요. 실력을 갖춘 인재육성에 회사의 관심이 얼마나 많은지 느끼게 됐죠. 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난해 12월부터 시작해서 10월 말까지 이어지는 교육 일정을 보면서 회사에서 얼마나 많이 투자하는지 지금도 많이 느끼고 있습니다. ▲ 입사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점 1가지를 꼽으면? = ‘솔직함과 자신감’. 이 두 가지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자기소개서를 준비할 때는 이걸 써도 될까? 너무 솔직한 이야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쓰고, 면접을 볼 때는 ‘내가 최고다’라는 생각과 당당한 태도 그리고 질문이 당황스럽더라도 눈을 피하지 않고 기백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신입사원 모집 경쟁률은? = 올해(2017년) 상반기 기준 400대1 수준이었습니다. ▲ 신입사원 선발 시 특별히 강조하는 면이 있다면? = 지원분야 또는 희망하는 직무와 관련해 준비한 사항들을 봅니다. 아울러 회사와 관련한 이슈나 정보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에서 나타나는 관심도와 충성도를 높게 평가하는 것 같습니다. ▲ 최근 지원하는 신입사원의 특징은? = 취업난을 대변하듯, 지원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합니다. ◇ 웨딩업 - 듀오 ▲ 신입사원 자기소개 <A씨> = 저는 지난해에 동국대학교를 휴학하고 대학생 인턴으로 6개월간 듀오에서 근무했습니다. 인턴 기간에 보인 성실함과 열정을 인정받아 올해 신입사원으로 입사했어요. <B씨> = 저는 올해 2월 인천대학교를 졸업하고 공개채용에서 2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들어왔습니다. 남들과 다른 시각으로 솔직하게 제 인생에 대해 고민해 온 이야기를 풀어놓아 높은 점수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사람과 사랑을 끊임없이 고민한 것이 결혼 전문 기업에 적합한 인재상으로 꼽혔다고 합니다. ▲ 신입사원 모집 경쟁률은? = 신입사원은 결원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커플매니저 사원은 평균 10대1, 홍보와 회계 등 사원은 평균 200대1의 경쟁률을 보이고 있어요. ▲ 신입사원 선발 시 특별히 강조하는 면이 있다면? = 듀오의 핵심 가치와 덕목인 ‘사람’과 ‘행복’을 중요시합니다. 듀오의 슬로건이 ‘결혼(사람 만나는 것)을 통해 행복을 만드는 기업’인 이유죠. = 듀오는 특히나 사람이 정말 중요한 회사입니다. 그래서 업무 과정에서 어려운 판단을 해야 할 때는 ‘내가 진정 행복해하는 일인지’, ‘우리 직원들이 행복할 수 있는지’, ‘고객이 우리를 통해 행복한지’를 생각해 봐요. =사람의 행복을 우선순위로 보고, 회사의 이윤보다 고객과 직원을 우선시하는 ‘사람중심’ 성품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를 통해 회사에 수익이 발생하고, 얻는 것이 많아질 것이라 확신합니다. ▲ 최근 지원하는 신입사원의 특징은? = 올해 상반기 진행한 채용에서 예전보다 좀 더 다양한 사람들이 지원했어요. 과거에 비해 지원자 수도 증가했고, 고스펙 지원자와 고연령의 지원자도 많이 증가했다. 20대 초반부터 60대 후반까지 신입사원의 연령폭도 넓어졌다. 특히 지원자 중에는 40대 초반의 대기업 과장급 뿐만 아니라, 대기업 임원 출신 경력자도 있었어요. ◇ 섬유 - 웰크론 ▲ 신입사원 자기소개 = 안녕하세요. 올해 웰크론 영업직에 입사한 신입 인사드립니다. 저는 공채를 통해서 들어왔습니다. 면접 때, 저희 웰크론의 브랜드인 세사와 세사리빙을 다각적으로 분석한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제 나름대로 기획한 마케팅 전략도 프레젠테이션 자료로 만들어 어필했어요. 브랜드 SWOT 분석을 통해 매출 향상 방안을 설명했고, 대안으로 제시한 방법에 제가 보유한 역량이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을 구체적으로 말씀드렸더니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신입사원 모집 경쟁률은? = 총 5개 직군(기술직, 영업직, 전문직, 사무직, 연구직, 디자인 등)으로 모집했고, 전체 경쟁률 14:1 을 보였습니다. ▲ 신입사원 선발 시 특별히 강조하는 면이 있다면? = 그룹의 비전과 인재상에 맞는 직원 채용을 우선으로 합니다. 이에 맞는 직원 채용을 위해 PT면접, 온라인 인적성 검사를 실시해요. 직무 적합도와 인성 등을 다각적으로 검증하는 방식이죠. = 1차 팀장·본부장 면접 진행 시, 직무에 맞는 개인의 역량과 직무에 대한 관심과 열정을 확인해요. 이어 2차 사장급 면접에서는 지원자의 인성과 인재상 부합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게 됩니다. = 학력과 학벌의 차별이 없으며 개인의 인성과 역량·능력으로 채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웰크론그룹의 인재상은, △도전하는 인재: 웰크론의 현재가 있기까지 끊임없는 도전과 불굴의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불모지와 같던 해외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블루오션을 창출해낸 웰크론그룹의 도전정신과 함께 할 패기있는 인재. △창조적인 인재: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로 혁신하는 인재.