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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청년을 말한다]"공무원은 곧 성공" 인식..교육·일자리·출산 '정책 패키지'로 창업토양 만들어야
경제 · 금융 정책 2017.08.28 18:03:53경기도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A(26)씨는 “어느 학교 나왔느냐”라는 말만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위축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한 A씨는 친구들보다 돈벌이는 빨리 시작했지만 사회생활을 할수록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보다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그는 “친구들은 방학에 해외여행을 다닐 때 휴가도 없이 일만 했지만 사회적 인식은 좋지 않다”며 “4년제 대학을 나와 공무원이 되거나 대기업에 들어가야 성공한 삶이냐”고 되물었다. 청년은 우리 사회의 기둥이다. 대한민국을 떠받드는 허리로 커 나갈 청년층이 견실해야 우리 사회가 지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속도를 감안하면 청년층의 중요성은 더 크다. 지난 2010년 노인 1명당 6.7명이었던 생산가능인구는 2030년 2.6명, 2040년 1.8명을 거쳐 2050년에는 1.4명으로 쪼그라든다. 특히 우리 사회의 핵심 이슈인 저출산의 시작점이 청년이다. 하지만 청년들은 성공에 대한 획일적인 관념과 안정적인 삶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에 짓눌려 있다. 듀오휴먼라이프연구소가 지난해 발표한 ‘2016년 이상적 배우자상’을 보면 남자는 연소득 4,997만원에 자산 2억6,554만원, 4년제 대졸 학력에 공무원이나 공사에 다니는 사람이었다. 아내도 비슷했는데 연 4,211만원을 벌면서 4년제 대학 출신에 공무원, 공사직원이었다. 배우자만 그런 것은 아니다. 취업사이트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직장인 45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희망 자녀직업 1위는 공무원이었다. 창업이나 도전보다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게 우리 사회의 주된 문화인 것이다. 이러다 보니 청년들도 안전한 것만 찾는다. 한국무역협회가 2015년 실시한 대학생·대학원생 창업인식 조사를 보면 학생들의 창업 선호도는 6.1%에 불과하다. 반면 취업은 78.8%, 학업은 15.1%였다. 학생들은 ‘실패에 대한 부담(38.0%)’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답했다. 창업도 적다. 기업가정신 분석기관인 GEM(Global Entrepreneurship Monitor)이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주요국의 초기창업활동비율을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는 6.9%로 미국(12.7%)이나 싱가포르(10.7%), 이스라엘(10.0%), 네덜란드(9.3%), 대만(8.2%) 등에 비해 크게 낮았다. 초기 창업활동 비율은 18~64세 인구 중 현재 새로운 사업을 시작한 사람의 비율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청년들 앞에 놓인 ‘좁은 외나무다리(전통적인 성공 루트)’를 대교로 만들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상적 배우자상에 나오는 안정적이고 획일적인 성공 모델보다 다양한 삶의 방식을 인정하는 문화가 절실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시대적인 남녀 역할론이나 ‘실패=끝’이라는 인식 개선, 가정과 일의 양립 등 행복의 기준에 대한 새로운 인식 등이 필요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전무는 “아버지는 안정적으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전통적인 가족관이나 회사는 정년까지 오래 다녀야 한다는 생각이 청년들의 선택의 폭을 좁히고 있다”며 “성공에 정답이 있는 게 아닌 만큼 청년들의 기업가정신과 도전정신을 높일 수 있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년층에 대한 일자리와 교육, 출산문제를 통합해 접근하는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지금은 이들 문제를 별개로 보고 각각의 대책을 내놓는데 실제로는 이들 문제는 하나로 보고 접근해야 제대로 된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 개별 대책의 결과는 참혹하다. 출산만 해도 2006년부터 8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되레 뒷걸음질치고 있다.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실업과 교육, 출산은 하나로 연결돼 있는데 정부는 단기적인 정책만 쏟아낸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과도한 사교육비 지출+안정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고소득 또는 공무원 선호→중소기업 외면→실업률 증가→만혼→출산율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청년층은 우리 사회의 디딤돌로 이들 문제에 사회 전체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단순히 청년 실업만을 놓고 접근해서는 안 되고 교육과 결혼, 출산, 육아를 같은 선상에 놓고 이를 동시에 풀 수 있는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2017 청년을 말한다]"실패도 자산...또다른 도전 연결시켜라"
산업 기업 2017.08.28 15:56:32젊은 나이에 이미 실패를 수차례 경험하고 성공을 맛본 청년 선배들은 실패를 두려워하기보다는 성공을 위한 필수 코스로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패 없이 성공도 없다’는 점을 꼭 상기하라고 조언했다. 국내 유일의 자영업자 전문 P2P 금융 플랫폼인 ‘펀다’를 창업한 박성준 대표는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이다. ‘창업 삼수생’이기도 한 박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과 박사 과정을 밟던 지난 2003년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를 처음 창업했지만 실패했다. 2011년 시작한 두 번째 창업 도전도 성공하지 못했다. 박 대표는 “실패의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철저히 반성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두 번의 실패가 지금의 그를 만든 셈이다. 똑같이 경험한 실패를 어떻게 또 다른 도전과 성공으로 연결 짓느냐에 성공이냐 실패의 반복이냐가 판가름난다. 스마트TV·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스타트업인 핸드스튜디오의 공동 창업자 김동훈 대표는 “사업도 인생과 마찬가지다. 