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 00시 54분부터 01시 14분 사이.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지난 2023년 5월 누리호 3차 발사에 이어 2년 6개월 만이다. 특히 이번 누리호 4차 발사는 처음으로 진행하는 새벽 발사인 만큼 한국항공우주연은 안전 대책과 발사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우주항공청과 항우연에 따르면 우주 당국은 누리호 4차 발사에 대비해 지난달 27일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정부·군·경·지자체 등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발사안전통제 최종 점검 종합 훈련을 진행했다. 발사안전통제 종합 훈련은 누리호가 발사 됐을 때 우주 센터 주변 인원과 차량 통제 발사 경로 상 운행 선박 및 항공기 등을 통제하며 안전을 확보하는 훈련이다. 발사 당일 육상에서는 발사대 중심 반경 3㎞ 이내 인원과 차량이 통제되며 해상에서는 비행 방향 ‘폭 24㎞ x 길이 78㎞’ 해역이 통제된다. 공역의 통제 범위는 비행 방향 ‘폭 44㎞ x 길이 95㎞’ 영역이 통제 대상이다.
이번 누리호 4차 발사는 민간 기업이 주관해 제작한 발사체가 발사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높다. 3차 발사까지는 항우연이 발사체 제작과 발사를 책임졌지만 4차 발사부터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협력 업체를 관리하고, 발사체 제작에 참여했다. 항우연은 발사체 제작 관련 기술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이전함으로써 국가가 주도해 온 국내 우주 개발 사업의 축을 민간으로 옮기는 신호탄을 쐈다. 누리호에는 우주과학 연구와 우주 기술을 검증하기 위해 차세대 중형위성 3호와 산학연에서 개발한 큐브 위성 등 총 13기의 위성이 탑재된다. 우주항공청은 4차 발사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사를 추진해 민간 중심의 우주 수송 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누리호가 정부가 주도한 후 민간으로 옮겨간 실험적 의미의 발사체라면, ‘한빛-나노’는 민간이 개발한 상업 발사의 의미를 갖는다. 우주 스타트업 이노스페이스가 개발한 ‘한빛-나노’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민간 상업 발사를 허가 받아 현재 브라질 알칸타라 우주센터에서 발사를 준비 중이다. 발사는 10월 28일부터 11월 28일 사이(현지시간) 이뤄질 예정이며 브라질 공군과의 일정 조율, 기상 조건, 임무 안전성 등을 고려해 확정한다.
이노스페이스는 이번 미션에 ‘스페이스워드(SPACEWARD)’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페이스워드는 단순한 시험 비행이 아니라 실제로 고객의 위성과 탑재체를 고도 300㎞ 저궤도(LEO)에 투입하는 첫 상업발사다. 이노스페이스는 브라질, 인도, 한국 등 국내외 5개 고객사와 맺은 계약에 따라 기후환경 데이터 수집용 소형 위성 5기, 신기술 검증용 탑재체 3기, 브랜딩 모델 1종 등 총 9개의 탑재체를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누리호와 한빛-나노의 발사는 국내 우주 산업에서 저원가·고빈도 발사를 주도할 시작점이라 할 수 있다. 우주 발사 사업은 우주 경제에서 대부분의 우주 비즈니스를 여는 ‘게이트키퍼’ 역할을 한다. 2035년 우주 경제는 1조80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발사 시장은 이 성장의 핵심 인프라로 비용이 하락할수록 수요는 더 늘어나게 된다. 현재 세계 주요 국가가 국가 안보, 우주 탐사 등을 이유로 다중 발사를 원하고 있어 한국 역시 이같은 시장 흐름에 올라타기 위해 서둘러 민간 상업 발사를 본격화 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현재 정부는 누리호의 뒤를 이을 차세대 발사체의 재사용화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차세대 발사체 개발 사업은 총사업비 2조132억 원을 투입해 현재의 누리호 이상의 중대형급 발사체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최근 우주청은 차세대 발사체의 경쟁하기 위해 1회용이 아닌 재사용 발사체 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선진국은 2030년대 초중반이면 재사용 발사체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차세대 발사체 사업이 확정되면 재사용 발사체를 개발해 2032년까지 달 착륙선을 보내는 목표를 달성하고 동시에 2030년대 중반까지 발사체 회수에 성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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