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과감히 실천할 수 있는 인재. △화합하는 인재: 제1의 고객은 동료. 도전과 창조는 구성원과의 화합을 바탕에서 시작됩니다. 나보다 우리, 우리보다 회사의 목표를 위해 화합하는 인재야말로 기업경쟁력 향상에 필요한 인재라고 생각합니다. ▲ 최근 지원하는 신입사원의 특징은? = 회사의 제품, 재무제표 등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본인 역량을 어필하는 지원자가 증가했습니다. = 지원 직무에 대한 필요 자격증 소지자도 늘었고, 해외 유학파 출신이 줄어들고 국내에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경험한 지원자들이 늘었어요. = 개인주의 성향이 두드러짐에 따른 회식문화나 팀 성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경향도 보입니다. /백주연·박진용기자 nice89@@sedaily.com -
[대기업 취업 아니면 어때] 강소기업 입사, 이것만은 알고 가자
사회 사회일반 2017.06.25 22:12:435회에서 198개 강소기업 인사팀 대상 설문조사 결과의 정량적인 지표를 분석해봤다. 이번 회에서는 정성적인 부분들을 알아보려고 한다. 강소기업 입사 하기 전 꼭 알아두고 준비해야 할 내용을 살펴보자. ◇ 수시 채용이 대부분, 채용과정과 피드백 빨라! 대부분의 대기업이 봄, 가을에 주기적으로 공개채용을 하는 방식과 달리 강소기업들은 해당 직무에 빈 자리가 생길 경우 수시로 채용하는 방식이 많다. 이 때문에 채용 공고가 떴는지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도 생긴다. 회사 입장에서는 채용 공고를 올려도 지원서가 많지 않으니 기존 직원들의 추천을 받아 채용하는 ‘알음알음’ 방식을 택하기도 한다. 강소기업들이 주로 채용 공고를 올리는 플랫폼은 ‘사람인’과 ‘잡코리아’ 그리고 자사 홈페이지다. 최근에는 취업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등 SNS에 올리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다만 매출 규모가 1,500억원 이상이거나 가구·패션산업 등 중견기업들은 공채 시스템이 자리 잡아가고 있는 추세다. 대부분 서류-실무진면접-최종면접의 프로세스로 진행된다. 서류는 까다롭게 보지 않는 편이다. 양식에 맞게 제대로 성의껏 쓰면 면접 기회는 대부분 주어진다고 보면 된다. 다만 면접의 비중이 매우 높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채용에 걸리는 시간(2~3주)과 불·합격 피드백이 빠른 것도 특징이다. 채용 과정을 길게 진행할 상황과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인턴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은 104개로 절반 이상이었다. 인턴 직원들을 70~90% 이상 정직원으로 전환한다는 응답률은 65.4%였다. 흥미로운 사실은 인턴 제도를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취준생이 인턴을 하겠다고 제안해오면 면접을 보겠다는 기업이 77%에 달했다. ◇ 성장가능성 높고 능력과 성과가 쉽게 눈에 띄는 구조 #글로벌 교구 업체 A사의 김가연 씨(가명)는 어린이날을 앞두고 본인이 직접 자사 교구를 홍보할 마케팅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에 필요한 장소를 물색해 섭외했고 풍선과 각종 이벤트 도구를 직접 구매했다. 단순히 외주사에 맡기지 않고 함께 회의하며 행사를 만들어냈고, SNS와 커뮤니티에 관련 글이 폭발적으로 올라오면서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체 직원 수가 많지 않다 보니 그녀는 대표의 눈에 띄었다. 적극성과 열정, 기획력을 인정받아 그 해에 유럽의 교육 박람회에 사장의 추천으로 그녀가 발탁됐다. 다음 해에 그녀의 연봉은 1,000만원이나 올랐다. 강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시스템이 세세하게 마련돼 있지 않다. 예를 들어 홍보팀 직원이 마케팅과 광고 업무, 외부 대응, 사내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업무를 맡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일을 배우는 신입사원들에게 이는 굉장한 성장의 기회로 작용한다. 포괄적인 업무를 하게 돼 전체적인 그림을 보는 시각이 그려지기 때문. 본인이 새로운 업무를 제안하거나 프로젝트를 맡아 성과를 내면 업무 고과를 인정받기도 쉽다. 능력과 성과가 쉽게 눈에 띄는 구조인 덕분에 대기업에 비해 사내 정치도 덜하다. 아울러 사장과 만나서 이야기 할 기회가 많은 것도 장점이다. ◇ 이직가능성 높아 경쟁력 쌓기 좋다 #전자결제서비스 중견기업 C사의 직원들은 2~3년 일하고 나면 산업을 불문하고 각종 헤드헌터들의 이직 제안이 넘쳐난다. 