좋고 나쁠 때가 필연적으로 오간다”면서 “미래는 어차피 예상 불가하기 때문에 결과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현재 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청년들에게 충고했다. CB인사이트가 꼽은 세계 100대 인공지능(AI) 기업에 이름을 올린 AI 헬스케어 스타트업 루닛의 백승욱 대표는 실패를 이길 수 있는 원동력은 사명감이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창업을 통해 몇 년 안에 얼마를 벌어서 부자가 돼야지’ 하는 식의 막연한 기대는 자제해야 한다”면서 “‘이거 아니면 다른 일은 못한다’는 수준의 사명감이 있어야 실패도 딛고 일어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주변에 주어진 환경 역시 자신의 인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십분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특히 지금과 같이 산업을 둘러싼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욱더 적극적으로 세상에 뛰어들어 기회를 찾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오늘날 젊은 세대는 멘토링 등을 통해 이전 세대와는 달리 다양한 직무에 대한 상당히 구체적 내용과 전망까지 포괄적으로 접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멘토링을 통해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청년과 그렇지 않은 청년 간의 정보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충고했다. 사내 벤처인 ‘에스엔유프리전시’를 창업해 매출 1,000억원(2013년 기준) 규모의 글로벌 강소 기업으로 키워낸 박희재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청년희망재단 이사장)는 “엘리트가 도전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그 사회에 희망이 있다”면서 “청년들이 원대한 희망과 포부를 안고 열정을 가지면서 큰일을 해야 나라에 미래가 있다”고 역설했다. 박 이사장은 “청년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우리나라에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면서 “글로벌 세계로 뛰어 나가 세계의 젊은이들과 경쟁하는 것을 늘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많은 것이 불확실한 미래지만 목표를 세우고 진정성과 열심을 가져달라”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두려워하지 말고 최선과 열정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재영·김우보 기자 jyhan@@sedaily.com -
[창간기획-2017 청년을 말한다]증권사 나와 연극무대로...새 꿈 찾아 나선 청년들
사회 사회일반 2017.08.10 17:47:29김현진(30)씨는 3년 전 증권사를 그만두고 한 극단에 몸을 담고 있다. 월급은 반 토막은커녕 3분의1 수준도 안 된다. 그래도 김씨는 지금이 훨씬 만족스럽다. 연극이 끝나고 난 뒤 홀로 남겨진 공연장에서 뒷정리를 하며 무대를 찬찬히 바라보면 고생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김씨는 “부모님 따라 안정적인 직장을 몇 년 다녀보니 어느 순간 삶이 무료해졌다”면서 “이제야 가슴 한편에 품어온 꿈을 펼치고 있다”며 울먹였다. 고용 절벽으로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로 만연한 가운데 김씨처럼 꿈과 열정으로 무장하며 안정적인 직장을 벗어던지고 새로운 삶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 실업률은 9.3%를 기록해 청년들의 우울한 나날을 보여줬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그나마 취업한 대졸 신입사원 4명 중 1명(27.7%)은 입사한 지 1년 안에 그만뒀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회사나 직무를 선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청년사업가인 이재성(33) 코멘토 대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요즘 청년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고민할 기회가 없다”며 “아무리 취업정보가 넘쳐도 자신에게 대입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취업정보를 인터넷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에서 취업준비생 개인이 그리는 꿈에 맞는 정보를 찾아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사업을 시작했다. 코멘토는 취업준비생과 현직자를 연결해 취업 상담을 받도록 하는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다. 이 대표는 자신의 꿈을 실현하기 위한 마중물로 안정적인 직장을 거쳤다. 그는 대학생 때부터 사회적 기업 동아리 ‘인액터스(enactus)‘의 서강대 지부를 만들며 공익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기업 설립을 목표로 세웠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대학 졸업 후 바로 창업에 뛰어들지 않은 이유는 꿈과 열정만으로는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대기업 전략실과 영업부에서 사업에 필요한 마음가짐을 배웠고 현재 코멘토의 공동창업자들과 함께 시험 삼아 서비스를 개발했다. 회사와 사업준비를 병행하는 과정은 고단했지만 열정으로 버틸 수 있었다. 꿈과 열정, 그리고 취향까지 더해져 창업을 시작한 청년도 있다. 김태경(38)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는 맥주 애호가다. 컨설팅 회사에 다니던 중 네덜란드에서 출장 근무를 했다. 이때 독일·벨기에 등 유럽 맥주 강국의 양조장을 돌아다니며 맥주를 공부했다. 한국에서도 수제 맥주가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김 대표는 과감히 사직서를 던지고 맥주 사업에 뛰어들었다. 김 대표는 “우리 회사가 맥덕(맥주덕후)들이 많은 편이라 즐겁게 일하는 직원들이 많다”며 “10년 뒤에는 아시아에서 제일 큰 크래프트맥주 회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대한민국 30대 창업 현주소는 꿈을 좇기보다는 고달픈 현실에 쫓겨온 결과다. 창업진흥원에 따르면 30대 창업기업은 해마다 늘어 31만여개에 이르지만 절반이 넘는 이들(57.9%)이 창업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어 창업을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퇴사하고 바로 창업했으면 크고 작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라며 “창업 전에 다니는 직장이 나만의 사업을 도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기혁·조권형기자 coldmetal@@sedaily.com -
[창간기획-2017 청년을 말한다] 취업난 뚫고 결혼했지만 육아·집마련 또 고통..."차라리 혼자 즐기자"