산업의 흐름에 따라 모바일, 전자서비스 지식은 필수가 되면서 해당 직무 경험을 가진 인력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카드사, 증권사, 은행 등 전통적인 금융·결제 서비스 업에 종사하는 직원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본인의 자리를 지키는 데 급급하게 되는 반면, 이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몸값이 오르는 셈이다. 현재의 연봉 수준을 따지기 보다는 미래 지향적인 산업군의 강소기업에 가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 강소기업 입사 전 이것만은 알고 가자 1. 지방근무의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은 산업단지나 공업단지 내에 조성된 곳이 많기 때문이다. 다만 기숙사가 제공되거나 통근 버스가 다니는 다니는 기업이 상당수다. 2. 대기업보다는 입사 연봉이 낮다. 신입사원 초봉을 포함해 강소기업의 평균 연봉이 대기업보다 적은 것은 모두가 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빠른 승진과 경쟁력 향상이 보장되기 때문에 본인이 열심히 한다면 처음 연봉은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3. 포괄적인 업무를 맡아서 해야 한다. 성장하는 기업일수록 새로운 직무나 사업이 예상치 못하게 생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놓치지말자. /백주연·박진용기자 nice89@@sedaily.com -
[대기업 취업 아니면 어때] 취직 어렵다는 문과, 강소기업 CEO들이 전하는 조언
사회 사회일반 2017.06.11 05:56:28‘인구론(인문계 출신의 구십퍼센트(90%)는 논다)’이란 말이 상징하듯 유례없는 취업난에서 가장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은 누가 뭐래도 인문계 졸업자다. 특히 국내 굴지의 대기업 대부분이 제조업 기반인 탓에 인문계 출신에 대한 신규 채용수요는 이공계에 비해 가파르게 줄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강소기업으로 눈을 돌려보면 인문계 출신에게도 여전히 기회의 문은 열려 있다는 게 강소기업 CEO들의 평가다. 이들은 기존 산업은 새롭게 보는 안목을, 새로 부상하는 산업에 대해서는 꾸준히 관찰할 수 있는 눈을 갖춘다면 문과생들에게도 얼마든지 성공적인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학벌이나 스펙이 낮더라도 신뢰할 만한 경험이 있다면 기회를 찾을 수 있다는 격려도 했다. ◇ 멀티형 인재 = 빠른 승진 지재성 코스메카코리아 사장은 다양한 분야에 능숙한 멀티인재가 된다면 강소기업이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화장품제조회사(OOM)인 코스메카코리아는 매년 50%가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K뷰티의 붐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강소기업이다. 아모레퍼시픽에서 오랫동안 인사팀 업무를 경험한 지 대표는 생산지원실장을 지낸 바 있다. 지 사장은 “대형 화장품회사에서 문과 출신 직원은 실적 향상이 지상 목표라 고객 경영, 대리점 관리 등의 노하우를 주로 쌓을 수 있는 반면 우리 회사에서는 ODM업체다보니 영업사원도 기술을 알아야 한다”며 “여러 역할을 동시에 하는 만큼 눈에 띄는 직원들은 빠른 승진을 보장한다”고 조언했다. 이용균 알스퀘어(부동산다이렉트) 대표 역시 생각이 유연하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훌륭한 문과 출신은 회사에서 반드시 필요한 인재라고 거듭 강조했다. 사무용 부동산 중개서비스를 제공하는 알스퀘어는 2009년 설립됐다. 특히 최근 들어 다방면의 인재 수혈에 성공하며 급성장을 거듭한 결과 올해 매출 12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이 대표는 “급성정하는 강소기업일수록 회사 기능이 커지다보니 가령 회계 업무를 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홍보, 마케팅 등의 업무를 겸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해당 직무에 대해 전문적인 지식은 없어도 문과 출신들이 유연성있게 두루두루 잘 소화하는 경우가 많아 진급 역시 빠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도 철학과 나온 친구가 홍보마케팅을 하고 있는데 평소 신문과 잡지 등 독서량이 많아서인지 일을 굉장히 잘한다”고 덧붙였다. 제일기획 임원 출신의 정학동 에듀윌 대표 역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장단점이 있는 만큼 문과생들이 대기업 기회의 문턱이 좁다고 지나치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교육 시장이 침체됐다고 하지만 성인 교육 시장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에듀윌에서는 40대 전후의 임원이 이미 나타나는데 이처럼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러한 흐름을 미리 감지했는지 과거와 다르게 최근 들어 이른바 명문대 출신 신입 지원자들이 늘고 있다고 귀띔했다. ◇ 정체된 산업에도 뜨는 기업은 있다 강소기업하면 흔히들 유망산업이나 기술 기반 하이테크 기업을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CEO들은 기존 산업, 특히 정체된 산업으로 분류되는 업종일지라도 애정을 갖고 지켜보면 의외로 기회가 많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교육산업이다. 교육산업은 업무 난이도가 세지는 않지만 임금 수준이 높지 않고 내수 기반이라 기업문화 역시 전반적으로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교육 기업 CEO들은 교육산업은 오히려 평생교육 시대를 맞아 성장 가능성이 크고 항상 급성장하는 라이징 스타 기업이 있는 만큼 채용 기회가 얼마든지 있다고 조언한다. 최진영 종로학원하늘교육 사장(전 대성마이맥 창업자)은 대표적인 교육산업 성장론자다. 그는 “지금까지 교육기업은 10~20대에 초점을 맞췄지만 100세 시대를 맞아 40~50대, 60대 전후의 교육에 대한 신규 니즈(needs)가 발생하며 중장기적으로 지금보다 3배 이상 커질 것”이라며 “교육기업은 문과 출신을 대체로 선호하는 만큼 기존 기업 중 신산업 진출에 대한 의지가 남다른 곳이라면 5년 후를 내다보고 취업의 문을 두드려보길 권한다”고 청년들에게 추천했다. 당장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신산업 경험을 충분히 쌓으면 나중에 어디에서나 모셔가고 싶은 인재 자리를 선점할 수 있다는 게 최 사장의 조언이다. 아울러 교육산업은 전체적으로는 정체돼 있지만 개별 기업군으로 살펴보면 항상 급성장하는 기업이 늘 나타나는 만큼 이처럼 채용 수요가 많은 기업을 전략적으로 노려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에스티유니타스, 시원스쿨 등이 대표적이다. ◇ IT업계에도 문과 출신 수요는 충분히 있다 정보기술(IT)·전자상거래 분야 역시 이과 출신에 대한 선호가 높을 것 같지만 의외로 문과생들에게 여전히 기회가 많다. 직원 복지로 유명한 카페24가 대표적이다. 카페24는 전자상거래플랫폼인 카페24는 ‘한국형 테슬라’로 불린다. 2007년부터 ‘월 1회 주 4일 근무제’를 도입, 매월 넷째 주 금요일을 ‘레저휴가’로 지정해 전 직원이 쉬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입사 후 만 7년이 되는 직원들이 재충전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개월 유급 휴가를 준다. 이재석 카페24 대표는 “문, 이과 구분 없이 채용을 하며 개발이나 시스템 관리 등을 제외하면 특별히 전공을 따지지 않는다”며 “코딩을 배우는 문과 출신들이 늘어나는데, 무턱대고 코딩을 배우거나 소프트웨어 공부를 하는 것보다는 코딩을 배워서 자신의 직무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목표부터 세우고 배우면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단 갈수록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은 현실이지만 경력이라고 해서 대단히 체계적일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그는 “꼭 회사에서 입사한 경력이 아니어도 괜찮다. 대학 때 블로그 활동을 오래했거나 각종 단체에서 홈페이지 제작 및 운영을 오랜기간 해본 것도 훌륭한 경험이 될 수 있다”고 발상의 전환을 강조했다. ◇스펙 걱정 대신 내가 기여할 수 있는 회사를 찾아라! 취업준비생의 고질적인 고민거리인 스펙은 어떻게 해야할까. 특히 학벌 등은 상당수 학생들에게 심리적인 제약 장치로 작용하는 게 현실이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는 “회사 업력이 짧고 급성장하는 회사일수록 스펙과 학벌이 아니라 회사에 정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인지가 중요하다”고 단언했다. 이 대표는 “회사 특성상 신규 영업이 핵심인데 스펙과 영업 능력은 상관관계가 높지 않다. 부동산 업계에서 영업이 결국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나 다름 없는데, 아르바이트를 1년 이상 했다거나 사회에서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해보고 일해본 친구들이 낯선 상황에서도 계약을 체결하는데 능숙해 회사의 든든한 자산으로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재성 코스메카코리아 사장은 어학 능력이 중요한 해외 영업 등 일부 직무는 객관적 지표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면서도 최종 면접에서는 서류 점수는 의미가 없다고 단언했다. 지 사장은 “CEO입장에서는 스펙보다는 화장품 산업에 대한 남다른 애착이 있거나 봉사를 유달리 많이 하는 등 깊이 있는 경험을 해본 지원자가 눈에 띌 수밖에 없다”며 “특히 회사가 워낙 급성장을 거두다보니 회사와 함께 성장을 하겠다는 포부를 가진 지원자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
[대기업 취업 아니면 어때] 다닐만한 회사는 우리나라에 얼마나 있을까?