산업 생활 2017.08.10 17:46:43# 광주에서 올라와 서울 4년제 대학 3학년에 재학 중인 이승현(22·가명)씨는 방과 후 하루 6시간, 일주일에 3~4일씩 학교 앞 브런치카페에서 최저시급을 받으며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부모님이 학비와 자취방 월세는 내주지만 생활비는 스스로 벌어야 해서다. 60만원 안팎에 불과한 월수입 가운데 30만원 이상을 통신비·공과금·책값으로 내고 나면 식비를 포함한 용돈은 28만원 밖에 남지 않는다. 이마저도 남자친구와 주말에 데이트를 하기 위해 평일에는 끼니를 거르거나 편의점 도시락으로 때우기 일쑤다. 이씨는 “주 5일을 교통비·식비 포함 3만원 미만으로 지출해야 생활이 유지될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 서울에 사는 맞벌이 은행원 최성준(36·가명)씨는 최근 서울 봉천동 자가 아파트를 3년 만에 팔고 1억원 이상을 대출받아 목동의 더 작은 평수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이제 곧 유치원에 들어가는 여섯 살배기 외동아들의 교육을 위해서다. 아내의 권유에 못 이겨 집을 팔았지만 2년마다 불안한 전세살이를 또 하려니 눈앞이 막막하다. 명문대를 나와 취업·결혼·출산까지 한눈 팔지 않고 최선을 다했지만 막상 행복한 순간은 적었다. 최씨는 “은행 지점이 하나둘 사라지는 세상에 자가 주택을 팔고 빚을 더 지니 막막하다”며 “저출산 시대라는데 괜찮은 어린이집 들어가기는 왜 이리 어려운지도 이해가 안 된다”고 답답해 했다. 흔히들 인생은 마라톤이라고 한다. 하지만 2017년 현재를 사는 20~30대 대한민국 청년들의 생각은 다르다. 42.195㎞라는 정해진 구간을 달리는 마라톤과 달리 그들의 인생은 고비만 있을 뿐 결승점이 없기 때문이다. 혹독한 취업난에 제대로 된 연애조차 못하고 간신히 취업을 해도 엄청난 집값 부담에 결혼할 자신이 없다. 미루고 미룬 끝에 겨우 결혼에 골인하면 출산과 육아라는 크나큰 희생을 동반한 선택지를 부여받는다. 각 고비조차 넘지 못한 사람은 마라톤 중도 포기자가 돼 주변의 눈치를 봐야 한다. 단칸방에서 시작했어도 알뜰살뜰하게 모으면 ‘계산이 서는’ 삶을 살 수 있었던 부모 세대와는 또 다른 세상을 사는 셈이다. ◇연애·결혼·출산·내집마련·대출, 끝없이 마주하는 거대한 산=20~30대 청년들이 사회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큰 산은 무엇보다 취업과 연애·결혼이다. 양질의 일자리가 없다 보니 불안정한 직업을 갖게 되고 결혼과 내 집 마련의 꿈은 그야말로 꿈에 그친다. 결혼이 불투명하다 보니 연애도 늘 흔들리는 촛불과 같다. 6년째 여러 회사를 전전하며 사무 계약직으로 근무하는 김모(35)씨는 남자친구가 있는데도 결혼 생각이 없는 대표적 여성이다. 오랫동안 저임금 계약직에 머물면서 생활비만 간신히 충당하다 보니 저축한 돈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남자친구도 회사 사정이 어려워 월급이 밀리기 일쑤다. 두 사람 모두 집안의 지원을 기대하기도 힘든 형편이다. 김씨는 “둘이 합쳐도 생활이 나아질 것 같지 않아 서로 피해 주지 않고 연애만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7월 청년 실업률은 9.3%까지 치솟았다. 결혼을 미뤄야 할 이유가 늘면서 초혼연령 역시 지난해 남자 평균 32.8세, 여자 평균 30.1세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반대로 지난해 혼인 건수는 역대 최저치인 인구 1,000명당 5.5건을 기록했다. 취업과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고 나면 출산과 육아, 내 집 마련과 대출이라는 또 다른 산이 기다린다. 끝 모르게 뛰는 부동산 가격에 맞벌이가 필수가 되면서 아이를 키울 여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인구 1,000명당 1.17명으로 2009년 이후 가장 낮았고 초산연령은 31.4세로 역대 가장 높았다. 현 정부가 △아동수당 지급 △첫 3개월 육아휴직급여 2배 인상 △아빠 육아휴직 보너스 제도 도입 등을 공약했지만 현실적인 도움이 될지 의문을 품는 사람도 많다. 최근 노후까지 고려해 4억원가량 빚을 지고 강남에 10억원 상당의 집을 구입한 고소득 맞벌이 직장인 신모(35)씨는 앞으로 두 살배기 딸 하나에 만족할 생각이다. 결혼 초만 해도 둘째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첫째도 베이비시터 손에 키우는 마당에 둘째까지 태어나면 대출 상환 부담과 아내 퇴직 압박에 머리가 아찔하다. 신씨는 “정부에서는 아이가 태어나면 푼돈을 주는 정책만 내놓고 있는데 요즘에는 부자도 아이를 안 낳는다”며 “차라리 그 돈을 보육시설에 쏟든가 남성 육아휴직 보장에 썼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 둘을 키우는 대기업 직장인인 최모(36)씨는 최근 아예 부동산 용어 전문가가 됐다. 결혼 후 세입자 생활만 하다가 몇 달 전 수도권의 한 아파트 청약에 당첨됐는데 2일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틈날 때마다 유불리를 따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는 “대출을 크게 받을 생각으로 청약을 신청했는데 프리미엄을 받고 팔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중도금 납입까지 어려워지지는 않을지 걱정이 태산”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마라톤 포기하고 욜로족으로 변신하는 청년들=상황이 이렇다 보니 연애·결혼·출산 등 과거에는 당연시했던 삶의 과정을 포기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 거기서 아낀 돈과 시간을 자신에게 쏟는 ‘욜로(YOLO·You Only Live Once)족’이 최근 주목받는 것도 이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유통 대기업에 다니는 정모(32)씨는 말끔한 외모에 결혼감으로 흠잡을 데 없는 남자다. 그러나 올 초 여자친구와 헤어진 뒤부터는 자신에게만 아낌없이 투자 중이다. 주말마다 혼자 심야영화를 보러 다니고 테니스를 즐기는가 하면 퇴근 후 피아노 레슨도 받는다. 올 11월에는 11일 동안 남미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정씨는 “여자친구가 있을 때만 해도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어느덧 혼자 즐기는 생활이 익숙해지고 있다”고 만족해했다. 국내 상위 10% 수준의 연봉을 받는 대기업 직원 양모(34)씨는 본인의 연애와 결혼을 간절히 원하는 부모님에게 이미 비혼의 뜻을 확실히 밝혔다. 그는 주말마다 국내는 물론 일본·홍콩까지 건너가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보러 다니는 지금의 삶이 충분히 만족스럽다. 양씨는 “결혼 준비과정부터 시댁과의 관계 설정, 출산과 육아 등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견디기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결혼 2년 차인 정모(31)씨는 아이 키우는 부담이 싫어 결혼 전부터 남편과 아이 없이 살기로 약속했다. 다만 양가 부모님께는 차마 말을 못해 명절 때마다 골치가 아프다. 정씨는 “주변에 아이를 낳은 지인들을 보면 아무리 남편이 많이 도와준다고 해도 결국 육아는 엄마의 몫이더라”라며 “일과 하고 싶은 공부를 하며 인생을 즐기고 싶다”고 말했다./윤경환·박윤선·변수연·박준호기자 ykh22@@sedaily.com -
여전히 눈물짓는 20대…청년실업률 9.3%