산업 산업일반 2017.06.04 19:16:21흔히 중소기업을 상징하는 표현으로 ‘9988’ 이란 말을 쓴다. 전체 기업 중 99%가 중소기업이고 전체 근로자 중 88%가 중소기업 종사자라는 뜻이다. 우리나라에 중소기업, 즉 대기업이 아닌 기업은 무려 300만개에 이른다. 이 중에서 우리 청년들이 갈만한 기업은 과연 얼마나 될까? 다닐 만한 직장이라는 기준이 모호(?)하긴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자체 기업부설연구소를 두고 있는 비율인 1%에 속하는 약 3만개 정도의 기업은 상대적으로 건실한 기업이다. 그 중 기술혁신형 기업은 0.5%로 약 1만 5,000개 정도가 속한다. 그렇다면 어떤 기업들이 이 1만 5,000개에 속하는 기업일까? ◇검증된 중견기업? 우선 중견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중견기업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인 약 1,660개(0.05%)와 중소기업 약 330만개(99.8%)사이에 있는 약 3,000개의 기업(0.08%)을 말한다. 이들 기업에 속한 고용 인원은 약 86만 명으로 국내 전체 고용 인원 중 7%를 차지한다. 특히 중견기업 중 △세계시장 지배력 1~3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이 2% 이상 △매출액 대비 수출 비중 20% 이상 △국내 특정 대기업 납품 비중이 50% 미만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업종 평균 이상 등의 조건을 갖췄다면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제공하는 기업일 확률이 높다. 이러한 기업들은 화학물질 및 화학제품 제조업, 유통업, 식료품, IT, 자동차부품, 금속-철강, 섬유 등 다양한 산업군에 골고루 포진해 있다. 중견기업만 하더라도 매출액이 일정 규모 이상이 되고 이름도 한번 정도는 들어본 기업이 적지 않다. 이미 서울의 상위권 대학 학생들도 지원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인기가 있는 곳이 많다. ◇이 회사 미래가 괜찮은지 걱정된다면? 그렇다면 내가 지원하는, 혹은 다니게 될 기업이 직장 내부 문화는 제외하더라도 적어도 유망한 기업인 것을 알려면 어떤 기준으로 살펴보면 좋을까? 앞서 중견기업 분류군 중 우수 기업을 분류했던 기준과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면 된다. 정부에서 선정하는 대표적인 중견, 중소기업 지원 사업은 월드클래스 300 선정 기준이 유력한 참조 지표가 될 수 있다. 사전 기업조사 및 면접 과정에서, 혹은 회사를 입사한 후 이 회사가 비전이 있는 곳인지 알고 싶다면 다음의 조건을 충족하는지 살펴보기를 권장한다. - 매출액 4백억~1조원 중소 중견기업(단, SW, 엔지니어링, 디자인 업종은 100억 원 이상) - 일반트랙 : 수출 비중 20% 이상, R&D 투자율 2% 이상 또는 매출액 증가율 15% 이상 - 혁신형 트랙 : 직전년도 직간접 수출 비중 10% 이상, 최근 3년간 평균 R&D 투자율 4% 이상 중소기업에 대한 이미지가 안 좋은 것은 상대적으로 비전과 좋은 기업문화를 가진 기업보다는 그렇지 못한 기업이 많기 때문이다. 흔히 대기업의 단점으로 불리는 과도한 위계질서와 잦은 야근 등의 단점은 중소기업으로 갈수록 더욱 심한 경우가 많은 경우도 상당수다. 사회전체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사안이지만 개인의 입장에서는 전략적으로 사전에 괜찮은 기업들을 추려서 지원한다면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다. 덜 주목을 받고 있지만 괜찮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도 분명 절대량 자체는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다닐만한 중소기업 직장은 1만개? 실제로 2017년 2월 기준 고용보험기준 국내 ‘사업장수’는 약 2백만 개고 그중 10인 이상 사업장수는 약 26만6,000개다. 동일 기업이 여러 개의 사업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어 실제 기업 수는 그보다 조금 적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잡플래닛에 따르면 현재 리뷰가 등록된 기업 수는 약 4만개인데 총점 3점 이상인 기업은 총 2,951개로 약 7.4%가 해당한다. 총점 3점은 잡플래닛이 비교적 다닐 만한 직장이라고 제시하는 기준치다. 총점 3점 이상인 기업 중 중소기업은 1,661개로 약 56.3%를 차지했다. 대기업(계열사 포함)은 29.8%(880개), 공공기관/공기업은 7.8%(230개)였다. 4만개의 기업을 기준으로 1,661개가 다닐만한 중소기업이 있다면, 26만 기업으로 범위를 확장하면 적어도 약 1만개의 다닐 만한 중소기업이 국내에 있다는 추산치가 나올 수 있다. ◇정부 선정 기업에 주목하자! 다행히도 정부에서는 취업난 해결을 위해 다양한 기준으로 선정된 중소기업의 옥석을 가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고용노동부는 강소기업으로 불리는 1만개 기업 중 선별작업을 통해 지난해 총 1,118곳의 청년친화 강소기업을 선정했다. 청년친화 강소기업은 △월 평균 통상임금 200만 원 이상 △주중 야근 2일 이하 또는 주말 근무 월 1회 이하 △4개 이상 복지제도 운영 등의 조건을 갖춘 기업 중 전문가들의 엄격한 심사를 통과한 기업만 선정된다. 임금 체불도 없어야 하고 산업재해율도 기준 이하여야 한다. 고용부가 파악한 결과 지난해 1∼9월 이들 1,080개 기업에서는 1만9,711명을 채용했고 이 중 34세 이하 청년은 1만2,763명(64.8%)으로 나타났다. 물론 정부 선정 기업에 대해서는 현직자의 평가가 아닌 외부기관의 평가라는 근본적 한계 탓에 믿을 만한 기업인지에 대해서는 학생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상당히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런 지적은 타당하지만, 적어도 어느정도 필터링이 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우수한 기업’ 정도로 참조해두면 좋을 것이다./박진용·백주연기자 yongs@@sedaily.com -
[대기업 취업 아니면 어때] "대기업에 입사해 일 배우는 시대 지났다"
사회 사회일반 2017.05.28 14:32:25“예전에는 청년들이 대기업을 가도 배울 수 있는 일이 많았어요. 한창 도전정신을 갖고 기업들이 성장할 때였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활발히 했죠. 하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단언컨대 우리나라에서 직장인들에게 제대로 된 커리어를 키울 수 있도록 경험을 제공하는 대기업은 정말 손에 꼽습니다. 대기업을 퇴직한 동료나 주변 임원들 대부분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집에서 놀고 있는 현상이 이러한 현실을 극적을 보여주죠.” ◇ “경쟁력 있는 인재 되려면 대기업보다는 스타트업이 낫다” 대기업 CEO는 모든 샐러리맨의 꿈이자 최종 목표다. 그렇다면 CEO들은 대기업을 꿈꾸는 청년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고 싶을까. 최종웅 인코어드 대표는(전 LS산전 사장은)은 한 기업에서만 30년 가까이 재직하면서 사장 자리에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하지만 최 대표는 최근 들어 틈만 나면 청년들에게 대기업이 능사는 아니라고 조언한다. 대체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일까. 최 대표는 ‘대기업 같이 큰 조직에 갈수록 체계적으로 일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착각이라고 단언했다. “과거에는 대기업에서 일을 배우고 경쟁력을 쌓기에 좋았죠.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오히려 어느 곳에서든 희망하는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되려면 스타트업이 훨씬 낫습니다” 실제로 청년들이 대기업을 선호하는 것은 높은 임금과 복지 등이 가장 큰 이유로 작동하지만 대기업을 가야 일을 배울 수 있다는 생각도 한 몫 한다. 작은 기업에서 상대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적다는 게 일반적 인식이다. 그는 이것이 오해라고 말했다. 일을 배운다는 개념을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기업에서는 조직 전체를 보는 시각은 키울 수 있지만 자기 혼자서는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는 사람이 구조적으로 양성돼 일장일단이 있습니다. 특히 전체를 아우르는 완성형 인간으로 가려면 사장이 돼야 하는데 대기업에서 사장이 될 확률은 1만분의 1입니다. 하지만 사장이라고 해서 완성형 인간인 것도 냉정히 말해서 아니죠. 과장이면 이미 관리자가 돼서 배워서 채우는 게 아니라 비우는 일을 하게 되는 게 현실이죠. 실제로 대기업 임원들이 회사를 나오면 2년 동안 예전 임금 50%를 받고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데 그 기간에 새로운 일을 구하지 못하고 있어요. 제 밑에 있던 임원들도 지금 다 매일 등산하고 있습니다(웃음). 경쟁력이 없어서 재취업이 대부분 안 되는 거죠. 그게 대기업의 현실이에요” ◇ 해외 청년들은 기업 규모에 얽매여 구직활동 하지 않아 취업 역시 맹목적으로 주변 시선을 따르기보다는 자기 주도적인 관점을 가질 것을 조언했다. 실제로 미국 등 해외 대학의 청년들은 기업 규모에 얽매여 구직 활동을 하는 경향이 훨씬 덜하다는 것. “얼마 전 서비스 개발 등을 위해 미국 지사에서 데이터사이언티스트 직군으로 2명을 뽑았는데 약 70명이 지원했습니다. MIT, 콜럼비아, 카네기멜론 등 출신 대학도 우수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아직까지 인코어드가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르지 않았지만 에너지 관련 빅데이터 서비스 분야 자체가 세계적으로 희소하다보니 도전하고 싶은 매력을 느껴서 이들이 지원한 것이죠” 이처럼 해외 인재들은 잡 시장을 보는 관점이 다르고 국내 인재들도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 등 국내 기업들의 근로 환경 역시 급변하는 것도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에서 정년이 무너진 것은 오래전이고 회사 경쟁력 유지 등을 위해서는 노동 유연성이 갈수록 강화돼 조기 퇴직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게 그의 분석이다. 