경제 · 금융 정책 2017.08.09 08:39:12청년층(15~29세) 실업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오른 9.3%를 기록했다. 반면 전체 취업자는 31만3,000명 증가했다. 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7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9.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7월 기준으로는 2015년 7월(9.4%) 이후 최고치다. 전체 취업시장은 나아졌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31만3000명 증가했다. 지난 6월에는 취업자수가 30만1000명 늘었다. 3개월 연속 30만명대의 증가폭이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증가폭이 커졌다. 지난달 제조업의 취업자수는 5만4000명 늘었다. 제조업 취업자수는 지난 5월까지 11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 6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지난 6월 증가폭은 2만1000명이다. 건설업은 지난달에도 취업자수가 10만1000명 증가했지만, 지난 3월(16만4000명) 이후 추세적으로 취업자수 증가폭이 둔화되고 있다. /세종=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창간기획-2017 청년을 말한다] 변리사 그만두고 창업 뛰어든 中청년 "실패요? 또 도전하면 되죠"
국제 경제·마켓 2017.08.06 17:33:59“실패의 가능성은 있죠. 하지만 현재 중국만큼 스타트업 시장이 유망하고 창업자의 미래가 밝은 나라가 또 어디 있을까요?” 지난 1일 중국 베이징 중관춘 창업 거리에서 만난 류위 지쥐홍위 대표에게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올해 34세인 그는 2년 전 전도유망한 변리사 자리를 박차고 스타트업 시장에 뛰어들었다. 온라인 가상실험 설계 업체인 지쥐홍위라는 회사를 설립해야겠다는 결심을 밝혔을 때 ‘혹시나’ 했던 가족들의 반대는 없었다. 교육 분야 중견기업을 운영하던 아버지는 물론 부인도 흔쾌히 그의 창업에 찬성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정부가 적극적으로 창업을 지원해주고 있는데다 중국 신경제의 성장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도전해볼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류 대표뿐 아니라 그의 가족들도 설령 실패하면 또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용기와 확신이 있었다. 아직 창업 2년 차인 그에게는 여전히 투자 유치와 실적 확보 등 뚫어야 할 난관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는 2년 전으로 돌아가 다시 선택의 고민을 해야 한다면 똑같은 결론을 내렸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중국 명문 베이징대를 졸업한 후 독일 슈투트가르트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법률회사에서 2년여간 근무했지만 직장생활에 큰 흥미를 갖지 못했다. 자신의 큰 꿈을 이루기에는 로펌이라는 유망 직장도 작은 울타리에 불과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다소 둔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는 있지만 중국의 소비시장과 신경제 분야의 성장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며 “중국 정부가 신경제라는 변화와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 받아들이는 분위기여서 중국의 젊은이들은 창업 의욕과 힘을 얻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관춘에 둥지를 튼 온라인 모바일 교육소프트웨어업체 모리스터디의 장하이시아(30) 대표도 중국 벤처시장의 가능성과 정부의 적극적인 창업지원 정책을 믿고 4년 전 스타트업 시장으로 뛰어든 청년사업가다. 항공기 제조사에 근무하던 남편은 그의 창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곧바로 모리스터디에 합류했다. 현재 이들 부부의 수입이 창업 전에 비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니다. 장 대표는 “현재의 수익만을 놓고 보면 과거보다 물론 못할 수 있지만 미래 성장성을 놓고 본다면 창업은 그 어떤 일과도 비교할 수 없는 매력적인 선택이었다”고 확언했다. 중국 정부와 벤처캐피털 등은 지금까지 이 젊은 여성이 이끄는 스타트업에 2~3차례에 걸친 자금지원 혜택을 제공했고 그 자금은 매출 성장과 사업 확장의 소중한 마중물이 됐다. 현재 모리스터디는 온라인 모바일 교육 분야에서 인지도가 꽤 높은 스타트업으로 자리매김했고 이제 추가 자금 유치보다는 사업 규모와 고객 확장에 치중하고 있다. 10여년 뒤의 목표는 물론 기업공개(IPO)를 통한 증시 상장이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의 충격파에도 불구하고 중국 창업 시장은 여전히 청년들에게 잠재 성장력이 높은 기회의 공간이다. 특히 2014년부터 리커창 총리가 신성장동력을 위해 ‘대중창업 만중창신(모두가 창업하고 혁신한다)’이라는 신경제 정책을 제시하며 스타트업 시장의 엔진을 본격 가동한 것이 청년들에게는 꿈의 토양이 됐다. 정부의 창업지원 정책에 발맞춰 ‘제2의 마윈’을 꿈꾸는 청년사업가들의 창업 도전기는 지금도 줄을 잇고 있다. 중국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SAIC)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중국에서 신규 등록한 기업은 모두 553만개로 하루 1만5,000개의 기업이 만들어진 셈이다. 이 중 신경제 영역으로 분류되는 젊은 창업자들의 스타트업이 3분의1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 총리는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인터넷 플러스’와 ‘중국제조 2025’로 대표되는 성장동력 확충 계획을 강조하면서 “지난 3년간 중국에서 매일 4,000개의 창업이 이뤄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젊은이들이 창업 시장에 미래를 거는 데는 중국이라는 어마어마한 시장 자체의 위력도 작용했다. 중국에서 성공한 스타트업은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켜 세계적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1월 기준 전 세계 183개의 유니콘 기업(비상장 시가 1조원 이상 기업) 중 43개는 중국 기업으로 집계됐다. 한국 기업은 3개에 불과하다. 고영화 글로벌혁신센터(KIC) 중국 베이징센터장은 “똑같은 음식물 배달 서비스라 해도 한국 기업의 시가총액이 4,000억원 정도라면 중국 ‘어러마’의 시총은 3조원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같은 아이디어로 창업을 해도 시장 규모가 큰 중국에서는 기업 가치가 10배 가까이 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중국 스타트업의 평균 창업비용이 미국이나 한국보다 훨씬 낮다는 점도 청년들이 창업에 좀 더 쉽게 다가설 수 있게 만드는 매력적인 요인이다. 중국 칭화대 창업연수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스타트업의 평균 창업비용은 11만3,000위안(1,880만원)으로 18만6,000위안(3,100만원)인 한국의 3분의2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또 다른 창업 천국인 미국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중관춘에는 이러한 여건에 매료된 한국 청년들의 도전기도 끊이지 않는다. 중국 베이징의 알리바바 건물이 위치한 왕징 인근에 자리한 스마트 스탬프 서비스 회사 원투씨엠(12CM)차이나의 황규중 대표는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중국에서는 실패한 청년창업자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며 “창업의 실패로 더 이상 재기하기 힘든 후유증을 겪는 한국과는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다만 무분별한 투자에 대한 정부의 제동 움직임이 일면서 중국 스타트업 시장에서도 점차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의 리서치 업체 제로2IPO는 최근 보고서에서 “최근 규모가 작은 중국 신생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라며 “소규모 스타트업은 수익성 우려 탓에 투자자들이 매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
[창간57주년 기획-2017 청년을 말한다]'꿈·사랑' 대신 '일자리·힘들다'에 갇힌 청춘
경제 · 금융 정책 2017.07.31 18:04:42취업준비생 박정우(28·가명)씨의 스마트폰에는 ‘취업뽀개기’ 같은 취업 관련 사이트와 스터디그룹 멤버들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채용정보만 빼곡하다. 친구 연락처는 300개가 넘지만 연락하는 사람은 드물다. 또래인 이정진(27·가명)씨의 스마트폰은 다르다. 대기업 2년차인 그의 전화에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쏘카’를 비롯해 ‘인터파크 티켓’ ‘데일리호텔’ ‘스타벅스’ 앱 등이 깔려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뱅크’에서 적금도 들었다. 미국여행용이다. 둘 중 누가 2017년 대한민국의 ‘2030’ 청년에 가까울까. 통계청에 따르면 올 2·4분기 대졸 이상 실업자는 54만6,000명에 달한다. 일자리를 얻어도 끝이 아니다. 지난해 8월 기준 15~24세 남성 임금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 비중은 52.5%다. 상위 1%나 가능하다는 대기업에 들어간 정진씨가 예외다. 청년들의 삶이 부서지고 있다. 취업난을 넘어 양극화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양극화는 연애와 결혼, 출산, 육아, 내 집 마련으로까지 이어진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구분도 청년을 옥죈다. 나 홀로 사는 청년들은 모든 걸 포기한 ‘N포세대’가 돼가고 있다. 청년 문제가 아니라 사회 문제인 셈이다. 청년들이 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이런 추세를 잘 보여준다. 31일 서울경제신문이 시장조사기관 HS애드에 의뢰해 지난해 7월부터 올 7월까지의 트위터와 블로그 등에 노출된 ‘청춘’ 관련 키워드 41억건을 분석해보니 ‘돈’과 ‘일자리’ ‘힘들다’가 상위권에 올랐다. ‘사랑’은 순위권(20위) 밖이었고 5년 전 1위였던 ‘희망’은 사라졌다. ‘힘들다’를 비롯해 ‘헬조선’과 ‘울다’ ‘파멸’ 같은 부정적 감성어 비중은 5년 전 26.2%에서 30.6%로 상승했고 ‘희망’ ‘좋다’ ‘열정’ 같은 표현은 54.9%에서 49%로 줄었다. 이는 현실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인 일하는 학교가 지난해 8월부터 연말까지 성남 지역의 만 34세 이하 혼자 사는 청년을 조사했더니 응답자 207명 가운데 ‘식사를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이가 20.3%(42명)였고 ‘인스턴트 식품을 먹는다’는 답도 38명(18.4%)이나 됐다. 전문가들은 사회 시스템 전반을 손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원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자리 창출과 교육·사회구조 같은 시스템을 통째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김영필기자 양철민기자 susopa@@sedaily.com -
냉동밥·쪽잠vs여행·수입차…취업이 가른 '2030 라이프'
경제 · 금융 정책 2017.07.31 18:00:54지난 2013년 A양은 부푼 마음으로 서울의 한 대학가 고시원에서 약대(2+4과정) 시험 준비를 시작했다. 8㎡(2.5평)가 조금 넘는 방이었지만 나쁘지 않았다. 월세 40만원에 생활비까지 100만원을 보내주시는 시골 부모님을 생각하면 좋은 결과를 내야만 했다. 매일 오전7시부터 밤10시까지 도서관에서 지냈다. 올 들어서만 학원비까지 1,300만원을 썼다. 하지만 4년째 소득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주말은 사치다. A양은 “시험이 끝나면 햇살이 들어오는 집으로 이사부터 가고 싶다”며 “약사 자격증을 따면 해외에서 직장을 구해 살고 싶다. 여기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라고 했다. A양뿐 아니다. 5월 기준 청년층(15~29세) 가운데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488만8,000명에 달한다. 이 중 취업시험 준비자는 14.5%(70만8,760명)다. 이의 상당수는 고시원이나 반지하 월세방 등에서 산다. 사회적협동조합인 일하는 학교에 따르면 성남 지역에 혼자 사는 청년 206명 중 40명(19.4%)은 고시원과 옥탑방·반지하가 주거지였다. 자연스레 친구들과도 멀어진다. 응답자(130명) 가운데 46.2%는 ‘몸이 힘들다’는 이유로, 23.1%는 회비 부담으로 모임을 꺼렸다. ‘잘된 친구를 보면 위축된다’는 응답도 8.5%였다. 실제 올해 28세인 B군은 A양과 대척점에 서 있다. 글로벌 대기업에 다니는 그는 지난 토요일 오전10시까지 늦잠을 자고 여자친구와 특급호텔 뷔페에서 1인당 10만원짜리 브런치를 했다. 이후 두 사람은 영화관람(2만2,000원)과 커피(1만2,000원), 쇼핑(25만원)에 30만원 가까운 돈을 썼다. A양의 한달치 생활비 중 절반을 하루에 쓴 것이다. 평소에도 한번에 3만원이 넘는 식사를 손쉽게 한다. B군 주변에는 수입차를 사거나 매주 서핑하러 동해를 찾는 이들도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6월까지 20~29세의 BMW 구매 대수는 1,821대였고 메르세데스벤츠는 1,212대에 달했다. 두 브랜드를 포함한 전체 20대의 상반기 수입차 구매 대수는 5,099대로 총 판매량의 6.6%다. 해외여행에 200만~300만원을 쓰는 것은 기본이다. 면세점에서 사야 할 목록을 공유하고 수백만원짜리 명품시계를 여자친구에게 선물하는 친구도 있다. 같은 2017년을 살아가는 청년들이지만 이들의 격차는 이렇게 크다. 친형제도 예외는 아니다. 경남 삼천포에서 태어난 박정기(33)·정규(32)씨 형제는 모두 거제도의 대형조선소에서 근무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신분(?)이 다르다. 형은 외주업체 비정규직, 동생은 정규직이다. 두 사람의 신분이 달라진 것은 7~8년 전이다. 두 사람 모두 조선소 협력업체에서 일했는데 동생은 정규직 전환 면접에 붙고 형은 떨어졌다. 그 후 차이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2012년 동생은 하루 8~9시간 근무에 주말을 다 쉬어도 월급이 평균(보너스 포함) 400만원을 넘었다. 형은 그렇지 못했다. 일당과 잔업에 토요일까지 일해도 동생의 임금에 한참 못 미쳤다. 작업장 안팎에서도 대우가 달랐다. 정규직은 탁 트인 공간에서 일하고 외주는 좁은 곳에서 어려운 작업을 했다. 번화가인 고현에 나가도 작업복으로 차이가 났다. 직영은 회사 이름 위에 소속부서와 이름이 써 있고 협력업체나 외주는 ‘○○기업’과 이름만 있다. 정기씨는 “여자들도 이름표만 보면 신분을 안다”고 했다. 정기씨는 31세 때 2년여를 사귄 여자친구와 결혼을 준비하다 헤어졌다. 집 문제 때문이었다. 그해 동생은 아파트를 사서 결혼했다. 회사가 복지 차원에서 수천만원을 연 2% 이하 금리로 빌려줬다. 결혼하면서 중대형 세단인 현대자동차의 ‘그랜저HG’도 샀다. 형제는 20~30대의 남성 임금노동자 가운데 소득 상위(8~10분위) 기혼자 비율(보건사회연구원·2015년)이 67~82%, 중위(4~7분위) 20~49%이고 결혼을 안 하는 이유는 ‘소득이 적어서(48.5%, 2017년 육아정책연구소)’라는 통계를 삶으로 보여준다. 부모의 재력까지 더해지면 청년 간 차이는 더 벌어진다. 국세청에 따르면 4월 기준으로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는 1만5,426명으로 전년보다 17.7%나 급증했다. 30세 미만 부동산임대업자는 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추정이다. 사회생활 시작부터 대학교 학자금 대출상환으로 시작하는 이들과는 천지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학자금 대출자는 71만2,679명으로 대출액만도 2조1,000억원에 이른다. 부모에게 돈을 계속 지원받는 경우도 많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취업자 청년(15~29세) 4,29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3.2%는 부모가 생활비를 부담한다고 답했다. 반대로 약 46%는 나 홀로 삶을 개척하고 있다. /이태규·구경우·김영필기자 susopa@@sedaily.com -