즉 아무리 번듯한 대기업이나 대형 은행이더라도 평생을 책임져줄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는 것. ◇‘평생직장’ 개념 사라진 지 오래… 배울 수 있는 회사 찾아다녀야 실제로 그는 과거 사장으로 재임하던 시절 승진 제도를 대폭 바꿨다. 예를 들어 대리를 과장을 거치지 않고 차장으로 발탁하거나 과장은 차장을 거치지 않고 부장으로 되는 인사 혁신을 단행한 것. 계급 정년제도도 도입했다. 가령 차장에서 부장으로 갈 때 3년이 소요된다면 이에 2배가 되는 기간까지 승진에 실패한다면 회사를 나가야 되는 체제를 만든 것이다. 대신 공정성 강화를 위해 출신 학교 등은 평가 요소에 반영하지 않도록 했다. 내부 직원들의 강한 반발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이 조직의 미래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결단이었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이러한 경향이 우리들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앞으로 강화될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평생 직장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가 배울 수 있는 직장을 찾아다니는 것이 요새 시대에 어울리는 패러다임입니다. 그게 더 능력있는 것이죠. 실제로 예전에 해외 투자자들에게 내 이력서를 보여줬더니 한 회사에서만 30년 일하면서 사장까지 했음에도 오히려 경쟁력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게 현실이죠” 입사하면 이른바 별이라 불리는 임원의 세계도 메리트가 계속 떨어진다고 그는 덧붙였다. 한때 협력사나 경쟁사에서 임원을 스카웃해가는 경우도 있지만 최근 들어 그런 사례도 대폭 줄었고 오히려 소속 회사 정보만 빼먹고 3년 안에 내보내는 게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이렇게 시간이 갈수록 대기업 입사의 비전과 메리트가 떨어진다면 청년들은 어떤 대체 선택지를 가질 수 있을까. 어떤 길이든 장단점이 있지만 정말 커리어에 욕심이 있고 능력이 있는 친구들이라면 오히려 스타트업이 현실적 대안일 수 있다고 그는 추천한다. “20, 30대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경험 자체를 목표로 삼아서 일해야 하는 시기죠. 스타트업 중 뛰어난 인재로 구성된 곳은 일을 배우고 성장하기에 최적의 환경입니다” 실제로 인코어드는 아직 초창기 기업이지만 국내 굴지의 사모펀드 매니저, 삼성전자 연구원 등 국내외 최고 수준의 인력으로 뭉쳐진 ‘맨파워’를 자랑한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에 어울리고 성장할 수 있는 인재는 어떤 유형일까. 그는 한 가지라도 뚜렷한 나만의 ‘무언가’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채용 사례를 예로 들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유투브에서 우연히 로봇 관련 영상을 봤습니다. 한눈에 봐도 정말 뛰어난 인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수소문했더니 알고 보니 지방대 출신이었죠.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채용 제안을 했습니다. 청년들이 너무 겁을 먹지 않았으면 해요. 나만의 특별한 무기가 있으면 이 회사가 안맞으면 다른 회사를 가면 되는 것이죠” /박진용·백주연기자 yongs@@sedaily.com -
[대기업 취업 아니면 어때] “채용 박람회에 오겠다는 대기업이 없어요”
사회 사회일반 2017.05.23 14:37:13“눈 좀 낮춰”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듣는 말 중 하나다. 대기업에 입사한 선배들은 “직장생활 다 똑같다”며 “대기업도 비전이 없는 경우가 수두룩하다”고 푸념한다. 구직자 입장에서는 어쩐지 배부른 소리 같다. 많은 청년들은 그래서 고민한다. “대기업 취업이 아니어도 괜찮을까?” 하지만 누구 하나 속 시원하게 대안이 무엇인지 말해주지 않는다. 일할만한 좋은 중소기업이 많다지만 대체 어디에 있으며 어떻게 들어갈 수 있는지 알 방법이 없다. 대기업 대비 취업 서적이 수없이 쏟아지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대기업 취업이 아닌 길을 모색하려는 청년들에게 작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자 이 시리즈를 기획했다. 나에게 맞는 강소기업 찾기, 최근 채용 동향과 유의사항, 입사 후 커리어 전략 등을 전국 각지에서 만난 500명의 강소기업 최고경영자(CEO)와 인사담당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20회에 걸쳐 소개한다. ◇ 서울 상위권 대학교에만 있는 대기업 설명회… 취업센터도 골머리 #서울의 A 대학 취업지원센터장 김 모 씨는 대기업 채용 설명회 유치를 위해 하루에도 수차례씩 전화를 돌리고 있다. 