[2017청년을 말한다]삶도 사람에도 지쳐..."일주일에 평균 3명 이하 만난다" 50%
산업 IT 2017.07.31 17:56:16스마트폰 알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카카오톡 등 모바일메신저로 밤새 수다를 떨다 잠이 드는 세대. 애인과 스마트폰 중 하나를 고르라면 스마트폰을 택할 정도로 ‘관계’보다 ‘개인’이 중요한 세대. 이처럼 스마트폰은 열정·젊음·희망 등 수많은 단어가 어울리는 청년의 일상과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요지경인 셈이다. 서울경제신문이 2017년 오늘을 사는 청년들을 스마트폰으로 만났다. 취업준비생과 공무원·신입사원·대학생 등 그들이 속한 집단은 달랐지만 그들의 스마트폰에서는 ‘청춘에 대한 설렘’보다 ‘삶에 대한 피로’가 짙게 묻어났다. 또 사회에 대한 관심,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자신의 불안한 미래, 개인의 일상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20~30년 전에 태어나 현재를 살면서 미래를 이끌어나가야 할 청춘들이 기성세대, 우리 사회를 향해 “피곤하고 힘드니까 혼자 있고 싶다”고 외치고 있었다. 기자들이 만난 청춘들은 흔들리고 아팠다. 취업준비생 박정우(28·가명)씨의 스마트폰. 그 속에는 ‘취업에 대한 불안과 고민’만이 가득했다. 스마트폰 즐겨찾기의 대부분은 ‘취업 사이트 채용공고’. 그곳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끝낸다. 박씨는 “취업 외에 인생에 대한 별다른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며 “스마트폰도 취업 관련 단톡방·정보 등으로 가득 찰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9급 공무원 안정민(24·가명)씨의 스마트폰에는 ‘관계에 대한 피로감’이 잔뜩 묻어 있다. 안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1년 만에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 친구들보다 사회생활이 빨랐다. 친구들한테 “직장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푸념이라도 할라치면 “배부른 소리 하지도 말라”는 핀잔만 돌아온다. 그러다 보니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친구는 손가락으로 꼽힌다. 안씨는 “‘내 삶도 피곤한데 왜 남의 삶에 관심을 두냐’는 생각에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잘 안 하게 된다”며 “이것저것 챙겨줘야 하는 애인보다는 스마트폰이 더 좋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6개월 전 정보기술(IT) 기업에 입사한 이수연(25·가명)씨에게 스마트폰은 ‘스트레스’로 통한다. 스마트폰이 스트레스를 주기도 하고 풀어주기도 하기 때문이다. 가장 큰 스트레스는 직장 상사가 보내는 카톡 메시지. 업무지시 카톡 알림음에 깜짝깜짝 놀란다. 그래서 퇴근만 하면 알림음을 끄고 게임으로 스트레스를 푼다. 이씨는 “입사 전에는 스마트폰으로 취업 관련 사이트를 많이 봤다”며 “그러나 이제는 알람을 끄고 게임을 하는 데 스마트폰을 애용한다”고 피식 웃었다. 대학생 김소영(21·가명)씨에게 스마트폰은 ‘취업을 위한 정보의 화수분’이다. 취업 스터디그룹 대화방에서는 수십 건의 메시지가 계속 올라온다. 각종 동아리, 소모임 대화방 등에도 취업에 도움이 될 만한 정보와 사람들이 많다. 김씨는 “스마트폰에는 대기업의 인턴 관련 페이지가 즐겨찾기로 돼 있고 종종 선배들에게 전화해 진로상담도 한다”며 “주위에서 ‘3학년이면 그래도 여유가 있는 편 아니냐’고 하지만 현실을 잘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청춘들의 삶은 스마트폰 속이 아닌 통계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취업에 대한 고민, 대인관계에 대한 피로감, 정치적 무관심이 숫자로 나타난다. 본지가 LG계열 광고회사인 HS애드에 의뢰해 최근 1년간 ‘청년’ 관련 키워드를 분석한 결과 부정적 단어가 크게 늘었다. 5년 전 조사에서는 청년과 관련해 긍정적 검색어 비중이 절반을 넘는 55%였지만 이번 조사에서는 부정적 연관어가 크게 늘면서 긍정적 검색어의 비중이 절반 이하인 49%로 나타났다. 특히 일자리(4위), 돈(5위), 힘들다(6위), 취업(10위) 등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정혜주 HS애드 데이터마케팅플래닝팀 차장은 “청년들의 노곤한 삶을 대변해주듯 ‘돈·힘들다’ 같은 연관어들이 상위에 올랐다”며 “실업에 대한 정부 정책과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커지면서 ‘문재인·일자리’와 관련한 연관어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정치적 의견은 사라지고 생각이 있어도 표현하는 것을 꺼리는 흐름이 뚜렷했다. 본지가 SK텔레콤 캠퍼스리포터를 통해 전국 20대 남녀 171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80%가 ‘인터넷 기사에 댓글을 달아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한 촛불집회에 한 번도 참여한 적이 없다’는 비율도 61%를 차지했다. 또 청년들이 온라인에서는 관계를 이어가지만 오프라인에서는 만남을 꺼리는 양상도 눈에 띈다. 하루에 모바일메신저나 SNS를 사용하는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는 질문에 1시간에서 3시간 사이가 전체의 절반가량인 45%, 3시간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도 26%로 많았다. 반면 일주일 동안 별도로 시간을 내 만나는 사람이 3명 이하라고 답한 비율은 절반이나 됐고 오프라인에서 소모임 등의 활동을 한 달간 한 번도 하지 않거나 한 번만 참여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절반에 달했다. SK텔레콤 캠퍼스리포터 관계자는 “이번 설문 결과는 관태기(관계와 권태기를 합친 신조어)를 겪는 청년층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기술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할 방법은 많아졌지만 맺어진 인간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은 더 힘들어한다”고 설명했다. /양철민·양사록·지민구기자 chopin@@sedaily.com -
박성택 "지역 中企, 청년 일자리 창출 동참을"