다른 대학은 대기업 인사 담당자들이 와서 채용 설명회를 펼치는데 “왜 우리 대학은 그런 게 없느냐”는 학생들의 하소연 탓이다. 취업률이 정부의 대학 재정지원 사업의 유력 지표로 꼽히면서 대학본부의 압박 역시 날로 커지고 있다. 김 씨는 “지인 소개로 한 유력 항공사 인사팀에 문의도 해봤지만 왜 뽑지도 않을 대학에 우리가 가야 하냐는 핀잔만 들었다”며 “인근 대학에서는 대행업체를 껴서 구색이라도 맞추기 위해 돈을 주고 오전이나 오후 타임만 대기업 인사팀을 초청하는데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서울의 한 여대 취업센터 담당자 이 모씨는 “삼성 등 4대 그룹 면접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맞춤형 특강을 해주는데 최근 1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줄어 이번엔 15명 정도만 신청을 해왔다”며 “경험적으로 보면 대기업에 가는 비율은 졸업생 중 10명 1명인데 이를 대놓고 드러내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역대 유례없는 취업난에 청년뿐만 아니라 대학 역시 속이 까맣게 타들어만 간다.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 채용 공고가 눈에 띄게 줄고 있지만 학생들 상당수는 대기업 선호 현상이 줄어들 줄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간 지켜본 결과 졸업생 중 대기업을 가는 비율이 눈에 띄게 줄고 있음을 아는 취업지원센터 입장에서는 학교의 현실을 숨김없이 보여주며 학생들 꿈을 꺾을 수도 없어 답답한 마음뿐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잘 알지도 못하는 중견, 중소기업을 추천하기도 어렵다. ◇ 대기업 취업 안 해도 괜찮을까? 물론 워낙 취업난이 몇 년째 심화되면서 학생들의 인식 역시 자의반 타의반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게 대학 취업센터 담당자의 공통된 분석이다. 최근에는 학생들 인식 못지 않게 학부모들의 인식이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학부모를 대상으로 직접 설득에 나서는 대학도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는 지난해부터 학부모들을 직접 초청해 취업 및 진로상담회를 정기적으로 열고 있다. 학부모들의 반응이 좋아 각 단과대별로 확대 운영 중이다. 에리카캠퍼스 취업센터 담당자는 “산학융합캠퍼스인 특성상 대학 주변의 유망한 중견, 중소기업의 채용문이 상대적으로 열려 있음에도 학부모들의 반대로 입사를 포기하는 학생들이 상당수라 학부모들을 직접 초청해 진솔한 대화의 시간을 마련했다”며 “단과대별 취업 현황을 객관적으로 소개하고 꼭 대기업에 가지 않아도 비전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졸업생 사례 위주로 소개하니 학부모들의 호응이 커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대기업이 아닌 대안을 찾기 위해 대학들 역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학교의 네임 벨류를 생각해 대기업이 아닌 곳에 취업한다는 것 자체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것을 꺼려해 채용박람회에서 중견, 중소기업 참여를 배제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연세대와 고려대는 지난해 하반기에 처음으로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를 개최했다. 연세대는 올해에도 이화여대, 서강대, 숭실대, 건국대, 인천대, 인덕대 등과 함께 공동으로 5월23일 스타트업 채용 박람회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미미박스’, ‘플리토’, ‘와디즈’ 등 민간VC로부터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은 유망 스타트업 101개사가 참여했다. 세종대, 건국대, 숭실대 등도 취업 틈새시장을 찾아 강소기업 초청 채용 설명회를 개최해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단순한 기업 초청 채용을 넘어서 동국대, 가톨릭대, 아주대, 숙명여대 등에서는 중견기업 취업 준비반을 운영하거나 학생들이 직접 우수 강소기업을 발굴해 홍보하는 등 맞춤형 대비를 해주려는 대학도 늘고 있다. 세종대 취업지원센터 관계자는 “학생들이 대기업이 아닌 대안을 선택하려 해도 급여, 처우, 비전, 조직문화 등이 중견, 중소기업마다 천차만별이고 정보도 없어 학생들 입장에서 어디를 써야 할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학교 입장에서도 이에 대한 도움을 주고 싶지만 이에 대한 정보가 없어 별로 도움을 주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박진용·백주연기자 yong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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