산업 기업 2017.07.16 12:12:33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인천 지역 중소기업인 20명과 현장 간담회를 열고 지역 중심의 청년 일자리 창출에 동참해줄 것을 당부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14일 지역회장단과 함께 인천시 서구 검단산업단지에 있는 인천표면처리센터를 방문해 현장을 둘러보고 지역 중소기업인 20명과 현장 간담회를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은 중소기업인들에 “중앙회에서는 이미 2년 전부터 청년실업을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청년채용 1+운동을 전개해 왔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달라”고 주문했다. 황현배 인천지역회장은 “인천경제단체연합회에서는 자체 일자리위원회를 구성해 지역 중심의 일자리 창출에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간담회에서는 이 외에도 국회의 추경과 정부조직법 개편이 조속히 처리되고 지방자치단체의 협동조합 활성화 시책이 확대돼야 한다는 건의가 나왔다. 인천표면처리센터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지정한 뿌리산업 특화단지 제1호로, 인천시 관내에 흩어져 있던 약 550여 개의 표면처리업체를 모아놓은 곳이다. 이 단지에는 자체 폐수처리시설과 최신식 친환경 설비들이 설치돼 기업들의 원가경쟁력을 높이고 표면처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지역회장단은 지역사회에서 각종 회의나 행사, 사회공헌 활동 등 지역중소기업과 협동조합을 대표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임기 2년의 무보수 명예직으로 전국 광역자치단체별로 모두 13명이 구성돼 있다./한영일기자 hanul@@sedaily.com -
저출산·고령화의 늪…고령 취업자 수, 청년 ‘역전’
사회 사회일반 2017.07.14 08:53:19올해 2분기(4~6월) 60세 이상 고령층 취업자 수가 청년층(15~29세)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반면, 출산저하로 청년 인구는 감소하는 데다 구직난까지 겹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지속할 전망이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2분기 60세 이상(고령층) 취업자는 424만7,000명으로 15~29세 청년층(403만명)보다 21만7,000명 많았다. 고령층 취업자가 청년층을 최초로 넘어선 것은 작년 3분기(7~9월)였다. 당시 고령층 취업자는 청년층(405만2,000명)을 3만3,000명 앞지른 408만5,000명이었다. 작년 4분기(10~12월)도 고령층(402만4,000명)이 청년층(396만1,000명)보다 6만3,000명 많았다. 올해 1분기(1~3월)에는 청년층(392만1,000명)이 다시 고령층(370만1,000명)을 22만명 앞질렀지만, 올해 2분기 들어 재역전 당했다. 2분기 고령층 취업자 수는 역대 가장 많은 수치다. 전체 취업자 중 차지하는 비율도 15.9%로 역시 가장 높다. 고용률도 41.5%를 기록했다. 고령층 취업자 수가 청년층을 넘어선 이유로는 저출산과 고령화로 생긴 인구구조 변화가 꼽힌다. 통계청 빈현준 고용통계과장은 “2015년 4분기부터 60세 이상 인구가 청년층을 넘어서고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인구구조의 영향이 취업자 수 역전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빈약한 노인 복지 제도와 청년 구직난도 이런 현상에 일조했다. 고령층은 제대로 된 노후생활을 준비하지 못한 채 퇴직하는데다 연금제도 수혜 비율도 낮다. 생계를 위해선 일을 해야 한다. 기존 경력을 살릴 수 있는 일자리는 한정돼 있어 단순노무종사자 비율이 높다. 수치가 증가해도 긍정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부연구위원이 작년 발표한 ‘우리나라 노인의 취업실태 및 기업의 노인인력 수요에 관한 연구’에서 분석한 고용 형태별 노인 직종을 보면 60세 이상 근로자 중단순노무종사자 비율이 31.8%로 가장 많았다. 청년층은 일하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처지다. 올 2분기 청년층 실업률은 10.4%로, 2분기 기준으로 1999년 기준을 바꿔 조사를 시작한 후 가장 높았다. 빈 과장은 “고령층의 고용률은 개선되지만, 청년층은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고령층과 청년층의 인구 격차는 더욱 벌어지면서 취업자 수 역전은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
월소득 180만원 이하 청년, 하루 밥값에 만원도 안쓴다
사회 사회일반 2017.07.10 16:17:08월 소득 180만원 이하인 19~39세 근로자들의 하루 평균 밥값이 1만원에도 못 미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청년세대 노동조합을 표방한 청년유니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6일까지 설문조사에 참여한 유효 응답자 246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0일 밝혔다. 응답자들의 한 달 평균 생활비는 135만 4,000원이었다. 평균 소득은 135만 8,000원으로, 저축을 포함한 생활비와 거의 동일했다. 이들의 월평균 식비는 27만원으로 하루 평균 9,000원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주거비는 월 37만원으로 최저임금위원회가 조사한 34세 이하 주거비 평균값인 46만원보다 10만원 가까이 낮아 이들의 주거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월평균 교육비는 6만원, 저축·보험은 23만원으로 소득수준에 비해 높게 나왔다. 청년유니온은 “금전적 이유로 교육비나 저축을 포기한 경우는 각 18.2%, 12.8%에 불과했다”면서 “넉넉하지 않은 상황 속에서 미래를 위한 투자인 교육과 저축을 위해 말 그대로 쥐어짜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전적 이유로 포기한 항목에 관한 질문에서는 62.8%가 의복·미용·기호품, 36%가 문화생활, 20.7%가 친목 관련 지출을 꼽았다. 한편, 응답자의 주당 근로시간은 평균 46시간이었다. 응답자의 20%는 주당 52시간 이상 일한다고 응답했다. 청년유니온은 “응답자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다”면서 “교육·저축에 투자하지만 아끼고 아껴서 1년을 저축해도 실직하면 고작 두 달 버틸 돈만 모을 수 있으므로 최저임금 인상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김민제 인턴기자 summerbreeze@@sedaily.com -
일도 없고 집도 없는 2030 청년, 농촌으로 갔다
사회 사회일반 2017.06.29 15:02:22취업난과 내집 마련의 어려움으로 도시를 떠난 20~30대가 전체 귀촌인의 50%를 넘어섰다. 29일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가 공동 발표한 ‘2016년 기준 귀농어·귀촌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촌인은 총 47만 5,489명으로 전년보다 1.9%(8,711명) 증가했다. 귀촌 가구는 전년보다 1.6%(5,099가구) 늘어난 총 32만 2,508가구로 집계됐다. 귀촌인은 한 지역에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이 읍·면 농촌으로 이동한 사람을 의미한다. 학생, 군인, 직장근무지 이동으로 인한 일시적 이주는 제외됐다. 과거엔 귀촌의 개념에 ‘전원생활을 하는 사람’이라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지만, 지난해부터 이것이 빠졌다. 목적에 상관없이 농촌으로 내려간 이들까지 귀촌에 포함되는 것이다. 연령대별 구성비를 보면 20대 이하(26.3%), 30대(24.9%)가 전체 귀촌인의 51.2%를 차지했다. 귀촌인의 절반가량이 젊은 층이라는 의미다. 가구주 연령대도 30대(26.4%)가 가장 많았다. 40대(19.4%), 50대(18.8%), 20대(18.1%)가 그 뒤를 이었다. 가구주 10명 중 4명은 청년층인 셈이다. 정부는 도심에서의 어려운 환경 탓에 농촌으로 떠나는 인구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이재욱 농식품부 농촌정책국장은 “도시에서 경제적 여건이 어렵고, 취업난 등으로 농촌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농촌에서 생활환경이 많이 개선되고 6차산업 활성화 등이 추진된 점도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날 발표한 귀촌인통계에는 단순 농촌 이주 인구뿐만 아니라 전세난, 비싼 집값 등 주거난에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거나 신도시 등으로 이주한 가구까지 포함돼 있어 정확한 현황 파악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지난해 귀촌인 규모가 컸던 상위 5개 시·군은 대구 달성군, 경기 남양주시·화성시·광주시, 경남 양산시 등 신도시 입주로 젊은 층이 대거 이동한 곳이었다. 이 국장은 “대규모로 이렇게 신도시가 조성된 곳 중 주소가 읍·면으로 남아 있는 지역이 많진 않다”면서도 “단순히 동에서 읍·면으로 이주하는 것뿐만 아니라 도시에서 농업을 하는 사람 등을 모두 포함할 수 있도록 종합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귀농인은 전년 대비 7.5% 늘어난 1만 3,019명으로 나타났다. 귀농인은 한 지역에 1년 이상 살던 사람이 농촌지역(읍·면)으로 옮겨 농업경영체등록명부나 농지원부, 축산업등록명부에 이름을 등록한 사람을 의미한다. 귀농인은 농촌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귀농인의 평균 연령은 54.2세로 0.2세 높아졌다. 50대가 4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60대(25.4%), 40대(18.3%)가 뒤를 이었다. 귀농가구도 7.7% 늘어난 1만 2,875가구였다. 전체의 64.3%가 1인 가구로, 남성이 여성보다 많았다. 농촌에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 가족 중 일부가 이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어촌에 내려가 어업에 종사하는 귀어가구의 경우 929가구로 6.3% 감소했다. 농식품부는 20∼30대 귀농인을 농촌 후계 인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교육 확대, 귀농 창업 자금 우선 지원 등을 하는 한편, 50∼60대 귀농인에게는 지역 일자리 알선과 다양한 공동체 활동 참여 프로그램 지원 등 연령대별 맞춤형 지원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성윤지인턴기자 yoonjis@@sedaily.com -
청년 등에 공공임대 4,700가구 추가 공급
부동산 정책·제도 2017.06.26 17:35:02정부가 올해 하반기 추경을 통해 청년 및 신혼부부 대상 공공임대주택 4,700가구를 추가 공급한다. 또 저소득 어르신 등을 위한 영구임대·국민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추경을 통해 이들 주택의 사업승인 물량을 6,600가구 늘리기로 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취임 후 첫 외부 일정으로 이날 서울 동대문구 휘경동 청년 전세임대주택과 광진구 자양동 매입임대주택 등 서민임대주택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지난 23일 취임사에서 최우선 정책과제로 꼽은 ‘서민 주거안정’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표명한 것이다. 김 장관은 이날 만난 청년들을 격려하면서 “취업난에 힘겨워하는 청년들의 주거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올해 하반기에 추경을 통해 청년 매입임대를 신설하고 연내 1,500가구를 신규 공급하는 한편 청년 전세임대와 신혼부부 전세임대도 각각 1,200가구, 2,000가구씩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 하반기 청년 전세임대는 6,100가구에서 7,300가구로 늘어나게 되며 신혼부부 전세임대도 4,000가구에서 6,000가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장관은 이어 주거여건이 열악한 고시원에 거주하다가 매입임대주택에 입주한 어르신을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김 장관은 영구임대·매입임대주택의 공급 물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저소득 노인, 장애인 등에게 우선 공급하고 기존 영구임대·매입임대주택 등에 건강관리·문화·여가서비스가 결합된 어르신을 위한 공공임대주택도 5만실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하반기 추경을 통해 영구·국민임대주택 사업승인 물량을 기존 9,000가구에서 1만5,600가구로 6,600가구 확대해 공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김 장관은 “전셋값이 계속 오르고 월세 비율이 높아져 고통받는 서민들의 설움을 달래는 것이 최고의 정책 과제”라고 강조하고 “세대·소득별 맞춤 정책을 통해 주거복지에서 소외 받는 계층이 없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역세권 2030 청년주택’에 입주하는 저소득층 청년에 대한 보증금·월세 지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26일 임대주택에만 적용하던 ‘보증금 지원형 장기안심주택 제도’와 ‘주택 바우처 제도’를 저소득 청년주택 입주자에도 내년 중 적용한다고 밝혔다. 입주 청년의 소득이 전년도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1인 가구 242만4,000원)의 50% 미만일 경우 임대료를 국민임대주택 수준으로 낮출 방침이다. 월 소득이 121만2,000원이 안 된다면 월세를 20만원 이하로 받겠다는 것이다. 국민임대주택 평균 임대료는 월 12만원 수준이다. 한편 서울시는 역세권 청년주택이 현재 45개 사업지에서 1만6,851가구가 추진 중으로 당초 올해 공급 목표였던 1만5,000가구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aily.com -
김부겸 "청년 창업가는 어려운 한국경제 뚫고 나갈 에너지"
사회 사회일반 2017.06.25 16:10:36김부겸 행정자치부 장관은 24일 대전 중앙시장에서 창업을 앞둔 청년들과 만나 “청년 창업가들이 한국의 어려운 경제를 뚫고 나갈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어 “저희 세대는 경제성장의 혜택을 골고루 봤지만 청년 세대에게는 너무 혹독한 현실을 물려주고 나 몰라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현장에서 부딪치는 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고 설명했다. /대전=박희윤기자 h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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